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 회담 개막...오페라 대신 저녁 식사

2차 북·미 회담 개막...오페라 대신 저녁 식사

2019.02.27. 오후 6:2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 출연 : 김지선 기자, 왕선택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전 세계의 시선이 평화의 도시 하노이에 쏠리고 있습니다. 하노이에 나가 있는 YTN 스튜디오 연결합니다. 김지선 기자!

[김지선]
여기는 하노이입니다. 이제 두 시간 뒤면 두 정상이 8달 만에 만납니다. 기다리던 하노이 선언은 내일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두 정상이 곧 만날 하노이 메트로폴호텔 앞은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왕선택 통일외교 전문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위원장이 하노이에 도착한 지 이틀째인데 역시 두문불출입니다. 협상 전략을 짜고 있겠죠?

[김지선]
물론입니다.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다른 것 없이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매진하고 있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은 싱가포르 정상회담도 그랬지만 국가적으로 운명을, 명운을 건 그런 기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김정은 위원장 권력의 정당성에도 이 결과에 따라 영향을 미칠 수가 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굉장히 협상에 대한 관심, 협상 성공에 대한 강렬한 의지가 상당히 많이 반영되어 있는 그런 상황이다 이렇게 봐야 되겠습니다.

[김지선]
현재까지 소화한 일정은 북한 대사관 방문 하나입니다. 열차로 4500km를 달려온 만큼 최대한 홍보효과를 노리고 효율적인 동선을 짜지 않을까 싶었는데 역시 북미회담에 집중하는 것 같습니다. 대신 수행단이 움직였습니다. 산업시찰에 나섰는데 북한 매체가 그동안의 전례에 비춰볼 때 굉장히 발 빠르게 보도하고 있어요. 내일이면 북한 주민들도 이 소식을 전해들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왕선택]
그렇습니다. 공식 수행단의 활동상황은 물론이거니와 김정은 위원장이 베트남을 방문하고 또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라는 이런 부분들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사실은 북한 매체의 특성을 볼 때 이례적이라고 일단 봐야겠습니다.

그런데 이 사안 자체에서는 이례적이지만 최근 1, 2년 동안 북한 매체에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보도는 아주 세 가지의 강렬한 특징이 있습니다. 하나는 김정은 위원장이 애민헌신하는 지도자다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굉장히 노력을 하는, 그런 주제로 다 봉사하는 보도가 나온다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경제발전에 대해서 김정은 위원장이 얼마나 많은 관심이 있는가, 얼마나 많은 의지가 있는가. 이런 것들을 강조를 하면서 북한의 고위 관료들과 당 관료들 그리고 주민들도 거기에 동참을 해서 북한을 경제발전을 향한 총력전을 만들어내겠다라고 하는 이런 캠페인을 만들어내는 그런 상황이 크고요. 마지막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라고 하는 결단을 내리고는 있지만 이것이 북한의 안보를 위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는 그런 논리를 굉장히 조심스럽고 어떻게 보면 은밀한 방법으로 북한 매체에 전파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어찌 보면 북한에서 내부적으로 비핵화하면 혹시 미국의 침공에 노출이 돼서 나라가 위험해지는 게 아닌가라고 하는 걱정이 일부 있을 수 있다, 이런 부분들을 내부적으로 좀 감지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고요. 어쨌거나 이런 것들이 반영이 됐는지 최근에는 그런 안보 우려를 할 필요가 없다라고 하는 취지의 보도가 조금씩 나오고 있는데 양 자체는 적지만 의미는 굉장히 큰 부분이라고 하겠습니다.

[김지선]
트럼프 대통령도 베트남과의 양자회담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간 지 이제 3시간 정도가 흘렀습니다. 역시 보고를 받고 김 위원장과의 회담 구상을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왕선택]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어젯밤 9시 15분쯤에 착륙을 했고 호텔에 도착한 것이 밤 10시가 넘은, 현지 시각으로 밤 10시각 넘은 시각이었는데 그야말로 제대로 된 보고를 못 받았습니다. 사실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김혁철 북한특별대표와 더불어 어서 5일동안 연속으로 실무협상을 했고 그 실무협상의 결과 예를 들어서 협상 상황이라든가 상대방의 상황이라든가 가능한 시나리오, 잠정합의안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시나리오별로 준비를 해서 보고를 해야 되는데 이런 보고를 제대로 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오전에 또 베트남과의 일정이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지금 바로 그것을 보고하는 그런 상황이 되고. 이러한 보고를 받고 트럼프 대통령이 비건 대표가 건의하는 몇 가지 사항 중에서 그러면 이쪽으로 한번 해보자, 이거는 첫 번째로 하자, 두 번째로 하자. 이런 식으로 결정을 하게 되면 그런 결정에 따라서 정상회담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한테 하는 말이라든가 행동이라든가 현장에서 자신이 제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카드들이 달라지는 것이죠.

[김지선]
첫 만남이 저녁시간으로 잡힌 게 트럼프 대통령이 쇼맨십이 강해서 그걸 국내 여론을 생각한 그런 의도라고 보셨어요. 만남이 이뤄지는 시간이 미국 시간으로 아침입니다. 미국민들도 아침 뉴스로 이 소식을 접할 것 같아요.

[왕선택]
그렇습니다. 사실은 이번에 27일, 28일 이틀 동안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잡혀서 사실은 그러면 첫날 오후 한 4시쯤에는 정상회담이 시작되고 그래서 한 2시간 정도 회담을 하고 만찬을 하고 그다음에 다음 날 아침에 종결 정상회담을 하고 이런 식으로 사실 예측을 했었는데 역시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 정치 차원에서 여론에 얼마나 많이 반영이 되겠는가. 이런 부분에 굉장히 관심을 가진 것 같습니다. 미국 시간과 하노이 시간이 12시간 차이가 나서 이곳 시간으로 저녁 6시 반에 시작을 하면 워싱턴에서는 아침 6시 30분에 이 상황을 보게 됩니다. 그러니까 6시 30분보다 이전, 예를 들어서 5시나 4시에 어떤 행사를 하게 된다면 워싱턴에서는 모르는 거죠. 보도가 안 되는 상황에서 행사가 나가기 때문에 그런 점들이 고려가 돼서 오늘 저녁 6시 30분에 처음으로 두 정상이 만나는 일정이 정해졌다, 이렇게 해석을 해볼 수가 있겠습니다.

[김지선]
미국과의 시차를 고려한 일정이라면 김정은 위원장은 왜 승낙을 했을까요?

[왕선택]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유일지도체제의 최고 통치자고 그러다 보니까 4시에 협상을 하든 5시에 협상을 하든 그 모습이 어떻게 나가든 그건 큰 차이가 없습니다. 보도기관을 통해서 가장 위대한 방식으로 가장 멋있는 방식으로 보도가 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협상 자체에 전념할 수 있는 상황이 됩니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주의국가고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하는 엄청나게 많은 주류 언론이 있습니다. 그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가 위대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되기 때문에 좋은 시간대에 이벤트를 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매우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행동이 되겠습니다.

[김지선]
비핵화와 북미관계 역사가 깊습니다. 여러 번의 시도가 있었지만 번번이 중단이 됐습니다. 그사이에 서로 주고받을 카드가 더 복잡해지고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취재하는 20년 가까이 다루셨죠. 현장에서 취재를 해서 잘 아실 텐데 두 정상의 전략을 한번 예측을 해보신다면요?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요.

[왕선택]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은 아주 간단합니다. 2017년 1월에 임기가 시작돼서 3개월 만에 대북정책전략을 새로 마련했는데 그게 최대의 압박과 관여라는 이름입니다. 그래서 한편으로 계속해서 가장 강한 압박을 주면서. 그러니까 북핵을 계속 가지고 있으면 최대의 압박을 하고 비핵화를 하게 되면 최대의 관여를 하겠다라고 하는 메시지를 준 거죠. 그래서 2017년에 아시다시피 화염과 분노라든가 완전파괴라든가 이런 말을 하면서 최대의 압박을 한 것이죠. 그러나 북한에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라는 말이 나오니까 즉각 관여라고 하는 부분을 작동시켜서 최대의 관여. 예전에는 미국 대통령이 상상할 수 없는 정상회담이라든가 이런 최대의 관여를 지금 하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요.

무엇보다도 김정은 위원장이 현재 경제발전이라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 강렬한 의지가 있다라는 것을 포착을 했습니다. 이것이 어떻게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볼 때 김정은 위원장의 약한 고리입니다. 경제발전을 못하게 막아버리면 김정은 위원장이 불편하고 경제발전의 기회를 많이 주면 김정은 위원장이 협조할 것이다라고 하는 이 공식을 알아낸 거죠. 그 공식에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정확하게 그 공식에 맞춰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이것은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들어오면서 더욱더 선명해진 작전이 되겠습니다. 이런 것들은 제가 봤을 때 현재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합리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가 있습니다.

[김지선]
트럼프 대통령만큼은 아니겠지만 김정은 위원장도 역시 여론이 많이 신경이 쓰일 겁니다. 지금 호텔방에서 저희 YTN 보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에 북한의 참모라면 어떤 전략을 조언을 할 거라고 예상을 하시나요?

[왕선택]
김정은 위원장은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한 차례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 김정은 위원장은 싱가포르 때도 그렇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참모들을 통해서 잠정 합의안을 만들어오도록 해서 추인하는 방식이 아니라 정상이 만나서 직접 결정하는 방식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싱가포르 회담 때 그걸 관철을 했습니다. 그래서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이 합의한 그 선언문에는 제가 봤을 때는 70%에서 80% 이상이 북한이 요구한 사항이 되겠습니다. 그러니까 상당히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성공한 협상이고요. 바로 그때 협상한 그런 북한 입장에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은 트럼프 대통령 정상 간에 협상을 직접 하는 그 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도 역시 다른 시스템보다는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만나서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을 유도하는 그런 것이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이 어떻게 보면 제가 조언자는 아니지만 참고를 해야 할 것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내 정치에서 굉장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미국의 주류 언론의 공격 또 야당의 공격. 이러한 공격을 받고 있는데 그 공격의 내용이 북한과 협상을 하면 속을 수 있다.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협상을 하면 속을 수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너무 양보만 하는 게 아니냐, 이런 우려가 있고 그런 것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에 주저앉을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볼 때는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도와주는 차원에서 미국의 주류 언론에 상당한 깊은 인상을 줄 수 있는 과감한 비핵화 조치를 이번에는 먼저 제시하는 게 굉장히 유효하다, 이런 생각을 해 볼 수 있습니다.

[김지선]
오늘 저녁 만찬도 좀 예상해 보겠습니다. 일단 10분 상견례와 환담이 잡혔습니다. 그리고 20분 동안 대화를 나눕니다. 배석자도 공개가 되었는데요. 소규모예요. 싱가포르 때는 수행단 대부분이 참석해서 업무오찬을 했어요. 그때랑은 분위기가 다를 것 같습니다. 또 한 가지 주목되는 점이 왔네, 안 왔네 혼선이 좀 있었던 대북협상의 강경파인 볼턴 보좌관은 식사 자리에 함께하지 않습니다. 1시간 35분 정도 식사가 이뤄지는데 오갈 대화와 분위기를 좀 예측해 보신다면요?

[왕선택]
만찬이든 오찬이든 정상의 식사자리에 참모가 몇 명이 참가하는가.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쉽게 말해서 많이 참석하면 이것은 진지한 만찬이, 진지한 협상이라기보다는 친교에 더 관심이 가 있는, 그냥 원만하게 무난하게 가는 그런 행사가 되고. 소규모가 되면 진지한 협상이 이뤄진다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배석자가 업무와 관련해서 직접적으로 협상에 관련된 사람이라면 이것은 그 자체로써 저녁 식사라고 하는 의미보다는 공식 회담이라는 의미가 커진다라는 것이 되는 거죠. 그렇게 봤을 때 이번 만찬은 친교만찬이라고 이름이 붙었지만 이것은 제가 봤을 때 80%, 90% 이상 업무만찬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김지선]
오늘 식사 장소 메트로폴호텔입니다. 제가 방송 중간에 잠깐 다녀왔는데 정말 열기가 뜨겁습니다. 그런데 당초 만남의 장소가요, 여기가 아니라 오페라 하우스였던 것 같아요. 저희가 베트남 주간 방송사에 영상을 수신받고 있는데 그 리스트에 보면 두 정상이 함께 오페라 하우스에 가는 장면을 보내주겠다. 또 만약에 트럼프 대통령만 갈 경우에는 그것만 보내주겠다. 이런 게 나와서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된 일정과는 다릅니다. 계획과는 달라진 것 같고요. 대신 상견례와 저녁식사 모두발언 정도는 들어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용도 궁금합니다. 어떤 내용이 오갈지 좀 생각하신 게 있나요?

[왕선택]
조금 아까 말씀드린 것 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 정상회담의 일정을 전하는 과정에서 미국 국내 여론에 어떻게 비치는가에 대한 관심을 많이 보였다, 저는 그렇게 해석하고 있고요. 그렇다면 이번에 저녁 시간이 크게 세 가지 부분으로 돼 있습니다. 6시 30분에 만나자마자 상견례 겸 환담이 있고 그 10분이 진행이 되고 20분 동안 단독 원온원 컨벤세이션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그것이 대화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단독회담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많은 단독회담이 30분 정도 하거든요. 그러니까 20분이라서 대화라는 단어를 썼지만 단독이라는 단어도 썼지만. 그다음에 만찬이 시작되는데 말씀드린 것처럼 미국의 유권자에 대한 노출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어쩌면 노출, 방송 노출을 좀 많이 하는 그런 쪽으로 우리가 예상할 수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김지선]
알겠습니다. 두 정상 첫 만남 이후 8개월 동안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친분을 쌓아왔습니다. 계획대로 오페라를 함께 본다면 두 정상이 한층 더 친해졌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무대를 바라보는 오페라 공연보다 마주앉아 한 끼 저녁이 더 많이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결과를 기다려보겠습니다. 지금까지 하노이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