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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어로 된 한 통의 편지입니다.
잘 보시면 맨 끝에 한글로 된 서명이 보이십니까?
선명하게 한글로 '김일성'이라는 서명이 보입니다.
6·25전쟁 발발 직후죠.
미군의 참전이 시작되자마자 북한 김일성 주석이 옛소련의 이오시프 스탈린 서기장에게 다급하게 보낸 서신입니다.
급하게 쓴 것을 보여주듯 내용은 두서가 없습니다.
편지 내용은 그동안 일부 알려졌지만 러시아어 편지 사본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과연 이 편지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고, 이 서신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먼저, 편지를 보낸 시점에 주목에 봐야겠습니다.
1950년 7월 8일, 6·25전쟁이 발발한 지 10여 일이 지난 시점에 작성된 편지인데요.
그 날은, 파죽지세로 남하하던 북한군이 경기도 오산에서 미군과 교전을 벌인지 사흘째 되던 날입니다.
미군의 대대급 병력에 의해 북한군 두 개의 사단의 발이 묶여있던 상황이었는 데요.
당시 김일성의 심리는 다소 복잡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김일성은 소련군 대위로서 45년 9월 19일 날 원산으로 몰래 들어오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그 사람이 가졌던 계급은 소련군 대위가 전부입니다. 그래서 뭔가 전쟁을 하면 빨리 서울을 점령할 거라고 물론 서울은 빨리 점령했지만 남한의 무슨 남로당원 20만 명이 들고 일어날 것이라고 착각했지만 아무도 들고 일어 나지 않았고 그런데 미군이 개입하니까 이 사람이 당황해서 스탈린에게 다시 구원 요청을 하는 겁니다."
다급한 상황에서 스탈린에게 SOS를 요청한 김일성.
그가 6·25 전쟁 당시 얼마나 소련에 의지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렇다면 편지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서신의 첫 문장은 스탈린이 북한에 제공한 원조에 대해 감사를 표시하는 내용으로 시작합니다.
김일성은 앞서 1950년 6월 30일, 북한에 있는 소련대사를 통해 스탈린에게 각종 군사 무기류를 북한에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는데요.
서신 내용으로 미뤄볼 때 당시 김일성의 요청을 스탈린이 수락했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서신의 첫 문장에 스탈린의 원조에 감사 인사를 전한 것을 보면 6·25 전쟁은 김일성이 기획하고 스탈린이 배후조종했다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데요.
스탈린에게 감사 인사를 마친 김일성은 새로운 원조도 요청하고 있습니다.
김일성은 "소련군 군사고문단을 우선 25명에서 35명 정도 급파해 달라. 북한군이 현대전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군사기술이 부족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이것은 적어도 그 당시 인민군 연대 숫자를 볼 때 1개 연대에 1명씩 소련군 고문단이 필요하다, 이런 내용인 것 같고, 사실은 고문단을 보내달라는 것과 함께 무기와 비행기를 전적으로 도와주지 않으면 미군에 터질 수밖에 없습니다."
김일성은 1950년 7월 5일 일본에서 넘어온 미 제24보병사단 예하 '스미스 부대'와의 최초의 교전 이후 미군의 참전 소식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전쟁을 시작하기 전에 김일성은 "전쟁이 발발하면 미국은 남한을 도와주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참전하려 해도 북한의 공격과 동시에 남한 내부 봉기가 일어날 것이어서
미국이 개입할 시간적 여유는 없을 것"이라며 한 달 안에 적화통일을 장담했었는데요.
이번 공개된 서신을 보자면 당시의 자신감은 단 한 군데에서도 찾아볼 수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종합적으로 살펴봤을 때 이 서신이 의미하는 바는 뭘까?
서신을 발굴한 군사편찬연구소는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남보람, 군사편찬연구소 연구원(육군 소령)]
"이 편지의 의미는 6·25 전쟁이 소련의 지원에 의해서 준비된 북한군의 불법남침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얘기해주는 것이고요. 그동안 여러 가지 논란이 되던 북침이다 남침이다 혹은 북한이 공격하도록 유도했다 이런 것에 대한 논란을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1차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서신이 말하고 있는 것은 김일성이 얼마만큼 스탈린에게 의지했는가와 북한의 불법 남침을 증명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한 미군 참전으로 한국전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북한군이 확연히 인식했다는 점도 서신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6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6·25는 우리 민족에게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상처와 아픔입니다.
북한은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습니다.
"6·25 전쟁은 북침이다. 야만적인 남한의 침략전쟁이다", 하지만 이번 서신에서 공개된 것처럼 그들도 언젠간 알게 될 겁니다.
역사는 결코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잘 보시면 맨 끝에 한글로 된 서명이 보이십니까?
선명하게 한글로 '김일성'이라는 서명이 보입니다.
6·25전쟁 발발 직후죠.
미군의 참전이 시작되자마자 북한 김일성 주석이 옛소련의 이오시프 스탈린 서기장에게 다급하게 보낸 서신입니다.
급하게 쓴 것을 보여주듯 내용은 두서가 없습니다.
편지 내용은 그동안 일부 알려졌지만 러시아어 편지 사본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과연 이 편지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고, 이 서신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먼저, 편지를 보낸 시점에 주목에 봐야겠습니다.
1950년 7월 8일, 6·25전쟁이 발발한 지 10여 일이 지난 시점에 작성된 편지인데요.
그 날은, 파죽지세로 남하하던 북한군이 경기도 오산에서 미군과 교전을 벌인지 사흘째 되던 날입니다.
미군의 대대급 병력에 의해 북한군 두 개의 사단의 발이 묶여있던 상황이었는 데요.
당시 김일성의 심리는 다소 복잡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김일성은 소련군 대위로서 45년 9월 19일 날 원산으로 몰래 들어오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그 사람이 가졌던 계급은 소련군 대위가 전부입니다. 그래서 뭔가 전쟁을 하면 빨리 서울을 점령할 거라고 물론 서울은 빨리 점령했지만 남한의 무슨 남로당원 20만 명이 들고 일어날 것이라고 착각했지만 아무도 들고 일어 나지 않았고 그런데 미군이 개입하니까 이 사람이 당황해서 스탈린에게 다시 구원 요청을 하는 겁니다."
다급한 상황에서 스탈린에게 SOS를 요청한 김일성.
그가 6·25 전쟁 당시 얼마나 소련에 의지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렇다면 편지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서신의 첫 문장은 스탈린이 북한에 제공한 원조에 대해 감사를 표시하는 내용으로 시작합니다.
김일성은 앞서 1950년 6월 30일, 북한에 있는 소련대사를 통해 스탈린에게 각종 군사 무기류를 북한에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는데요.
서신 내용으로 미뤄볼 때 당시 김일성의 요청을 스탈린이 수락했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서신의 첫 문장에 스탈린의 원조에 감사 인사를 전한 것을 보면 6·25 전쟁은 김일성이 기획하고 스탈린이 배후조종했다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데요.
스탈린에게 감사 인사를 마친 김일성은 새로운 원조도 요청하고 있습니다.
김일성은 "소련군 군사고문단을 우선 25명에서 35명 정도 급파해 달라. 북한군이 현대전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군사기술이 부족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이것은 적어도 그 당시 인민군 연대 숫자를 볼 때 1개 연대에 1명씩 소련군 고문단이 필요하다, 이런 내용인 것 같고, 사실은 고문단을 보내달라는 것과 함께 무기와 비행기를 전적으로 도와주지 않으면 미군에 터질 수밖에 없습니다."
김일성은 1950년 7월 5일 일본에서 넘어온 미 제24보병사단 예하 '스미스 부대'와의 최초의 교전 이후 미군의 참전 소식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전쟁을 시작하기 전에 김일성은 "전쟁이 발발하면 미국은 남한을 도와주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참전하려 해도 북한의 공격과 동시에 남한 내부 봉기가 일어날 것이어서
미국이 개입할 시간적 여유는 없을 것"이라며 한 달 안에 적화통일을 장담했었는데요.
이번 공개된 서신을 보자면 당시의 자신감은 단 한 군데에서도 찾아볼 수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종합적으로 살펴봤을 때 이 서신이 의미하는 바는 뭘까?
서신을 발굴한 군사편찬연구소는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남보람, 군사편찬연구소 연구원(육군 소령)]
"이 편지의 의미는 6·25 전쟁이 소련의 지원에 의해서 준비된 북한군의 불법남침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얘기해주는 것이고요. 그동안 여러 가지 논란이 되던 북침이다 남침이다 혹은 북한이 공격하도록 유도했다 이런 것에 대한 논란을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1차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서신이 말하고 있는 것은 김일성이 얼마만큼 스탈린에게 의지했는가와 북한의 불법 남침을 증명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한 미군 참전으로 한국전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북한군이 확연히 인식했다는 점도 서신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6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6·25는 우리 민족에게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상처와 아픔입니다.
북한은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습니다.
"6·25 전쟁은 북침이다. 야만적인 남한의 침략전쟁이다", 하지만 이번 서신에서 공개된 것처럼 그들도 언젠간 알게 될 겁니다.
역사는 결코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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