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 변방에서 키우는 꿈…동포 정은상 군

아이스하키 변방에서 키우는 꿈…동포 정은상 군

2015.03.28. 오전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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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 위를 질주하는 선수들!

빠르게 달아나는 공을 먼저 잡기 위해 거친 몸싸움이 벌어진다.

덩치가 큰 선수들 틈에서도 전혀 위축되지 않는 작은 몸집의 한 선수.

뉴질랜드 청소년 아이스하키 선수인 정은상 군이다.

[인터뷰:정은상, 아이스하키 청소년 대표팀]
"몸싸움으로 선수들이 공중에 붕 뜬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는데 정말 재밌고 아름다운 운동입니다."

은상 군이 아이스하키 채를 처음 잡은 것은 12살 때다.

고질병인 천식을 고치기 위해 수영과 축구 등 안 해본 운동이 없었지만 금방 싫증이 났다.

하지만 아이스하키만큼은 달랐다.

[인터뷰:정은상, 아이스하키 청소년 대표팀]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 링크장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함께 보내는 시간이 아이스하키를 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보람입니다."

우연히 시작한 아이스하키였지만 숨겨져 있던 재능은 금세 빛을 발했다.

지난 2012년, 한국 동포로는 처음으로 '16세 이하 뉴질랜드 국가 대표팀'에 선발됐다.

또 현지 아이스하키협회가 주는 '가장 정정당당하게 싸운 스포츠맨상'도 2번이나 수상했다.

지금은 '20세 이하 오클랜드 대표팀'에서 2년째 주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인터뷰:톰 퓨, 아이스하키 청소년 대표팀]
"은상이는 패스와 슛이 좋습니다. 경기 중에는 적재적소에서 나타나 다른 팀원을 뒷받침해줍니다."

은상 군의 실력은 타고난 재능 못지 않은 성실함에서 비롯됐다.

팀이 정한 훈련뿐만 아니라 별도로 개인 훈련을 하며 동양인이라는 신체적 약점을 극복했다.

연습이 없는 날에는 해외 경기를 보며 꼼꼼히 전략을 분석하기도 한다.

[인터뷰:차바 캡초 마고스, 청소년 국가 대표팀 감독]
"아이스하키에 엄청난 열정과 노력을 보여줬습니다. 좋은 인격을 갖추고 있어서 가르침을 잘 따르는 선수입니다."

은상 군의 가장 든든한 버팀목은 가족이다.

부모들은 처음에는 막내아들이 거친 운동을 하는 것이 안쓰럽고 행여 부상은 입지 않을까 걱정도 많이 했다.

하지만 아이스하키에 대한 아들의 뜨거운 열정을 보고는 지원군이 됐다.

[인터뷰:정교욱, 정은상 군 아버지]
"참된 사람이 돼서 항상 열심히 노력하고 뭔가를 될대로 되라보다는 뭔가를 꼭 이루고자 하는 의욕을 가진 사람이 되길 원하고요."

은상 군의 소원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꿈의 무대인 미국 NHL 리그에서 뛰는 것.

이에 앞서 2018년 한국에서 열리는 평창 동계 올림픽에도 꼭 참가하고 싶다.

[인터뷰:정은상, 아이스하키 청소년 대표팀]
"뉴질랜드를 대표해서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 나간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아주 재밌고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힘들 거나 슬플 때도 아이스하키만 떠올리면 금세 즐거워진다는 은상 군.

세계 무대에 우뚝 설 그 날을 위해 오늘도 힘차게 빙판 위를 달려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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