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건너뛰는 글로벌 선박들...'한국 패싱'에 한숨

부산은 건너뛰는 글로벌 선박들...'한국 패싱'에 한숨

2021.07.20. 오전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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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물류 대란의 큰 문제 중 하나는 해외 선사들이 중국에서 배를 모두 채우고 그대로 유럽이나 미국으로 떠나버리는 이른바 '한국 패싱' 현상입니다.

중국 업체들이 웃돈을 주고 단기 물량에 배정된 공간을 싹쓸이하면서, 가뜩이나 힘든 수출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지은 기자입니다.

[기자]
다양한 국적의 거대한 배들이 오가는 부산신항.

낮과 밤 구분 없이 스물네 시간 바쁘게 돌아갑니다.

선박 부족으로 몰려드는 화물을 처리하기 위해 이곳 부산신항은 밤에도 분주하게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글로벌 선사들이 중국에서 배를 가득 채운 뒤 부산에는 오지 않는 이른바 '한국 패싱'이 또 다른 걱정거리로 떠올랐습니다.

중국 업체들은 많게는 30%의 웃돈을 주고 단기 물량을 싹쓸이하고 있습니다.

[김영일 / 유니코글로벌 대표 (지난 7일, 물류애로 해소를 위한 수출기업 간담회) : 단위 파렛트(팰릿)당 가격을 예를 들어서 '10달러를 더 줄 테니까 상하이에서 먼저 실어라' 하고는 컨테이너에 다 실으면 부산항을 건너뛰고 간다든지]

국적 선사 HMM이 속한 해운동맹 선박의 실시간 위치를 볼 수 있는 상황실입니다.

중국 해안에 배가 많이 있다는 의미의 빨간색과 주황색 표시가 나타나 있습니다.

[변상수 / HMM 해사기술팀 부장 : 모든 게 중국에서 나오기 때문에 물건을 받기 위해서 중국에 배들이 많이 밀집되어 있는 것이죠.]

[조성대 /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 : 중국에서 미국이나 유럽으로 가는 배편들이 가장 많이 필요로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글로벌 선사 입장에서는 특정국이나 특정 기업의 이해를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좀 더 이윤이 많이 발생할 수 있는 노선에 배를 집중적으로 투입할 수밖에 없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인현 /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우리나라에서 북미 서안으로 가는 수출입 화물은 약 20%에서 25% 정도만 우리나라 국적선이 실어나릅니다. 너무 지나치게 많은 수출입 화물을 외국 선박이 실어나르기 때문에 '운송 주권'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계속되는 물류대란 속에 '한국 패싱'까지 벌어지면서 수출 기업들의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YTN 이지은입니다.

YTN 이지은 (j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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