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보 같아"…삼계탕 50인분 '노쇼'에 무너진 사장님

"내가 바보 같아"…삼계탕 50인분 '노쇼'에 무너진 사장님

2025.04.21. 오전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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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보 같아"…삼계탕 50인분 '노쇼'에 무너진 사장님
자영업자가 '노쇼' 당한 삼계탕 50인분 /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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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에서 보양식 전문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삼계탕 50인분을 대량 주문한 손님의 '노쇼'로 약 75만 원의 피해를 입는 사연이 알려졌다.

자영업자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난 18일 오후 한 남성으로부터 단체 포장 주문 전화를 받았다며 글을 올렸다.

해당 남성은 삼계탕 50개를 다음 날 저녁 7시까지 준비해달라고 요청하며 "회사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사업자등록증을 요구했다. A씨는 이상한 느낌에 해당 요청을 거절했으나, 남성은 상호명과 전화번호가 보이도록 찍은 명함 사진이라도 보내달라고 요구했고, 결국 A씨는 이를 전달했다.

이후 A씨는 불안한 예감을 느끼면서도 음식 준비를 마쳤고, 들고 가기 편하게 박스까지 준비해 두었다. 그러나 예약 당일 남성은 약속된 시간에도 나타나지 않았고, 전화와 문자에도 일절 응답하지 않았다.

A씨는 "홀·배달 손님 응대하면서도 시간 맞추려고 애써서 준비했는데 너무 허무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관련 정보를 검색하던 A씨는 깜짝 놀랐다. 자신에게 단체 주문을 하겠다며 전화를 걸어온 번호로, 동종업계의 다른 자영업자들 또한 '노쇼' 피해를 입었다는 다수의 후기를 발견한 것이다. 피해를 입은 시기와 수법도 유사했다.

A씨는 "10시간 전, 며칠 전… 동종업계 사장님들께서 올려주신 글을 읽어보고, 비슷한 시기와 방법으로 '노쇼'를 한 같은 번호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돈도 돈이지만 계속해서 이상한 느낌이 들었지만, 열심히 준비한 내가 바보 같아서 화가 난다. 다른 자영업자들도 조심하라"며 해당 남성의 전화번호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사전에 결제나 보증금 없이 대량 주문을 받고 노쇼를 하는 악의적 행위는 소상공인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안기고 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외식업주 150명 중 78.3%가 최근 1년간 노쇼를 경험했으며, 대부분은 내수 침체 상황과 단골손님 이탈을 우려해 예약금이나 보증금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YTN digital 류청희 (chee09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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