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숙청? “어려움 겪겠지만 사실로 믿기 어렵다”

전문가, 숙청? “어려움 겪겠지만 사실로 믿기 어렵다”

2019.05.31. 오후 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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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9년 5월 31일 (금요일)
■ 대담 :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실장


전문가, 숙청? “어려움 겪겠지만 사실로 믿기 어렵다”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이어서 북한 관련 뉴스 잠시 해 보겠습니다. “김영철은 숙청, 김혁철은 처형, 김여정은 근신.” 오늘 한 일간지가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런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청와대는 섣부른 판단이나 언급은 적절치 않다면서 조심스러운 반응이었는데요. 이 뉴스를 어떤 관점에서 봐야 할지, 전문가의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세종연구소 홍현익 외교전략실장 연결합니다. 실장님?

◆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실장(이하 홍현익)> 네, 안녕하십니까.

◇ 이동형> 하노이 북미 회담 관련자들에 대한 숙청 보도, 어떻게 봐야 할까요?

◆ 홍현익> 네, 저도 아침에 그 신문 보고 깜짝 놀랐는데요. 1면 탑 기사로 그게 올라가 있는데, 과거에도 최룡해가 혁명화 과정 들어가고 그랬을 때, 혁명화 과정 들어간 것은 맞지만, 완전히 처형되거나 숙청됐다기보다 몇 달 근신하다가 다시 지금 다시 2인자로. 완전 2인자가 됐잖아요. 그래서 약간 근신 중이라는 정도는 맞을 거라고 보는데요. 왜냐하면 북한의 최고 지존이고,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되는 수령이 오류를 범하게 만든 죄가 크다고 하는 그런 체제 논리상으로 상당한 정치적 어려움에 있을 것이라고 분명히 추정이 가능한데요. 그런데 기사를 가만히 보면, 그냥 대북 소식통이라고 되어 있어요. 물론 취재원을 보호하기 위해서 일부러 그랬을 수도 있는데, 과거의 사례를 보면 다 총살됐다, 처형됐다고 했는데, 군인 같은 경우에 별 두 개 정도 떼고 다시 별 하나로 나타났다가 다시 별 세 개가 되고,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했거든요. 그래서 지금 나온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거라는 것은 충분히 추정할 수 있는데, 그러나 그 보도 자체가 사실이라고 저는 믿기 어렵습니다. 특히 김영철 같은 사람을 처형했다고 하는데, 스페인 대사 출신의 외교관이고, 이번에 책임이 있다고는 하지만 제가 볼 때는 얼마 전에는 외무성에 복귀했다는 뉴스도 나왔고, 김영철 같은 경우는 당 부위원장에 임명됐고요. 장관급인, 우리나라로 국무위원이죠. 우리나라와 같은 장관급 국무위원에도 임명됐고, 김정은하고 사진도 같이 찍고 했는데, 과연 혁명화까지 보냈을까. 가능성은 있습니다만, 그냥 그 기사 보고 이게 사실이다, 이렇게 믿기에는 조금 근거가 희박하다. 그런데 우리 국정원에서도 확인해 줄 사실이 없다고 해서 일단 야당 쪽에서는 국정원이 그것도 모르느냐, 이러는데 제가 보기에는 국정원 탓을 하기보다는 언론 보도가 제가 볼 때는 북한 소식통 정도라면, 단신으로 처리해야지, 이것을 사람들이 신문 받아들자마자 보고 1면 톱 기사로 올렸다고 하는 것은 과거에도 이런 기사들이 많이 나왔는데, 그 사람이 다시 나타났을 때 우리 신문이 상당히 오보를 했습니다, 이런 사과 보도한 것을 제가 거의 못 봤거든요.

◇ 이동형> 문제는 오늘 보도를 한 조선일보가 과거에 현송월 숙청됐다, 이런 대형 오보를 썼던 회사이기 때문에 더욱 그런데요. 현송월 오보뿐만 아니죠. 리영길, 황병서, 다 옛날에 한 번씩 오보를 냈었거든요. 그래서 과연 이것이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지. 그것도 궁금해서 한 번 실장님 연결해봤습니다. 실장님도 이것을 100% 믿어야 하는 건 아니다, 이 말씀이네요?

◆ 홍현익> 100%가 아니라 저는 한 40% 정도 믿습니다. 그리고 지금 거명된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한 것은 사실일 텐데, 근신하고는 있겠죠. 그런데 이게 총살, 혁명화 과정, 정치범 수용소. 김성혜 같은 경우에 굉장히 김정은의 총애를 받았던 사람인데, 통전부 통일책략실장으로. 그 사람을 갑자기 그렇게 정치범 수용소까지 보냈을까. 그런데 국정원에서 대체로 정보는 가지고 있어도 정확하게 그 사람이 어디 정치범 수용소를 갔는지, 이런 것은 확인하기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요. 그러고서 제가 볼 때는 국내 정치적 공세성이 있지 않나.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제가 만약에 그 신문사 기자라면 보도는 하되, 상당히 단신으로. 한 4면이나 5면 정도에. 조그맣게 이런 정보가 입수됐는데, 사실관계는 조금 더 확인해봐야겠다, 이렇게 보도를 할 텐데요. 단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과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 이동형> 제가 기억하기로는 5월 22일자 각종 뉴스 일간지에 김혁철 복귀했다, 이런 기사가 있었거든요.

◆ 홍현익> 그렇죠. 외무성 복귀했다는 소식이 들어왔었죠.

◇ 이동형> 그러면 복귀했다가 열흘 만에 처형시킵니까? 이것도 어떤 소식을 믿어야할지 모르겠어요.

◆ 홍현익> 언론이 제가 보기에는, 저는 기자는 아닙니다만, 서로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만약 다른 경쟁지에서 먼저 내면 이게 물 먹는다고 하죠. 그래서 사실은 동아일보 주 기자가 이것을 먼저 입수했다고 하는데, 굉장히 망설이다가. 저는 주 기자가 상당히 신중한 기자라고 생각하는데요. 자기는 머뭇했는데, 다른 신문에서 먼저 낸 것을 보고 이거 이러면 안 되겠구나. 왜냐하면 물 먹는다고 하잖아요. 제가 볼 때 보도하는 것 자체는 좋은데, 이게 추정이라고 하면서 조금 단신 처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다른 거 하나만 궁금한 거 여쭐게요. 지금 개성공단 방북 허가가 났는데, 북한이 여기에 대해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국제기구를 통한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도 그렇고요. 북한의 침묵이 이렇게 길어진 이유가 뭡니까?

◆ 홍현익> 북한은 그거는 언제든지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지금은 미국하고 담판을 해야. 왜냐하면 대북 제재를 풀어야 하는데, 이게 식량 받고 개성공단 왔다 갔다 해도 이게 개성공단이 재개되는 게 아니잖아요. 상징적 행위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개성공단 재개를 위해서 우리 정부가 한 발 나간다면 받아들이겠지만, 그게 아니라 괜히 자기들은 미국에 대해서 불만을 토로하는데, 그것을 받아들임으로써 역시 북한이 굉장히 어렵구나, 그래도 고개를 숙인 셈이 되기 때문에 안 받는 게 아닌가. 그러니까 제가 하노이 회담 때도 북한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얘기조차 안 했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이거는 남북 간의 문제고, 그리고 유엔안보리 제재가 풀리면 자동으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은 하게 된다. 그런 정도로 북한은 큰 그림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일단 우리 정부하고는 당분간은 소강상태를 보이지 않을까. 그렇다고 우리의 그런 제스처가 무시당한다거나 그렇게 생각하기보다는 이게 하나의 밑 걸음이 돼서 결국은 북미 대화를 개척하는 데 도움은 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이동형> 네, 실장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 홍현익>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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