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 마셨다가 '병원행'…유럽 관광객 줄줄이 쓰러졌다

성수 마셨다가 '병원행'…유럽 관광객 줄줄이 쓰러졌다

2025.04.21. 오후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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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콜레라 감염 사례가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감염 경로로 에티오피아의 유명 관광지 '성스러운 우물'이 지목돼 충격을 안기고 있다. 영국과 독일에서 발생한 환자 대부분이 에티오피아 콰라 지역의 '베르멜 기오르기스'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 우물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미러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최근 영국에서 4명, 독일에서 3명의 콜레라 환자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 중 영국인 3명과 독일인 2명은 에티오피아를 여행했으며, 특히 '성수(聖水)'로 알려진 베르멜 기오르기스 우물을 다녀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 우물은 현지에서 '치유와 영적 체험이 가능한 성지'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관광객들 사이에서 물을 마시거나 목욕용으로 사용하는 행위가 흔하게 이뤄지고 있다. 관광객 일부는 병에 담아 귀국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 성스러운 우물이 실제 콜레라 오염원으로 확인되면서, 유럽 내 감염 사례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 균은 플루오로퀴놀론, 트리메토프림, 클로람페니콜, 베타락탐, 마크로라이드 등 여러 항생제에 내성이 있으며, 유전자 전달 능력을 지닌 플라스미드까지 보유하고 있어 추가 확산 우려가 제기된다.

콜레라는 콜레라균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전염되는 급성 감염병으로, 심한 설사와 탈수를 유발하며 치료가 지연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번에 감염된 환자들은 수분 보충 및 항생제 치료를 받았고, 현재는 모두 회복된 것으로 전해졌다.

에티오피아는 인구 절반 이상이 안전한 식수를 확보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물 부족 국가로, 지난 2022년부터 콜레라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유럽 관광객들의 방문이 많았던 올해 초에도 현지 콜레라 감염 사례가 급증한 바 있다.

에티오피아 당국은 "지역 주민들이 오염된 수원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국제사회의 지원과 관심을 호소했다.

YTN digital 류청희 (chee09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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