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비핵화 의지 없었다면 오지 않았을 것"

김정은 "비핵화 의지 없었다면 오지 않았을 것"

2019.02.28. 오후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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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왕선택 기자, 김지선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김지선]
두 정상 단독 회담에 이어 확대 회담도 마쳤습니다. 지금쯤이면 하노이 선언 공란에 모두 채워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곧 업무 오찬이 시작됩니다. 이 오찬장 문이 열리면 내용이 공개됩니다. 왕선택 통일외교 전문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조금 전 확대 회담 영상이 들어왔는데 매우 흥미로운 장면이 공개되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확대 회담 테이블에 앉아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사전에 이야기가 있었던 것도 같고요. 드디어 기다리던 비핵화 질문이 나왔습니다. 저도 통일외교안보 분야를 취재하고 있지만 얼마나 이 질문을 하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한 기자가 김정은 위원장에게 직접 물었습니다.

비핵화 준비 됐냐 이렇게 묻자 의지가 없었다면 오지 않았을 텐데라고 답했습니다. 또 비핵화의 구체적인 조치가 됐나 안 됐나를 물었습니다. 김 위원장의 답변은 지금 그 이야기를 하고 있다였습니다. 즉답은 피했지만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가 논의되고 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한 겁니다. 의미가 큰 거죠?

[왕선택]
의미가 아주 크다고 하겠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그리고 시진핑 주석이 대신해서 이야기를 한 것을 듣고 저희가 보도를 해 왔는데요. 그것을 좀 직접적인 표현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했을 때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좀 하면 좋겠다, 이것이 일반적인 요구사항이었던 것이죠. 그 부분을 어떤 돌발적인 상황 속에서 처리가 된 셈이 되었습니다.

기자가 자유롭게 질문을 했고 거기에 대해서 의지가 없었다면 오지 않았을 텐데라는 말로 비핵화 의지가 있다라는 의사 표현을 했습니다. 그리고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가 됐나 안 됐나를 물으니까 지금 그 이야기를 하고 있다라고 하면서 아주 정확하게 지금의 상황을 이야기했다, 이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에 대해서 나름대로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가 좀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한 걸음을 더 간 그런 상황이 되고 무엇보다도 아까 단독 회담 모두에서도 김정은 위원장이 기자의 돌발질문을 받아서 즉석 답변을 했고 이번에도 확대 정상회담 모두에서 기자의 돌발 질문에 대해서 3개 또는 4개의 질문을 받아서 답변하는 그런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사실 정상회담을 하고 나서 공동 기자회견을 한다면 대개 질문 2개씩 받아서 모두 합쳐서 질문이 4개가 되니까 지금 거의 정식 공동 기자회견에 나오는 답변을 이미 한 것이나 마찬가지로 그런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것은 예상을 뛰어넘은 것이고 이것이 의도됐는지 안 됐는지는 정확하지 않습니다만 김정은 위원장이 준비를 많이 했고 어쩌면 이런 상황에 대해서도 준비 대응 태세가 갖춰졌다는 게 보여지는 하나의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하겠습니다.

[김지선]
북미 연락사무소 개설 가능성도 언급되었습니다. 평양에 미국 연락사무소를 개설할 수 있냐, 준비가 돼 있냐라고 묻자 김 위원장이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어요. 합의가 됐다고 봐야 할 것 같은데요.

[왕선택]
그 정도면 긍정적인 답변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김지선]
북미 관계 정상화의 실질적인 첫 번째 조치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1차 회담에서 추상적인 관계 개선 합의가 나왔다면 이번에는 각론이 나온 겁니다. 시기와 형식은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이 담길까요?

[왕선택]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관계 개선이라고 하는 큰 추상적인 총론적인 입장에서 합의를 한 것이고요. 그 싱가포르 정상회담 선언문, 싱가포르 선언문의 본문 1조에서 새로운 관계 개선을 하기 위해서 노력한다라는 항목이 들어갔는데 이번에 구체적인 이행 계획이 들어가는 논의를 하고 있고 이제 새로운 관계 개선의 종착점은 당연히 북한과 미국의 외교 관계 수립이고 대사관에 상호 개설입니다.

그게 종착점이고요. 그러나 지금 그걸 당장 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앞의 단계에서 뭔가를 좀 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면서 생각하는 아이디어가 연락사무소를 상호 설치한다라든가 그것보다 부담이 적은 연락관을 파견한다라든가 어쩌면 다른 각도에서 이익대표부를 만든다든가 어쩌면 아니면 또 다른 각도에서 무역대표를 만든다든가 현재까지 미국 언론을 통해서 가장 거론됐던 것이 연락사무소였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라는 답변이 나왔다라는 것은 연락사무소 개설 문제에 대해서 협의가 진행되고 있고 어쩌면 합의문에 들어가는 상황을 어느 정도 시사한 것이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 되겠습니다.

[김지선]
종전선언에 대한 질문도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답변을 했는데 좀 피해갔습니다. 하루이틀에 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번에는 빠진 걸까요?

[왕선택]
그 부분은 아직까지 유보적인 표현으로 봐야 되겠습니다. 종전선언이라고 하는 부분은 어떻게 보면 큰 틀에서 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 평화협정 체제 구축이라고 하는 좀 더 각론적인 측면에서 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차원에서 종전선언은 의미가 있는데 평화체제 구축에서 최종 단계는 평화협정 체결이라고 하는 단계가 됩니다. 그에 앞서서 거쳐야 될 많은 선행 단계, 초보적인 단계 중에서 종전선언이라는 아이디어가 논의가 되고 있는데 사실은 그것도 부담스러워서 미국에서는 그것보다도 더 정치적 부담감이 적은 평화선언이라고 하는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고 하는 것이거든요.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저 발언은 종전선언보다는 정치적 부담이 적은 것으로 여겨지는 평화선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볼 수 있고. 만약에 평화선언이 이번 합의문에 들어갈 수 있다면 그것은 종전선언과 다름없는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종전선언 문제는 여전히 의미가 있는 협의 대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지선]
북한이 가장 민감해하고 있는 인권 문제도 나왔습니다. 인권 문제를 논의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하고 있다라고 했고 상당히 생산적이라고 했어요. 자세한 건 기자회견에서 말하겠다고 하면서 답변을 마쳤는데 이 질문을 들은 김정은 위원장,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왕선택]
북한 최고 지도자 김정은 위원장이 들어볼 때 좀 불편할 수도 있는, 예민할 수도 있는 그런 질문이 돌발질문이 나온 것이고요. 그런 질문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방금 말씀하신 그런 취지로 답변을 했습니다. 거기에서 직접적으로 질문에 해당하는 부분은 모든 것을 논의하고 있다라는 부분이 되고 생산적인 회담을 하는 부분이다라는 부분은 좀 다른 부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전체적인 회담 자체를 얘기하는 것이고 인권 문제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걸려 있는 것은 모든 것을 논의하고 있다는 부분에 걸려 있는 것인데 대체적으로 봐서 인권 문제가 제가 봤을 때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이 문제는 비핵화와 관련한 관계 개선의 문제고 그 비핵화에 초점을 맞춰서 문제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인권 문제가 지금 당장 거론되기는 어렵습니다.

인권 문제가 거론되는 것은 양국의 대사관 개설 문제라든가 또 북한에 대한 대북제재가 해제되는 미 의회 결의가 있을 때 그때 거론될 수 있는 사안입니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 그런 것을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거론할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그냥 전체적인 부분에서 얘기하고 있지, 구체적으로 얘기한 것은 아니다라는 것으로 해석을 할 수 있는 부분이 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김정은 위원장은 불편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북한의 입장은 사실 명확하게 나와 있어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직접 물어도 김정은 위원장은 답변은 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그런 부분이 불편한 건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김지선]
조금 전 확대 회담이 종료됐다는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지금 저희 화면에 오찬장의 모습이 나가고 있는데요. 잠시 후면 이곳으로 이동을 해서 업무 오찬을 시작할 것으로 보이는데 관련된 소식 들어오는 대로 계속 전해 드리겠습니다. 속해서 얘기를 하면요. 김정은 위원장이 이런 질의응답을 받고 시간을 달라고 하면서 질의응답 시간을 끝내는 모습이었습니다. 자신들에게는 1분도 귀하다,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이 기자회견이라는 세팅, 어느 정도 이야기가 됐던 걸까요?

[왕선택]
이 부분은 약간은 몇 가지 우연적인 요소가 겹친 것 같습니다. 어제 저녁에 만찬장에서 만찬 관련 일정이 진행되면서 소동이 하나 있었습니다. 처음에 악수를 하는 첫 번째 장면이 시작됐죠. 그다음에 카메라 영상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특히 백악관 기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 질문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굉장히 소리를 높이 고성을 지르면서 질문을 했고 공격적인 질문을 하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불쾌했던 것 같습니다. 그 행사가 지나고 난 다음에 불쾌감을 표명하면서 백악관 출입기자단에 대해서 취재를 제한하는 그런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지난 밤 사이에 백악관 기자단에서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면 안 된다고 하면서 항의성명을 낸 그런 상황입니다.

그런 상황이 된 이후에 행사가 벌어졌고 두 번째 요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노이에서 하고 있지만 머릿속에는 온통 워싱턴에서 벌어지는 자신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청문회에 모든 관심이 가 있는 상황입니다. 그 뉴스로 인해서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굉장히 어떻게 보면 부정적인 이미지로 도배가 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과 관련해서 하노이에서 현장 취재를 하는 기자들이 좀 더 질문을 해 주고 더 많은 뉴스가 나오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보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평소보다 더 많이 기자들의 돌발질문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대항한 것이 아닌가 이런 추정을 현재 시간에서 해 볼 수 있습니다.

[김지선]
짧은 시간이었지만 중요한 질문이 대부분 나왔습니다. 이번 회담의 명장면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오찬이 끝나면 오후 4시쯤이죠. 하노이 선언문이 발표가 됩니다. 김 위원장의 답변을 간략하게 들었지만 역시 비핵화 조치의 수준은 상응 조치가 얼마나 이루어지느냐에 따라서 결정이 될 텐데 북한이 가장 원하는 것은 경제 발전을 위한 제재 완화입니다.

하지만 UN에서 새로운 결의안을 통과시키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내 여론이 부담이 될 것 같아요. 제재완화 이야기는 어느 정도로 담길까요?

[왕선택]
그야말로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해제 쪽이고 비핵화 조치를 하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인데 서로가 서로에게 공을 넘기는 형국입니다. 비핵화를 세게 하라, 그러면 상응 조치를 세게 하면 해 주겠다. 또 반대편도 마찬가지고요. 그렇지만 이번에 대체적으로 현재까지 분위기를 본다면 비핵화 조치에 대해서는 포괄적으로 영변과 영변 이외의 곳에 대한 폐기까지도 포괄하는 포괄적인 폐기 원칙에 합의를 하면서 구체적인 실천 문제는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그런 것이 예상이 되고. 그렇다면 대북 경제 제재 해제도 거기에 맞춰서 갈 텐데 새로운 UN안보리 결의를 채택하는 것보다는 건별로 면제라든가 유예를 할 텐데 그러한 부분들을 굉장히 대규모로 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 볼 수는 있겠다, 이렇게 추측을 해 볼 수 있습니다.

[김지선]
저희 지금 화면에 메트로폴 오찬장 화면이 나가고 있는데 잠시 후면 이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까지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들어오는 대로 계속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1997년 이곳 하노이에서는 외교 역사상 이례적인 회담이 열렸습니다.

미국과 베트남이 종전 20여 년 만에 만나서 왜 그렇게 치열하게 싸워야 했는지 논의했던 하노이 대화입니다. 나흘간 회의의 결론은 비록 전쟁 중이라도 최고 지도자 간 대화는 반드시 필요했었다라는 겁니다. 잃어버린 기회라는 제목의 이 회담이 열린 곳이 바로 오늘 두 정상이 만나는 메트로폴 호텔입니다. 어렵게 만들어진 기회, 놓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하노이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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