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성의출발새아침] “민주노총이 말하는 ‘정부의 노동탄압’...자기중심적 평가”

[김호성의출발새아침] “민주노총이 말하는 ‘정부의 노동탄압’...자기중심적 평가”

2019.06.24. 오전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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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9년 6월 24일 (월요일)
□ 출연자 : 최영기 한림대 경영학부 객원교수

-민주노총 노동탄압이라 비판하지 않은 역대 정부 없어 
-노골적인 폭력과 불법...사법당국 입장에서 그냥 방치 못해 
-노동계에 대한 정부의 편향적 태도, 재계 쪽에선 질투 날 정도
-민주노총의 노동탄압이라는 것은 굉장히 자기중심적인 평가
-민주노총, 불법과 합법 넘나드는 투쟁노선...깊은 성찰·노선변경 필요
-정부, 노동계에 우호적 입장...대화와 협상 통해 얻을 게 더 많아
-민주노총의 ‘강경모드’, 최저임금 인상률에 크게 영향 못 미칠 것
-최저임금, 심리적 한계 이르러...인상률 3~4% 정도는 불가피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 이 정부 하에서 불가능
-경사노위 외에 대화채널은 얼마든지 가동 가능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의 구속으로 정부와 노동계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비상체제에 들어간 민주노총은 다음 달 18일 총 파업을 비롯한 전면 투쟁 계획을 확정했습니다. 최악의 하투가 오는 것이 아니냐, 이런 우려도 있습니다. 문제는 당장 이번 주, 내년도 최저임금 협상부터 해서 노동계와 정부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는 것이죠. 전문가와 함께 문제들을 자세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노동연구원 원장을 지내신, 최영기 한림대 경영학부 객원교수, 연결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최영기 한림대 경영학부 객원교수(이하 최영기): 네, 안녕하세요.

◇ 김호성: 지금 청와대 입장부터 좀 살펴보겠습니다. 민주노총, 지금 정부가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서 함께 협상해야 할 가장 중요한 파트너가 아니겠습니까?

◆ 최영기: 그렇죠. 그동안 지난 2년 동안 일자리 창출, 청년고용, 광주형 일자리 여러 부분에서 노동계와 정부의 긴밀한 협의와 협력 이런 것을 추구해왔죠. 지금도 경제가 상당히 불안정한 상태잖아요. 제조업의 구조조정도 진행되고 있고, 특히 3040대 핵심 인력들의 실업 문제도 크고 이렇기 때문에 노동계의 어떤 협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봐야죠.

◇ 김호성: 그런데 민주노총은 지금 김명환 위원장 구속 연계해가지고 ‘노동탄압’ 이렇게 규정했습니다. 그런데 탄압을 규정하는 쪽과 대화를 끌어나간다는 것이 가능하겠느냐, 이런 걱정이 듭니다.

◆ 최영기: 민주노총이 역대 정부에서 노동탄압이라고 비판하지 않은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되돌아보면. 김명환 위원장 스스로는 굉장히 온건합리적인 그리고 대화를 추구하는 그런 노선이었습니다만, 지난 3월 말 4월 초에 있었던 국회 앞에서의, 단순히 과격한 정도가 아니고 노골적인 폭력과 불법이 있었기 때문에 사법당국과 경찰 입장에서는 이것을 그냥 방치할 수가 없었다고 저는 봅니다. 물론 중요한 대화 파트너이고, 그리고 김명환 집행부의 어떤 노선은 이해할 만하지만, 명백한 그런 불법에 대해서 어떻게 할 수가 없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들고요. 노동탄압이라는 것이 그동안 일반인들의 감각으로 보면 정부의 민주노총 노동계에 대한 태도는 눈물겹다고까지 할 수는 없지만 정말 재계나 기업 쪽에서 보면 굉장히 질투가 날 정도로 굉장히 노동계에 편향적인 그런 태도였다고 볼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민주노총의 어떤 노동탄압이라는 것은 굉장히 자기중심적인 그런 평가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 김호성: 기업의 입장에서는 편향적인 표현이라고까지 할 수 있을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친 노동계 성향을 보여 온 이 정부와, 그리고 민주노총 내에서도 대화파로 분류되는 위원장과, 이 같은 대화의 여지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간극이 벌어지게 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어떤 것이라고 보시는지요?

◆ 최영기: 지금 국면에서 보면 결국 민주노총의 지도부가, 김명환 지도부가 아무래도 대화 노선을 가보겠다고 했지만 민주노총 내부 어떤 폴리틱스에서 대화 노선이 결국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이것의 구체적인 어떤 결론이 지난 1월 달에 있었던 민주노총의 정기 대의원대회였거든요. 이 자리에서 김명환 집행부가 사회적 대화기구에 복귀를, 지금 경제사회노동위원회라는 그 대화기구에 복귀를 주요 안건으로 다뤘는데,

◇ 김호성: 그런데 부결됐잖아요.

◆ 최영기: 이게 결국 처리가 안 된 거예요. 이것은 뭐냐면 민주노총이 이 정부가 아무리 노동존중 사회를 이야기하고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하더라도 민주노총은 그 대화에 참여할 수가 없다. 그러니까 이것은 달리 이야기하면 대화보다는, 협상과 타협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대중투쟁, 투쟁을 통한 쟁취 이런 기존의 노선을 그냥 견지하겠다. 이런 결정이었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이러지 않고 민주노총이 좀 더, 정기 대의원대회 이전에 김명환 집행부가 작년 1월 달에 출범했는데 출범하고서 작년 중반기 언제쯤 빨리 어떤 결정을 했으면 좀 나았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들고요. 정부로 봐서도 민주노총을 그렇게 적극적으로 대화 테이블에 불러들여서 일자리든 탄력근로시간을 비롯한 노동법 개정에, 사회적 대타협에 참여를 독려를 했는데 이것이 조금 과도한 어떤 기대 아니었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민주노총이 결국은, 결국은 언젠가는 이런 어떤 투쟁을 통한 쟁취, 불법과 합법을 넘나드는 이런 투쟁노선에 대해서 깊은 성찰과 노선 변경 같은 게 필요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해요.

◇ 김호성: 한 달 전쯤 교수님 이 프로그램 출연하셔서 했던 말씀이 기억나는데, 조금 전에 ‘내부 폴리틱스’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말이죠. 그때 한 달 전쯤에 무슨 말씀 하셨냐면, 우리나라에서는 ‘멍청아, 문제는 경제야’가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는 정치가 더 문제다. 이런 말씀하셨는데 그 정치라는 것이 노동계에서조차 정치가 더 문제라는 말씀이십니까?

◆ 최영기: 그런 셈이죠. 그러니까 실리적으로 보면 민주노총이 지금 정부의 이런 어떤 상당히 우호적인 기본 입장을 감안한다면 적극적으로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얻어낼 게 더 많다고 보거든요. 정책적으론 그렇습니다. 그런데 민주노총의 어떤 오랜, 한 20년의 합법 노조 활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어떤 민주노총 내부의 여러 계파 간의 이합집산, 이런 과정에서 이런 대화파, 온건협상파들이 항상 정치적으로 몰려 왔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번에도 김명환 집행부가 여러 가지 노선변경을 저는 시도했다고 보는데 이것이 좀 더 대중투쟁 노선, 전투적인 어떤 노선을 추구하는 이런 집단들에 의해서 결국 좌절되는 이런 과정을 겪었고, 김명환 집행부도 지난번 국회에서 그렇게 깜짝 놀랄 정도의 과격한 행동을 했던 것은 민주노총 내부 폴리틱스의 어떤 작동에 의해서 그랬던 것이 아닌가. 저는 그런 짐작을 해봅니다.

◇ 김호성: 당장 내일부터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예정되어 있는데. 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최저임금 결정 문제에 대한 논의가 어떻게 전개돼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 최영기: 민주노총이 아무리 정부와의 강경 대치를 주장한다 하더라도 최저임금위원회에는 아마 성실하게 임하지 않을 수 없을 거라고 저는 봅니다. 최저임금 문제는 우리나라 저임 불안정 노동계층들 400~500만 명 정도의 임금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이 빠진다는 건 아마 상상하기 어려울 것 같고요. 다만 노동계의 어떤 이런 강경 모드가 최저임금 인상률을 결정하는 데 그렇게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거라고 저는 봅니다.

◇ 김호성: 최저임금 관련해서 지난번에 교수님께서도 언급하셨어요. ‘정치적 결정 한다면 금년에는 동결이 맞다’ 이런 말씀하셨는데 여전히 같은 생각 가지고 계시는지요?

◆ 최영기: 예, 그렇죠, 그렇죠. 그래서 동결,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지금 어떤 경제 상황이라든가 자영업이라든가 중소 제조업들 입장에서 보면 여기에 추가적인 인상이라는 건 정말 견디기 어렵다. 심리적인 한계에 이르렀다고 저는 보는데요. 그래도 이게 임금이기 때문에 경제성장률과 물가는 반영돼야 하지 않느냐. 이게 이제 일반 상식일 거라고 봐요. 그래서 그렇게 감안한다면 한 3~4% 이런 정도까지는 불가피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고요. 아무리 애를 써도 노동계가 여러 요구를 강하게 한다 하더라도 5%를 넘기기는 어렵지 않을까. 저는 그런 개인적인 전망을 합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그런데 경사노위 같은 경우에는 민주노총이 불참하고 있지만 기타 대화기구에는 참여를 하고 있는데, 앞으로 민노총이 경사노위에 참여할 수 있는 여지는 있을까요?

◆ 최영기: 저는 이 정부 하에서 불가능하다고 보고요. 거의 전망이 없다고 보고요. 이것은 다음 다른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3년 후에 다른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아마 경사노위 참여는 어렵지 않을까. 왜 그러냐면 지난 민주노총의 1월 달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결정이라는 것은 굉장히 우호적인 환경에서 그런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민주노총이 정말 이런 대중투쟁 노선이 아니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그리고 법과 제도의 틀 내에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이런 단단한 어떤 조직적 결의가 없는 한 이런 대화기구에 공식적인 복귀는, 경사노위에 공식적인 복귀는 어렵지 않을까. 저는 그런 정도로 비관적으로 봅니다.

◇ 김호성: 그러면 소통의 통로 자체가 없어진다는 건데, 대안이 없을까요?

◆ 최영기: 그러니까 이런 공식적인 사회적 대화 기구 이외에도 다양한 어떤 대화 채널은 가동될 수 있어요. 지역 단위에서, 지자체 단위에서는 다양한 어떤 대화 채널들이 가동되고 있고요. 중앙정부와의 관계에서도 사안별로 고용노동부라든가 아니면 청와대 여러 정책 당국자들과의 비공식적인 대화 채널은 얼마든지 가동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다만 경제사회노동위원회라는 제도적인 사회적 대화기구가 완전하게 복원되기는 어렵다. 그런 정도의 전망인 것이죠.

◇ 김호성: 마지막으로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해결의 실마리가 있다면 제언 한마디 짧게 부탁드리겠습니다.

◆ 최영기: 당초 구상했던 노동계가 참여하는 그런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서 일자리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것은 좀 어려워졌다고 보고요. 민주노총에 대한 어떤 공개적인 비난이나 이런 건 나오지 않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 건 저는 좋은 입장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더 악화되지 않도록 약간 진정하고 인내하고 그런 수순이었지 않을까. 그런 정도로 생각합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영기: 감사합니다.

◇ 김호성: 최영기 한림대 경영학부 객원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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