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청봉악단, 과거와 달리 격렬한 춤동작...왜?

北 청봉악단, 과거와 달리 격렬한 춤동작...왜?

2016.09.06. 오후 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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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훈 / 변호사, 이호선 / 숭실사이버대 교수, 송지영 / 前 북한 아나운서, 김광덕 / 前 한국일보 정치부장

[앵커]
지금부터 북한 이슈를 함께 살펴볼 전문가 한 분 더 모셨습니다. 전 북한 아나운서시죠. 송지영 씨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청봉악단, 좀 아까 화면에 나온 게 청봉악단 맞죠?

[인터뷰]
네.

[앵커]
이게 김정은이 직접 지시해서 창단했다고 하는데 모습이 많이 변한 거예요?

[인터뷰]
춤을 보니까 예전에는 우아하고 동작이 작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니까 아주 현란하고 모란봉악단 댄스하고도 비슷한 그런 동작들이 나오는 것 같은데 많이 달라진 것 같네요.

[앵커]
일단 치마 길이가 많이 짧아졌어요, 예전 거하고 비교해 보니까. 그런데 이게 김정은 지시 때문에 이렇게 바뀐 건가요?

[인터뷰]
그러니까 김정은 지시 때문인 것도 맞는 것 같고요. 일단은 청봉악단 같은 경우는 2015년도에 만들어졌고요. 모란봉악단은 2012년도에 만들어졌는데 예술 쪽에서, 악단 쪽에서 이제 서로 이쪽에 속해 있는 사람들끼리는 경쟁이라는 게 있습니다. 서로 라이벌이라는 구조가 있는 거죠. 그러니까 김정은이 만약에 예를 들어서 청봉악단 공연을 감상을 했는데 역시 모란봉악단이야. 청봉악단은 뭔가 부족해 이런 말, 한마디를 딱 들었을 때 그 옆에 따라다니는 수행비서들이 야, 너희 청봉 뭐해. 모란봉악단을 봐 이러면 이제 저기서 안무를 지도한다든지 저걸 리드하는 사람이 최선을 다해서 훈련을 시켜서 모란봉악단과 라이벌 대전이 벌어지는 거죠.

[인터뷰]
북한의 상징적인 아이돌 그룹이 두 가지 아닙니까? 모란봉악단하고 청봉악단인데 이 사람들이 경쟁적으로 하면서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는 건 한국 아이돌그룹의 영향이 아닌가. 왜냐하면 한국 아이돌그룹이... 아까 치마 길이 말씀하셨는데 치마 길이가 짧고 굉장히 격렬한 몸동작과 현란한 이런 걸 하기 때문에 뭔가 한국이 많이 유명한데 그걸 조금 알아주는 건데

처음에는 사실 북한의 악단에 대해서 공부를 했을 때 올해 봄까지만 해도 두 팀은 굉장히 차별성이 있는 걸로. 청봉악단은 재즈 클래식컬하고 그다음에 우아하고 동작이 좀 약하고 그다음에 모란봉악단은 굉장히 발랄하고 섹시하고 이런 식으로 해서 분화가 돼서 가는 게 아니었느냐 했더니 벌써 청봉악단도 인기를 위해서 상당히 모란봉악단 쪽으로 비슷하게 가는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앵커]
그런데 이걸 보고 음악 정치다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고 이게 효과가 있냐 이런 얘기도 있는 것 같아요. 주민들에게 효과가 있을까요?

[인터뷰]
그런데 저 장면 뒤쪽을 저도 조금 봤는데요. 이게 보니까 끝나고 난 다음에 관중들이 저도 깜짝 놀랐는데 손을 높이 들어서 막 박수를 치더라고요.

[앵커]
그런데 그건 습관적으로 칠 수도 있어요.

[인터뷰]
그럴 수도 있는데.

[앵커]
자세가 나쁘면 끌려가잖아요, 거기는. 막 어디서 감히 안경을 닦아 이러면서 잡아가고.

[인터뷰]
그럴 수도 있는데 이게 일종의 어떤 수요도 있고 공급이 있는 것처럼 서민들의 수요도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인터뷰]
그렇죠. 교수님 말씀하셨다시피 요즘은 이제 관객이 리드를 한다고 그러죠. 그러니까 관객이 대한민국 비디오들을 많이 봤기 때문에 북한 거는 뭔가 복고적이고 촌스러워. 별로 재미없어, 만수대공연. 이런 인상들을 많이 주기 때문에 이제 모란봉악단이나 청봉악단이 좀더 대한민국의 아이돌 그룹보다 현란하고 발랄하게 그리고 좀더 섹시하게 세계적, 글로벌적으로 나간다 이런 걸 보여주는 거죠.

[앵커]
지금 반응들을 말씀하셨는데요. 이 반응이 꼭 이런 무대에 선 사람들을 볼 때 거기에 대한 반응만 나오는 게 아니고요. 영화제에서도 반응이 아주 독특하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여러분은 모르셨죠. 북한에서도 국제영화제가 열린다고 하는데요. 화면을 함께 보시죠. 북한에도 영화제가 있다. 그것도 국제영화제가 있다. 저도 몰랐는데 무슨 영화를 소개해 주죠? 보신 적 있으세요?

[인터뷰]
제가 92년도에 평양에 갔다가 저희 사촌오빠가 국제영화제 예비표를 가지고 와서.

[앵커]
그게 뭐예요?

[인터뷰]
그러니까 저기 국제영화제가 실시되는 영화관에 들어가려면 평양에서 출판되는 예비표가 있습니다. 그걸 가져야만 영화표를 내고 들어갈 수 있지 지방에서 올라왔다고 해서 함부로 내가 영화제에 참여하고 싶다, 들어가고 싶다고 해서 돈 내고 못 들어갑니다. 예비표를 가지고 표를 사서 거기에 입장할 수 있는 좌석번호가 있거든요.

그래서 들어가서 인도 영화 꽃과 돌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인도 영화인데. 그러니까 그 영화제에 나왔던 영화들이 만수대 채널이나 개성 채널을 통해서 북한에 방영되기도 하는데 국제영화제가 말이 국제자가 들어갔지 미국 영화도 없고요. 그냥 저기 러시아 영화, 인도 영화, 알바니아 영화, 소련 예술영화, 중국 영화 이런 영화들이 있지 미국 영화 잘나가는 그런 영화는 별로 없습니다.

[앵커]
외국인들의 관람도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자막도 없고 이렇다고 하니까 전형적인 북한...

[인터뷰]
그러니까 국제영화제인데 외국인...

[앵커]
국제기는 국제죠. 인도도 있고 러시아도 있고.

[인터뷰]
재미있는 거는 외국 사람들의 관람자가 별로 없다는 거예요. 일단 외국 사람들이 많이 오지도 않는 데다가. 또 재미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또 하나는 비용이 굉장히 비싸다는 거예요. 한 100, 200만 원 들여야 볼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평양 시민들도 지방 주민들도 아까 보신다고 그랬는데 굉장히 많이 보고 그래서 거기에는 정치적인 것뿐만 아니라 비정치적인 내용도 많다고 해요.

비정치적인 내용인데 우스갯소리로 남녀가 사랑하는, 밀회를 하면서 베드신이 나오니까 굉장히 괴성을 지르고 이런 모습도 있었다는데 역시 거기에서도 괴성 지르는 거는 별로 통제를 안 하는 모양이죠. 지난번에 누구는 안경 닦았다고 해서 부총리는 처형당하고 그랬는데.

[앵커]
베드신이 상당히 북한 영화 치고는 충격적일 거예요, 북한 주민들이.

[인터뷰]
베드신은 제가 본 적이 없습니다. 북한은 괴성을 지른다고 하는데 정말 일반 사람들이 연애를 할 때 억압을 받지 않습니까? 그런데 영화에서나마 자기가 카타르시스를 푸는 겁니다. 만약에 예를 들면 남자가 여성에게 가까이 입을 가져다 댄다 이러면 막 그 영화를 보면서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야! 특히 남성분들이 좋겠다 이러면서 박수를 치거든요.

그런데 예전에 조용필 씨가 평양에 가서 공연을 하는데 자기한테 박수를 쳐줬으면 하는 데서는 박수를 안 치고 너무 조용하고 다 끝나니까 조용하게 이러고 박수를 쳤다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영화를 볼 때는 사람들이 막 거기서 괴성을 지르는데 그거 가지고는 잡혀가거나 문제시되거나 그러지는 않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그런 상황에서 베드신을 보면 그건 괴성이 아니라 막 고함을 칠 수도 있겠죠.

[인터뷰]
난리날 것 같습니다. 조금 센 거 보면 난리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럴 것 같아요. 그런데 북한 주민들이 실제로 영화를 보는 데 있어서 그렇게 자유로운 상태는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죠? 보여주는 것만 보여주고. TV에서도 영화를 하기는 할 텐데.

[인터뷰]
그러니까 저 국제영화제에서 나온 영화들이 가끔씩 일요일마다 조선중앙방송에서 외국 영화를 한 편씩 보여주거든요. 그런데 거기에서도 이제 다 편집이 돼서 잘라서 보여줍니다. 예를 들면 키스하는 장면이라든지 두 명이서 침대에 가는 장면까지 보여주고 그다음에 딱 잘라버리거든요. 그 뒷이야기는 알아서 상상을 하는 거죠.

그러니까 북한 주민이 그나마 북한 영화에서는 볼 수 없던 장면들을 국제영화제라는 속에서 그나마 조금 보면서 뭔가 색다른 걸 볼 수 있으면서 자기의 억압됐던 사랑, 그런 욕구들을 영화를 통해서 막 카타르시스를 푸는 거죠. 이야, 이러면서.

[인터뷰]
제가 보기에는 영화를 요즘에 이렇게 국제영화제까지 하면서 주민들을 많이 동원해서 보게 하는가. 그런 걸 우리가 고전적인 정치학에 나오듯이 여러 가지 북한이 대북제재로 인해서 경제가 굉장히 어렵지 않습니까.

그래서 여러 가지 동원 여러 가지 운동도 하고 그러는데 이런 불만들이 굉장히 많은데 여기서 이러한 영화. 여기서 밀회를 나누는 장면도 한번 보게 하고 그다음에 또 스포츠라든가 이런 걸로 인해서 그러한 걸 카타르시스를 느끼면서 체제의 순화를 시키고 또 충성심을 유도하는 이런 여러 가지 정치 전략적 목표 하에서 하는 거 아닌가.

[앵커]
그러니까 3S, 스포츠, 섹스, 스크린 이 세 가지로 정신을 돌리게 한다 이 말이시죠? 그게 그렇게 한다고 그래 가지고 힘들어지는 나라가 다시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어쨌든 북한에 국제영화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만 해도 굉장히 신선한 것 같습니다. 네 분의 말씀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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