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결산] "평점 신기록 독됐다"…'버닝' 칸 황금종려 불발[종합]

[칸@결산] "평점 신기록 독됐다"…'버닝' 칸 황금종려 불발[종합]

2018.05.20. 오전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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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버닝'(이창동 감독)의 칸영화제 수상이 불발됐다. 전 세계 평단으로부터 최고의 걸작이란 극찬을 받은 '버닝'이기에 '무관' 더욱 충격적이다.



지난 19일 오후 7시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제71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이 열렸다. 폐막작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테리 길리엄 감독) 상영에 앞서 영화제의 하이라이트인 시상식이 열렸다.



올해 한국영화는 '버닝'이 유일하게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버닝'은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온 세 젊은이 종수(유아인), 벤(스티븐 연), 해미(전종서) 사이에 벌어지는 미스터리 한 사건을 그린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 '헛간을 태우다'(1983)를 원작으로 한다.



'버닝'은 '밀양'으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전도연)을, '시'로 각본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의 8년 만의 신작으로 일찍이 관심을 모았다. 칸영화제도 기획 단계부터 '버닝'을 프리미어로 상영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버닝' 수상 기대감이 어느 해보다 뜨거웠던 이유다.



지난 16일 공개 직후 '버닝'은 칸영화제의 최고 화두였다. 티에리 프리모 칸 집행위원장은 '버닝'에 대해 "대단하고 훌륭하며 강렬한 영화라고 극찬했고, 영국 스크린 데일리 평점 3.8점(4점 만점)을 기록하며 역대 신기록을 달성했다. '버닝'의 스크린 평점 신기록 소식은 외신에서도 다뤄지며 영화제를 달궜다.




영화지 평점은 어디까지나 평점에 불과하다. 심사 결과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진 않지만 '버닝'의 경우 오히려 독이 됐다는 반응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버닝'의 평점 신기록은 오히려 굉장히 위험한 현상일 수 있다. 평론가와 차별화된 평을 하려는 심사위원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버닝'이 신기록을 달성하기 이전 스크린 최고점이었던 '토니 에드만'도 그해 칸영화제 무관에 그쳤다.



칸영화제에서만큼은 평론가 평점보다 심사위원 취향이 결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이번에도 증명한 셈. 올해는 호주 출신 배우인 심사위원장 케이트 블란쳇을 비롯, 4명의 배우가 포진됐다. 심사위원 9명 가운데 여성은 5명으로 과반수를 넘었다.



이에 대해 한 영화제 관계자는 "배우 중심의 심사위원단 구성이 작가주의 영화에 불리하게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여성을 향한 왜곡된 시선을 지적한 '버닝'의 태도가 온전히 전달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은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만비키 가족'에게 돌아갔다. '만비키 가족'은 가게에서 물건을 훔치며 살아가는 노동자 계층 부자가 버려진 소녀를 집에 데려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장기인 '가족 이야기'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로 66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고, '아무도 모른다'로 14세 야기라 유야에게 역대 칸 최연소 남우주연상 안긴 바 있다.



칸(프랑스)=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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