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언문 준비돼 있었지만...美 추가 요구가 발목?

선언문 준비돼 있었지만...美 추가 요구가 발목?

2019.02.28. 오후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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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하노이 선언문이 준비돼 있었지만, 서명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합의문이 나온 이후에 미국 측이 추가 비핵화 요구에 나선 것이 회담 결렬의 진짜 이유가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강정규 기자입니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 결렬의 원인을 북한의 제재 해제 요구 탓으로 돌렸습니다.

그러나 이어진 설명을 들어보면, 앞뒤가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합의 불발의 원인이 생기기 전에 '하노이 선언문'이 나와 있었다고 스스로 밝힌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오늘 100% 서명할 수도 있었어요. 사실 선언문도 준비돼 있었는데, 부적절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국가 정상 간의 회담은 사전에 합의문 초안이 마련된 상태에서 시작하는 게 보통인데, 미국 측이 막판에 '영변 플러스 알파'를 추가로 요구하고 나선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영변 플러스 알파를 원한 건가요?) 네, 더 필요했어요. (우라늄 농축 시설?) 맞습니다. 우리가 아는 걸 북측도 놀라는 눈치 였어요.]

북미 정상회담 일정과 맞물린 마이클 코언의 청문회 때문에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무리수를 뒀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확실한 비핵화 약속이 담기지 못한 합의문은 오히려 정치적 공세의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이처럼 중대한 정상회담 기간에 청문회를 연다는 건 정말 최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종 합의문을 조율하기에도 빠듯한 시간에 트럼프 대통령이 던진 새로운 카드.

김정은 위원장도 대북 제재 해제 요구로 맞서면서 두 정상은 결국 빈손으로 회담장 밖을 나서야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YTN 강정규[liv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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