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노스트라다무스'…조지 프리드먼

'21세기 노스트라다무스'…조지 프리드먼

2014.10.26. 오전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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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의 미래는 어떻게 바뀔까요?

정치와 경제, 군사, 외교 분야에서 탁월한 분석과 전망을 내놓으며 세계 최고의 미래 학자로 평가받고 있는 석학 조지 프리드먼 박사를 이 자리에 모셨습니다.

프리드먼 박사는 족집게 예측으로 '21세기 노스트라다무스'로도 불리는데요.

그가 바라보는 다가올 세계는 어떤 모습일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만나 뵙게 돼 반갑습니다.

한국에는 자주 오시는 편인가요?

[인터뷰:조지 프리드먼]

자주는 못 옵니다.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인데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앵커]

박사님의 저서'백 년 후'와 '넥스트 디케이드'는 한국 독자들에게도 인기가 많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미국을 바라보는 박사님의 견해인데요.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나 이슬람 국가(IS)에 대한 미국의 대처 방식을 보면 미국의 힘이 예전에 비해 많이 약화되고 있지 않나 하는 느낌이 듭니다.

이에 대한 박사님의 생각을 알고 싶습니다.

[인터뷰:조지 프리드먼]

대공황 이후에 미국의 힘이 많이 약화돼 왔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월남전 당시, 미국의 힘이 쇠퇴하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던 때를 저는 기억합니다.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최고 리더 역할을 수행하는 국가라는 이유로 수많은 국가를 상대로 교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미국은 이러한 국제적인 업무 수행 과정에서 수많은 문제와 맞닥뜨리고 있긴 하지만, 그 문제들이 미국의 생존 능력이나 미국이 지닌 힘을 위협하고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가령 우크라이나, 이라크 또는 한국 등지에서 무슨 일이 발생할 경우 제일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미국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겁니다.

이것은 미국이 국제사회의 리더라는 사실을 입증합니다.

이 밖에도 미국이 국제사회의 열강이라는 사실은 미국의 거대한 경제규모를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거대한 통일된 국토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활약하는 해군 군사력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국인들은 지구촌 어디든 가서 무엇이든 할 수 있죠.

이런 점은 미국을 다른 국가와 비교할 수 없게 만드는 요건들입니다.

[앵커]

박사님은 중국이 붕괴될 것으로 예상하셨는데요.

어떤 근거로 이런 예상을 하게 됐습니까?

[인터뷰:조지 프리드먼]

일본의 쇠퇴와 같은 맥락입니다.

빠른 성장은 그리 오래 유지될 수 없습니다.

현재 중국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인플레이션 현상입니다.

그래서 세계 시장에서 중국 상품은 이제 더 이상 가격 경쟁력을 가지지 못합니다.

또, 멕시코 보다 비싼 중국의 노동력은 (국제 노동시장에서) 커다란 반전을 의미합니다.

이는 중국 내의 자금이탈 현상을 초래하고 있죠.

이제 중국인들은 자국에 투자하기보다 뉴욕에서 호텔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세계는 지금, 과거 일본에서 목격했던 현상을 십억 빈곤층이라는 짐까지 지닌 중국에서 보고 있습니다.

자국의 태생적인 취약함 때문에 중국은 이런 역경의 굴레를 완전히 벗어나기 힘들 것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그런 상황이 올 경우에 대비해 한국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인터뷰:조지 프리드먼]

한국 혼자서 독자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붕괴를 말하는 것은 진정한 붕괴를 의미하는 것이니까요.

지금 진행되고 있는 독재 통치체제가 중국의 붕괴 원인이 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현재의 독재체제는 과거 10년 전의 독재체제보다 훨씬 더 강력한데다, 현재는 중국의 결속력을 다지고 있지만 다른 위험성도 함께 수반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문제는 지정학적으로 전략적 요충지라는 점과 역외 파트너들과 함께해야만 한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한국이 같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동맹국은 미국 밖에 없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미국 외 어떤 국가도 이 지역에서 자국의 힘을 행세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한국이 현재의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주변 정세에 대처하는 방법은 최고 열강과의 동맹을 확실히 해 두는 것입니다.

[앵커]

박사님은 한반도가 10∼20년 안에 통일된다고 전망하셨는데요.

한반도 통일을 미국이나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들이 용인할까요?

[인터뷰:조지 프리드먼]

미국은 분명 신경 쓰지 않을 것입니다.

일본은 일정 부분 신경 쓰겠지만 직접적인 행동을 취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반도의 통일을 눈여겨 볼 국가는 중국이겠죠.

왜냐하면 중국은 미국과 다른 국가들 사이에서 정책을 조정하는데 북한을 이용하고 있으니까요.

현재 위기 상황에 처해 있는 북한을 중국이 돕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겁니다.

이 문제에 대한 답을 하자면, 중국은 아마도 적극적으로 관여하고자 노력할 것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한국의 미래에 대한 책임은 분명히 한국인들의 손에 전적으로 달려 있습니다.

외부 세력뿐만 아니라, 북한 주민들과 한국인들이 무엇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확고해 질 겁니다.

[앵커]

한반도가 통일될 경우에 앞서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인터뷰:조지 프리드먼]

통일은 여러 가지 형태로 실현될 수 있습니다.

쌍방 합의로 이뤄질 수도 있고 어느 한편이 붕괴 되면서 이뤄질 수도 있습니다.

잘 계획된 통일 일 수도 있고, 갑자기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일에 대한 준비는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한국 측이 분명히 알아야 할 게 있다면, 통일이 실현됐을 때 남측이 북한 주민들을 도와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계획된 통일이건 갑작스런 통일이건 한국은 남측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재정적·정치적 준비를 갖춰야만 합니다.

[앵커]

미래의 한국 모습은 어떨까요?

[인터뷰:조지 프리드먼]

제 생각에 한국은 가장 장래가 촉망되는 국가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미국과 동맹관계에 있는 국가들의 강점에 대한 토론이 있을 때마다 저는 항상 한국을 지목하곤 합니다.

불과 반세기 전까지만 해도 한국은 빈곤을 걱정해야 했지만 지금은 서울이라는 국제적인 도시를 수도로 가지고 있고, 전 세계에 상품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상황이 계속 유지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인구 감소, 이웃 국가의 위협과 같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기는 합니다만, 전반적으로 한국의 미래는 무척 밝다고 봅니다.

[앵커]

미래는 결국 현재와 직결되기 마련인데요.

현재 한국이라는 국가가 갖고 있는 강점과 약점을 알고 싶습니다.

[인터뷰:조지 프리드먼]

한국의 가장 큰 강점으로는 경제 분야의 높은 효율성, 높은 교육수준, 유연성 등을 꼽을 수 있겠죠.

반면 약점으로는, 앞으로 한국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현재 감당할 수 있는 규모 이상의 경제력을 갖춰야만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한국은 외교 정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저 좋은 아이디어나 수행해야만 하는 정책의 차원을 뛰어넘는 외교 정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한국인들의 앞날은 상품판매능력이 결정하리라고 봅니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이슈도 될 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이슈도 될 것입니다.

[앵커]

이번에 한국에 체류하면서 한국 음식은 드셔보셨습니까?

[인터뷰:조지 프리드먼]

오늘 한국 음식을 먹었습니다.

무척 맛있더군요.

쇠고기를 좋아하는데, 오늘 제가 평생 먹어 본 쇠고기 중 손에 꼽을 만큼 맛있는 쇠고기를 먹었어요.

또 배가 섞인 디저트를 먹었는데 배가 설탕물 맛이었습니다.

정확한 명칭은 모릅니다만 참으로 훌륭했습니다.

[앵커]

앞으로도 한국에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갖고 많은 조언을 해주시길 부탁합니다.

오늘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인터뷰:조지 프리드먼]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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