[A-POINT] 모두가 꿈꾸는 월드컵, '꿈' 혹은 '두려운 무대'

[A-POINT] 모두가 꿈꾸는 월드컵, '꿈' 혹은 '두려운 무대'

2018.05.22. 오전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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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서울시청] 유지선 기자= 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한번쯤 그려보는 무대, 월드컵 개막이 불과 23일 앞으로 다가왔다. 누구에겐 꿈같은 무대지만, 누군가에겐 두려운 무대이기도 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1일 오후 12시 30분 서울시청 광장에 소집돼 2018 러시아 월드컵 출정식 행사를 가졌다. 27인 체제로 국내 전지훈련에 돌입하는 대표팀은 권경원, 김진현, 김승규, 정우영(항공일정상 출정식 불참)을 제외한 23명이 서울시청 광장에 모여 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이란 하나의 목표로 똘똘 뭉친 신태용호가 본격적인 닻을 올렸다.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있는 '캡틴' 기성용부터 어느새 팀의 기둥이 된 손흥민, 첫 발탁의 기쁨을 맛본 '막내' 이승우 등 선수들도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대표팀에 입성했다.

앳된 얼굴을 한 이승우도 단복을 차려입고 팬들 앞에 섰다. 이승우는 모두를 놀라게 한 '깜짝 발탁' 중 하나였다. 신태용 감독이 그동안 단 한 번도 A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던 이승우를 월드컵이란 중대사를 앞두고 대표팀으로 불러들였기 때문이다. 명단 발표 기자회견장에서 '와'하는 탄성이 나올 정도였다.

물론 러시아행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두 차례의 국내 평가전을 통해 27인 중 최종 23인을 가리기 때문이다. 4명은 발길을 돌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국내 평가전을 통해 중요한 시험대에 오를 이승우는 "평가전이라 할지라도 지는 건 싫다"면서 "너무 떨린다. 월드컵은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무대다. 평가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월드컵에 꼭 나가고 싶다"며 설렘을 감추지 않았다.

이승우가 '꿈꿔왔던 무대'라고 가리킨 월드컵, 그러나 손흥민에게는 '두려운 무대'가 됐다. 손흥민은 4년 전 이승우와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이제는 당당히 팀의 주축이 됐지만,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막내'로 대표팀에 합류해 형들과 월드컵 무대를 누볐다.

당시 손흥민은 조별리그 3경기에 출전해 1골을 기록했지만, 무승으로 대회를 마치면서 그라운드 위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었다. "4년 전에는 내가 지금의 (이)승우, (황)희찬이와 또래였다"고 회상하던 손흥민은 "그땐 자신감과 패기로 뭉쳐있었다면, 이번에는 걱정이 앞서는 월드컵"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손흥민은 "월드컵이란 무대를 경험해보니 어떤 곳인지 알겠더라.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걱정이 앞선다"고 두 번째 월드컵을 앞둔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자신감만으로 되는 무대가 아니었다"고 직접 겪은 월드컵을 설명하던 손흥민은 "잘 때 월드컵 꿈까지 꾼다"고 밝혔다. 손흥민이 짊어진 부담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당찬 포부를 가지고 대표팀에 입성한 '막내' 이승우와 팀의 대들보로 성장한 손흥민, 그렇게 또 한 세대가 흘러간 대표팀은 '별들의 무대' 월드컵에서 새로운 역사를 쓸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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