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안전법'에 고개 돌린 국회..."제발 통과 부탁" 눈물의 호소

'어린이 안전법'에 고개 돌린 국회..."제발 통과 부탁" 눈물의 호소

2019.11.26. 오후 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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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사고 희생 어린이 부모, 국회 방문
"어린이 안전 법안 조속히 통과해야" 눈물의 호소
’민식이법’, 국회 행정안전위 전체회의 의결 앞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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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약속했던 스쿨존 어린이 안전법, 이른바 '민식이법'의 국회 처리가 불투명합니다.

여야의 패스트트랙 관련 입장 차이로 국회가 멈춰 섰기 때문인데, 사고로 아이를 잃은 부모들은 국회로 찾아와 법안 통과를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우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민식이, 태호, 해인이.

한없이 밝게 웃는, 하지만 더는 함께할 수 없는 아이의 사진을 고이 안고 부모들이 국회를 찾았습니다.

더는 안타까운 죽음이 없도록 어린이 안전 법안들을 통과시켜달라는 눈물의 호소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故 이해인 양 부모 : 28일에 행정안전위 법안소위 열릴 수 있도록 꼭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나경원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안 그래도 국회가 오랫동안 법안이 안 된 부분 있어서 하자고 말씀드리고 있고요….]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잘 챙기겠다고 했던 스쿨존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 의무화법, 이른바 '민식이 법'은 현재 관련 상임위에 머물러있습니다.

어린이 통학차량 사각지대를 없애는 '태호·유찬이법'과,

위험에 처한 아이를 방치하면 처벌하는 '해인이법' 등은 이보다 더 진전이 없습니다.

어린이 안전 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되기까지 절차가 많이 남았지만, 정기국회 안에 처리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선거법과 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 정국 속에 여야의 대치가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다른 법안까지 논의할 여력이 사실상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단 여당은 당정 협의를 열어 스쿨존 안에 과속 카메라 설치 등에 필요한 예산 1천억 원을 늘리면서 야당에 신속한 법안 처리를 촉구했습니다.

[이인영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사고가 날 때마다 희생된 아이의 이름을 딴 법안들이 발의됐습니다. 국민적 관심이 높은 지금이 법안들을 처리할 적기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들의 절절한 호소를 들은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들도 상임위 논의를 최대한 앞당겨 법안 처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오신환 /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 어린이 안전 관련해서 쟁점이 되는 법안들도 행정안전위 소관 법안이기 때문에 최대한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하지만 다음 달 10일로 정기국회가 끝나는 데다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어서 이번에 마무리 짓지 못하면 언제 다시 논의 기회가 찾아올지 불투명합니다.

패스트트랙으로 꼬인 정국을 여야 모두 쉽게 풀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칫 어린이 안전 법안마저 20대 국회 종료와 함께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YTN 우철희[woo7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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