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노는 흥이 달라…거리의 국악인 최새롬

[앵커]
돈을 벌며 다른 나라 문화와 언어를 배울 수 있는 비자 제도인 워킹 홀리데이를 이용해 호주를 방문하는 젊은이가 적지 않은데요.

이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호주에 도착한 20대 여성이 거리에서 홀로 사물놀이 공연을 하면서 우리 전통문화 전파에 나섰습니다.

멜버른 거리에 신명을 전파하는 최새롬 씨를 윤영철 리포터가 만났습니다.

[기자]
호주의 문화 중심지 멜버른.

이곳에서 거리 공연을 하는 예술가는 흔합니다.

하지만 최새롬 씨의 공연은 특별합니다.

새롬 씨가 장구를 신명 나게 치기 시작하자 현지인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공연에 집중합니다.

[치히로 / 멜버른 시민 : 잘 모르는 음악이지만 너무 신선해요. 저 여성은 전통 음악을 창조적으로 연주한 것 같아요.]

새롬 씨가 거리에서 공연을 시작한 것은 지난 4월부터입니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멜버른에 도착한 새롬 씨는 다양한 음악과 악기로 거리 공연을 펼치는 예술가들을 보고 사물놀이 거리 공연을 꿈꾸게 됩니다.

[최새롬 / 사물놀이 공연인 : 지나다니면서 거리 공연자들을 보면서 나도 장구로 거리 공연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용기가 잘 안 났어요. 어차피 제가 프로는 아니지만 여기 사람들에게는 다 새로운 음악이니까….]

한 장소에서 할 수 있는 공연 시간은 최대 2시간.

그나마도 주변에 공원이나 병원, 주택가 건물이 없는 곳에서만 가능합니다.

까다로운 멜버른의 거리 공연 규정 때문에 새롬 씨는 3kg이 넘는 장구를 들고 장소를 찾아 헤매야 합니다.

이런 고생에도 새롬 씨는 일주일에 이틀이나 사흘은 이렇게 거리에 서서 사물놀이를 전파하고 있습니다.

[최새롬 / 사물놀이 공연인 : 일단은 제가 취미로 사물놀이, 풍물을 오랫동안 해왔고요, 제가 즐기기 때문에 오랫동안 해왔고. 호주에 와서 악기를 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기쁜 기회였고….]

공연이 없는 날이면 새롬 씨는 동포 자녀를 위한 풍물 교실을 엽니다.

호주에서 나고 자라다 보니 한국 문화에 낯선 아이들에게 한국인의 정체성을 심어주고 싶어서입니다.

[최새롬 / 사물놀이 공연인 : 제가 즐기는 것을 아이들도 같이 즐기고 같이 한국문화를 알아 가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된 거죠.]

신명 나는 장구 소리로 한국 문화를 전파하고 있는 최새롬 씨.

그녀의 다음 꿈은 세계 일주를 다니며 세계 곳곳에서 사물놀이 공연을 펼치는 것입니다.

호주 멜버른에서 YTN 월드 윤영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