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심야 회견에도 대화 국면 유지 시사

북, 심야 회견에도 대화 국면 유지 시사

2019.03.01. 오전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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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문 채택없이 끝나고 난 뒤 북한은 심야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의 합의문 채택 불발과 관련해 과거와 같이 미국을 맹렬하게 비난하는 것을 자제하면서 대화 국면을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시사했습니다.

김호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심야 돌발 기자회견을 개최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협상과 관련한 민감한 내용을 공개하면서 하노이 선언 불발 배경을 자세하게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리 외무상은 미국과의 협상을 중단한다는 의사를 담은 표현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미국과의 협상이 다시 열릴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언급하면서 그런 경우에도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한 원칙적 입장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리용호 / 북한 외무상 : 현 단계에서 우리가 제안한 거 보다 더 좋은 합의가 이뤄질 수 있는 건지, 이 자리에서 말하기 힘듭니다. 이런 기회마저 다시 오기 힘들 수 있습니다.]

리용호 외무상은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비난 표현을 의도적으로 자제하면서 북미 정상 간 대화 구도가 유지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암시했습니다.

오히려 김정은 위원장과 같은 반열의 지도자로 인정한다는 입장을 명백하게 밝혔습니다.

[리용호 / 북한 외무상 : 조미 양국의 수뇌분들은 이번에 훌륭한 인내력과 자제력을 가지고 이틀 간에 걸쳐서 진지한 회담을 진행하셨습니다.]

리용호 외무상은 오히려 협상 과정에서 안전 담보 문제가 중요했지만, 미국이 군사 분야 조치를 취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고 부분적 해제를 상응 조치로 제안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리 외무상 심야 회견은 외형적으로 미국 주장에 강력하게 반발하는 분위기를 풍겼지만, 미국과의 기존 대화 구도를 유지하고 싶다는 의지도 동시에 밝힌 것으로 분석됩니다.

YTN 김호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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