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류사회' 변혁 감독이 밝힌 #베드신 #고해 #욕망의서울[인터뷰]

'상류사회' 변혁 감독이 밝힌 #베드신 #고해 #욕망의서울[인터뷰]

2018.09.12. 오후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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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열심히 사세요?" 변혁 감독이 영화 '상류사회'로 관객에게 던지고 싶었던 질문이다.



서울은 경쟁과 욕망의 에너지로 들끓는다. 더 좋은 대학, 더 좋은 직장, 더 좋은 집을 얻기 위해 달리고 또 달린다. 감독은 이러한 욕망의 근원에 물음표를 던지고자 했단다. 스스로 원해서 갈망하는 욕망인지, 강요받은 욕망인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것.



'상류사회'는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가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인물들을 조명한다. 그 안엔 다양한 형태의 욕망이 뒤엉켜 있다. 돈, 섹스, 권력, 치정. 부러 마주치기 싫은 현실의 냄새나는 민낯에 관객들의 호불호가 갈리고 있지만, 타협 없이 한국사회의 민낯을 담아냈다는 점에선 박수받을 만하다.



다음은 '상류사회'로 '오감도' 이후 9년 만에 연출가로 복귀한 변혁 감독과 나눈 일문일답.



-호불호가 격렬하게 나뉜다. 예상했던 반응인가.



특정 장면이 부담스럽긴 하겠지. 단순히 보기에만 좋은 영화를 만든 게 아니니까, 그 세계를 그리는 데 꼭 필요한 장면이었거든. 짧은 장면이지만 보는 게 힘들 수도 있긴 하겠다. 영화를 전체적으로 봐주시길 부탁드리고 싶다.



-한용석(윤제문) 베드신 표현 수위가 다소 직접적이란 지적이 많다.



밝은 대낮에 평범하게 찍고 싶었다. 한용석에겐 그러한 행위가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과 비슷한 작업이거든. 때문에 보통의 정사신처럼 찍지 않으려고 했다. 마치 재단 위에 올라가 제의하듯 그러한 행위를 하는 거지. 예술가의 추악함을 담담하게 찍고 싶었다.



-AV배우 하마사키 마오가 출연해 화제였다.



한용석은 재벌이기 때문에 여성을 탐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아티스트로서 컬래버하는 느낌으로 찍었다. 허위, 위선, 추악함을 그대로 표현하고 싶었다.




-한용석의 모델이 있을까.



조사받는 장면에서 아무 말 하지 않는 모습이 삼성의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지 않나. 물론 의도적으로 한 명만 염두에 두고 만든 캐릭터는 아니다. 여기 저기의 그림을 섞었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상류사회' 역시 의외의 캐스팅이었다.



(박)해일 씨는 부드럽고 정의로우면서도 알고 보면 비틀거리는 허당 면모가 있다. 친근한 소년 같은 느낌이 좋았다. 정말 이중적인 인간이다.(웃음) 엄청나게 연구를 많이 하면서도 현장에서는 허술한 듯 자연스럽게 연기한다. 반대로 수애 씨는 카메라 돌아가기 전까지 '힘들어, 힘들어' 그러다가 막상 슛 들어가면 놀라울 정도로 집중해서 연기하더라.



-태준(박해일), 수연(수애) 부부의 모습이 흥미로웠다. '하우스 오브 카드'와 많이 비교되는데, 언더우드 부부보다 더 애정도가 깊달까.



맞다. 나역시 두 사람이 서로를 지극히 사랑했다고 봤다. 서로 상처준 일들을 겪고 헤어짐을 고민하면서도 '우리가 저들 때문에 왜 헤어져야해. 잘 살아보자'라고 마음을 고쳐먹잖나. 사랑한다는 애정 표현을 안 했을뿐이지 서로를 가장 뜨겁게 지지해주는 존재가 태준, 수연 부부가 아니었나 싶다.



-태준은 스스로 '뼛속까지 한국남자'라고 한다. 전형적인 한국남자라면 수연의 잘못을 영화에서처럼 모른채 넘어갈 수 있을까.



스스로를 한국남자라고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가능하다고 본다. 본인이 한심한 놈임을 알고 있다면, 한심하지 않은 선택을 할 수 있다.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남자가 사고를 쳤을 경우 우리는 여자에게 용서를 강요하잖나. 남자와 여자에게 서로 다른 잣대를 들이미는 건 너무 부당하잖나.




-태준이 부른 버즈의 '가시'도 '뼛속까지 한국남자'라는 대사와 일맥상통(?)하는 선곡 같다.



박해일 씨가 회식 때 임재범 씨의 '고해'를 부르더라.(웃음) 이 노래다 싶어 영화에 쓰고 싶었는데 '고해' 저작권 담당자가 연락이 안 되더라. 촬영 스케줄 때문에 버즈의 '가시'를 넣게 됐다.



-'상류사회'를 통해 궁극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



서울생활을 하다 보면, 다들 너무 열심히 산단 생각이 든다. 그것이 서울의 동력이기도 하지만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치열한 경쟁에 휩싸여 있는 것 같다. 다들 목표가 없으면 불안하지 않나. 관객들에게 '왜 그렇게 열심히 달려가세요?'라고 물어보고 싶었다. 욕망을 제안받는단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스스로 원해서 달리는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차기작 계획은 어떻게 되나



여러 아이템을 두고 고민 중이다. 그 가운덴 서래마을 영아유기 사건도 있다. 재판과정과 그 이후를 그릴 예정이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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