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는Y] "차 없으면 전기자전거 신청 못 해"?...수백 대 방치

[제보는Y] "차 없으면 전기자전거 신청 못 해"?...수백 대 방치

2025.04.21. 오전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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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 들여 공공 전기자전거 400대·거치대 구입
전기자전거 수백 대 사용 안 한 채 방치
공공 전기자전거 이용하려면 개인 차량 등록해야
개인 차량 없으면 자전거 이용 신청조차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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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 공모사업에 선정된 뒤 수십억 예산을 들여 전기자전거를 사들인 자치단체가 있습니다.

자동차 대신 자전거 이용을 독려해 탄소배출을 줄인다는 목표였는데요.

과연 계획대로 잘 운영되고 있을까요?

시청자 제보에 따라 홍성욱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학교 바로 앞 공터에 세워진 자전거 수백 대.

강원 춘천시가 탄소 배출을 줄이겠다며, 국토교통부 공모 사업을 통해 사들인 전기자전거입니다.

예산 20억 원을 투입했고, 자전거 400대와 거치대 100개 등을 제작한 뒤 운영은 민간에 맡겼습니다.

저희가 이곳에 보관 중인 전기 자전거가 몇 대인지 직접 세어봤는데요.

전체 400대 전기자전거 가운데 절반인 200대가 이곳에 보관 중입니다.

춘천시는 운영은 아무런 문제 없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지난겨울 이용자가 많지 않았고, 정비와 수리를 위해 절반 정도만 운영한다는 겁니다.

[춘천시 관계자 : 자전거 거치대마다 보통 한 2대, 그러면 벌써 한 200대는 이제 배치가 되는 거잖아요. 그 정도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이제 현장 여건에 따라서 좀 유동적으로 움직이게 되는 거죠.]

지난해 6월부터 본격 운영됐는데 대부분 사용하지 않아 먼지가 가득합니다.

멈춰 있는 자전거 수백 대가 쌓여 있다 보니 마치 자전거 무덤을 연상시킵니다.

특히 예비 사업 당시 먼저 산 자전거 100대는 추가로 산 자전거와 모델이 달라 무용지물이 된 상태.

값비싼 전기자전거가 방치된 이유는 뭘까?

일단 차량을 대체하기 위해 추진한 정책이었던 만큼, 전기자전거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개인 차량을 등록해야 합니다.

전기 자전거를 타는 만큼 내연기관 차량 운행을 얼마나 줄이는지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서인데, 차가 없으면 아예 신청이 불가합니다.

[운영 기업 관계자 : 국토부가 지침을 유지하고 있어서 본 사업 기간 중에는 그러한(차량 이용자 한정) 서비스 형태를 변경할 수는 없고 사업이 종료된 이후에 사후 운영에서 활성화 방안으로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체 이용 등록자 수는 670명이 전부고, 그나마 차 없는 대학생들에게는 그림의 떡.

자가용이 있으면 잘 이용하지 않고, 자전거를 많이 타는 학생들은 대신 사용하기 쉬운 유료 공유 전기자전거나 킥보드를 주로 이용합니다.

[오승준/ 대학생 : 자동차 번호를 등록해야 하는 게 있다 보니까 그래서 이제 차가 없는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사용이 사실상 거의 어렵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모사업이 종료되는 6월 이후에는 별도의 운영 예산이 필요한데, 지방의회가 전액 삭감해 앞으로 더 큰 차질이 예상됩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YTN 홍성욱 (hsw050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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