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동강 난 바른미래당..."헤어지기도 어렵네"

두 동강 난 바른미래당..."헤어지기도 어렵네"

2019.09.20. 오후 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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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최고위, 하태경 징계 건으로 설전
지상욱, 당 윤리위 징계 부당 주장…철회 촉구
손학규, 유승민 전 대표 겨눠 불쾌감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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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바른미래당의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하태경 의원에 대한 징계 후폭풍으로 오늘도 설전을 벌였습니다.

지금이라도 갈라서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지적까지 나오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아 두 세력 모두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주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 회의는 하태경 의원에 대한 중징계의 여파가 쉽사리 가시지 않았습니다.

비당권파인 지상욱 의원은 홀로 최고위원회를 찾아 당 윤리위의 징계 결정이 부당하며 손 대표가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지상욱 / 바른미래당 의원, 비당권파 : 문재인 대통령 보고 조국 임명 철회를 말씀하실 것이 아니라 하태경 최고위원의 징계 철회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손 대표는 당 대표라고 해도 윤리위의 결정을 뒤집을 수 없다며 비당권파의 요구를 모두 거절했습니다.

대신 비당권파로서 자신을 향해 추한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한 유승민 전 대표를 겨눠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손학규 / 바른미래당 대표 : 제가 항상 하는 얘기입니다만 정치인의 발언에 품격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처럼 극대화된 바른미래당의 갈등을 놓고 일각에서는 야권발 정계개편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하지만, 두 세력이 갈라서기에는 현실적 난관이 많습니다.

당내 다수파인 '안철수-유승민계' 연합 세력을 다 합쳐도 교섭단체 구성 요건 의석인 20석이 되지 않아 분당될 경우 총선을 앞둔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의사일정 협의나 법안 처리 과정에서 존재감을 나타내기 어렵습니다.

비례대표 의원 문제도 변수입니다.

비례대표는 스스로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지만, 제명당하면 의원직을 유지하게 되는데 비례대표도 당권파와 비당권파로 나뉘어 이른바 합의 이혼이 쉽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보수 통합 혹은 선거연대냐, 제3지대 구축이냐, 호남 지역과 손을 잡느냐, 각 계파가 모색하는 정계개편의 방향이나 정치적 지향점이 다르고,

당의 한 축인 안철수 전 대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침묵을 이어가는 점도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임재훈 / 바른미래당 사무총장, 당권파 : 월요일부터는 (최고위원들이) 이 자리에 꼭 참석하셔서 당의 정상화를 이루고….]

[정병국 / 바른미래당 의원, 비당권파 (지난 16일): 문재인 정권과의 싸움은 손학규 대표의 사퇴로부터 시작됩니다.]

당권파와 비당권파 양측 모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바른미래당 사태가 야권 재편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양측 모두 지금 이 상태로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데에는 공감하고 있습니다.

내분 봉합이냐 갈라서기냐, 선택은 피할 수 없는 만큼 고심이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YTN 김주영[kimjy0810@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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