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설명한 '합의 무산', 미국 이유와 달랐다

북한이 설명한 '합의 무산', 미국 이유와 달랐다

2019.03.01. 오전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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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데 대해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은 자신들이 전면 제재 해제를 요구한 것이 아니라며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만 해제해도 영변 핵시설을 영구히 폐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보도에 김태민 기자입니다.

[기자]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소인 멜리아 호텔에서 심야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리 외무상은 자신들의 요구는 전면 제재 해제가 아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리용호 / 북한 외무상 : 일부 해제, 구체적으로는 유엔 제재 결의 11건 가운데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채택된 5건, 그 중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만 먼저 해제하라는 것입니다.]

이어 지난해 6월 싱가포르 회의 중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이끈 신뢰 조성과 단계적 해결 원칙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 현실적 제안을 이야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수 경제와 인민 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 제재를 해제하면 영변 지구의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포함한 모든 핵시설을 영구히 폐기하겠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특히 미국 전문가들의 입회하에 두 나라 기술자들의 공동의 작업으로 영구적으로 완전히 폐기한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리 외무상은 이는 지금 단계에서 자신들이 내놓을 수 있는 가장 큰 보폭의 비핵화 조치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미국이 아직 군사 분야 조치를 취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고, 부분적 제재 해제를 상응 조치로 제안한 것으로 덧붙였습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 핵시험과 장거리로켓 시험 발사를 영구적으로 중지한다는 확약도 문서로 줄 용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합의가 무산된 데 대한 설명도 미국의 설명과는 달랐습니다.

[리용호 / 북한 외무상 : 미국 측은 영변 지구 핵시설 폐기 조치 외에 한 가지를 더 해야 한다고 끝까지 주장했으며 따라서 미국이 우리의 제안을 수용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이 명백해졌습니다.]

리용호 외무상 회견에 배석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 위원장이 앞으로 북미 협상에 대해 의욕을 잃었을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식 계산법에 대해서 이해하기 힘들어하고, 이해가 잘 가지 않아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YTN 김태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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