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벼랑 끝 외교' 재연...전망 불투명

북한 '벼랑 끝 외교' 재연...전망 불투명

2019.10.09. 오전 05:2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북, 미국과의 협상에서 ’벼랑 끝 외교’ 자주 사용
미국 협상 대표에 극단적 압박으로 양보 요구
북 외무성, 협상 성과와 함께 ’책임 전가’ 관심
AD
[앵커]
북한과 미국이 스웨덴에서 1차 실무 협상을 진행한 결과 미국을 상대로 다시 한 번 벼랑끝 외교를 구사하겠다는 북한의 구상이 분명하게 확인됐습니다.

미국이 북한의 협상 전술에 대한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할지 여부가 앞으로 협상 성공과 관련한 핵심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왕선택 통일외교 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북한이 어렵게 마련된 미국과의 협상에서 극단적인 압박 행보를 이어가는 것은 벼랑 끝 외교가 익숙하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과거 미국과의 협상에서 마지막까지 극단적인 압박을 가하는 협상 전술을 자주 사용했습니다.

북한이 벼랑 끝 외교에 의존한 것은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기 위한 다른 수단이 마땅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김계관 / 북한 외무성 부상 (2007년 3월) : 마카오 아시아 델타 은행에 동결된 우리 자금 전면 해제하지 않으면 우리 핵 활동 중지하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 대표들이 강대국 중심주의에 빠져 북한을 과도하게 무시한다는 북한 외교관들의 인식도 벼랑끝 외교를 선호하는 배경입니다.

지난 2월 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협상 대표단이 재편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노동당 통일전선부를 대신해 협상을 주도하는 외무성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거나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해도 협상 실패 책임을 미국으로 돌려야 하는 처지에 몰려있습니다.

[김명길 / 북한 미국 문제 특별대표 : 미국은 그동안 유연한 접근과 새로운 방법, 창발적인 해결책을 시사하며 기대감을 한껏 부풀게 하였으나, 아무것도 들고 나오지 않았으며, 우리를 크게 실망시키고, 협상 의욕을 떨어뜨렸습니다.]

미국 처지에서 보면 북한의 벼랑끝 외교는 극도로 불편한 협상 전술이지만, 긍정적인 요소도 존재합니다.

북한 협상 대표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원하는 경제 발전을 위해 대북 제재 해제를 이끌어 내야 하는 임무도 동시에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벼랑끝 외교의 특징을 정확하게 파악할 경우 오히려 타협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으로 평가됩니다.

YTN 왕선택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2024 YTN 서울투어마라톤 (2024년 10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