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4389인의 기록 "깜짝 놀랄 의외의 인물, 왜?"

친일파 4389인의 기록 "깜짝 놀랄 의외의 인물, 왜?"

2019.12.04. 오후 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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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9년 12월 4일 (수요일)
■ 대담 :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동형의뉴스정면승부] 친일파 4389인의 기록 "깜짝 놀랄 의외의 인물, 왜?"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박정희 전 대통령, 장면 전 국무총리, 언론인 방응모, 김성수, 장지연. 음악가 안익태, 홍난파.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린 인물들입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4000여 명의 친일 행적 인사들을 찾아 인명사전을 만들었습니다. 벌써 10년 전 일이죠. 친일 인사는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 인사를 비롯해 판·검사, 경찰, 언론인, 예술가 등 분야도 다양합니다. 개탄스러운 현실은 이 사전에 이름을 올린 친일 인사 가운데 68명은 여전히 국립묘지에 묻혀 있다는 것입니다. 갈 길이 먼 친일 청산과 친일인명사전 발간 10년의 성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 방학진 기획실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이하 방학진)> 네, 반갑습니다. 방학진입니다.

◇ 이동형> 친일인명사전, 10년 됐다고 하는데요. 시작은 꽤 오래 전부터 기획됐죠?

◆ 방학진> 그렇습니다. 시작은 1991년도 민족문제연구소가 출범하면서부터 저희의 일성이 친일인명사전을 만들겠다고 하는 것이었으니까 그것으로 따지면 18년 만에 인명사전이 발간된 거죠.

◇ 이동형> 지금 보이는 라디오에 오신 분들은 친일인명사전을 볼 수 있는데, 총 세 권으로 구성됐습니다. 총 세 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정희님께서 “친일인명사전, 가나다순입니까? 아니면 제일 나쁜 사람순입니까?” 이렇게 물으셨는데요.

◆ 방학진> 가나다순입니다. 아직 사전을 안 보셨군요.

◇ 이동형> 가나다순으로 세 권이 이렇게, 굉장히 방대한 양입니다. 이게 결국은 친일 행적이 어떤 것이냐, 그리고 그 자료는, 증거자료가 있어야 하니까요. 그런 것들을 나열한 것이죠?

◆ 방학진> 네, 보시면 인명 가장 아래 출전이 나오거든요. 이것은 평전이 아니라 사전이기 때문에 개인의 주관이 배제된, 아주 드라이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출전히 핵심이고, 그 출전이 없었다고 하면 저희가 줄소송을 당했겠죠.

◇ 이동형> 마곡주님께서 “지금 구입 가능합니까?”

◆ 방학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 이동형> 지금도 구입이 당연히 가능하고요. 이 책, 판매는 많이 됐습니까?

◆ 방학진> 영업비밀인데요. 공공도서관이나 대학도서관에는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그다음에 뜻 있는 교육감님들이 학교 예산으로, 교육청 예산으로 보급한 곳은 있고. 또 보급 안 된 교육청도 꽤 있습니다.

◇ 이동형> 처음에는 이거 만든다고 했을 때 일반 대중들이 다 박수를 쳤는데, 발간 과정에 우여곡절이 많았다? 왜 그랬을까요?

◆ 방학진> 저희 민족문제연구소가 예나 지금이나 학술단체인데, 그래서 학술면에 언론에서 많이 나와야 하는데, 주로 정치면, 사회면에 많이 나옵니다. 연구영역을 자꾸 정치화 만들려고 하는 세력 때문에 민족연구문제소의 활동들을 정치 편향적이라고 하는 그런 덧씌우기가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죠.

◇ 이동형> 소위 말하는 좌파 세력들이 우파를 공격하려고 만든 거 아니냐, 이런 논란이죠?

◆ 방학진> 그렇습니다.

◇ 이동형> 이거 처음에 국회 예산으로 만들려고 하지 않았습니까?

◆ 방학진> 처음에는 시민들 모금으로 하려고 하다가 그다음에 저희가 할 수 없는 영역들이 있었습니다. 인명사전을 만들기 위한 기초 예산들, 과거 신문, 잡지들을 사야 하고, 그런 것들을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그런 것들은 저희만이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대한민국의 근현대 연구자들에게 활용될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런 기초 조사사업으로 저희가 예산을 신청했는데, 그게 전액 삭감된 경우가 있었죠.5억 원 정도 예산을 상정했는데, 전액 삭감해서 한 푼도 못 받았는데요. 그것을 안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금을 해주셨죠. 그것보다 더 많은 예산을 모금해주셨죠.

◇ 이동형> 예산 삭감해서 0원으로 만들어서 그것에 대해 분노한 시민들이 그러면 우리가 직접 모금을 해주겠다.

◆ 방학진> 국민이 만들자.

◇ 이동형>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등재된 인물이 4000여 명.

◆ 방학진> 4389명.

◇ 이동형> 가장 논란이 된 인물은 역시 박정희 전 대통령입니까?

◆ 방학진> 그렇습니다. 저희야 박정희 전 대통령은 4389명 중 한 명이고, 굳이 등급을 따지자면 특 A급은 아니라고 보는데, 오히려 박정희 대통령을 빼려고 하는 정치인들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중요한 인물로 만들어버린 거죠.

◇ 이동형> 박 전 대통령은 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겁니까?

◆ 방학진> 친일인명사전은 각 분야별로 기준이 다르지만, 가장 관통하는 기준은 뭐냐면 친일의 적극성, 자발성, 다목성이 되겠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23살 문경초등학교 교사 시절에 일본 만주육군사관학교를 지원하죠. 혈서 지원. 이미 교사이기 때문에 군대를 안 가도 되는 면제사유이고, 이미 19이 넘었기 때문에 군대를 갈 수가 없는데, 혈서를 두 번이나 써서 일본의 사관학교에 입대한 그런 자발성, 적극성이 있기 때문에 등재되었습니다.

◇ 이동형> 기준 계급이 있지 않습니까?

◆ 방학진> 기본적으로 소위, 소위라고 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본인이 군대에 입대하려고 하지 않으면 갈 수 없는 계급이기 때문에. 지금 대한민국 소위와 비교하면 안 됩니다만, 엄청나게 높은 직위라고 할 수 있고요. 박정희 대통령이 혈서를 써서 군대 가겠다고 하는 시기는 1939년이기 때문에 중일전쟁 이후에 조선뿐만 아니라 중국 전 영토가 전쟁통에 있는 상황에서 굳이 군대를 가겠다고 하는 그런 자발성, 적극성이 반영돼서 인명사전에 등재된 것이죠.

◇ 이동형> 그 혈서 논란이 있지 않았습니까? 민족문제연구소에서 혈서를 주장했는데 가짜다, 이렇게.

◆ 방학진> 조작이다, 라고 해서 많은 보수적인, 수구적인 인사들이 말씀을 하셨지만, 결국은 판결을 통해서 가짜 논란은 이미 종식됐죠.

◇ 이동형> 가짜가 아니고 진짜로 있었다. 관련 기사도 나왔고요.

◆ 방학진> 네, 그렇습니다.

◇ 이동형> 또 논란이 된 사람은 백선엽 장군인 것 같아요.

◆ 방학진> 지금 가장 핫한 인물이고, 최근에 주한미군 사령관이 백선엽 전 장군을 찾아가서 생일 축하, 셀카도 찍고 한 모양입니다. 그것에 대해서 현재 광복회장님이 분개하셨는데, 살아있는 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 중에 가장 고령이면서 가장 유명한 분이 백선엽이죠.

◇ 이동형> 백선엽 장군 같은 경우에는 만주군 중위. 거기다가 간도 특설대 복무했기 때문에.

◆ 방학진> 간도 특설대는 쉽게 말하면 이이제이죠. 조선인을 통해서 조선인 독립군을 때려잡아야 한다고 하는 특수부대이고요. 아주 잔악하고, 행위가 악질적이기 때문에 그 당시 조선인들뿐만 아니라 중국인들도 대단히 두려움에 떨었던 부대죠.

◇ 이동형> 이 간도 특설대가 일제가 패망하기 전까지 108차례 작전을 벌여서 항일 무장세력과 민간인을 172명 이상 살해했으며 많은 사람을 체포하거나 강간, 약탈, 고문했다. 그리고 백선엽 장군 본인도 자신의 자서전에서 이와 같은 과거에 대해서 스스로 쓴 글이 있지 않습니까?

◆ 방학진> 있었고요. 어쩔 수 없다고 표현했습니다.

◇ 이동형> 이 부분도 논란이 될 수 없다고 보시는 거고. 의외의 친일파도 있습니까?

◆ 방학진> 개인적으로는 그런 게 있었을 것 같아요. 친일파는 DNA 자체가 친일파의 DNA가 있을 것이다, 라고 많은 분들이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고요. 어떤 인물은 독립운동가의 동생이 친일파인 경우, 또는 그 반대인 경우. 또 아버지는 독립운동가인데, 아들이 친일파인 경우, 또 그 반대인 경우. 보니까 역시 친일의 문제는 개인의 판단의 문제이고, 개인의 사회적 책임이 가장 중요하지 않은가 생각이 듭니다.

◇ 이동형> 장지연 같은 경우에는 우리 학교 다닐 때 시일야방성대곡, 독립운동가로 배웠는데요.

◆ 방학진> 그렇습니다. 장지연 같은 경우에는 많은 분들이 충격을 받았죠. 독립운동가로 알려져 있고, 장지연 이름을 딴 언론상도 오랫동안 있었는데요. 그분이 시일야방성대곡을 발표한 이후에 변절하게 되고, 그 변절의 증거가 너무 명확하기 때문에 인명사전에 등재되어 있고요. 그 후손들이 가처분 신청을 했어요, 법원에. 그렇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수록이 되어 있는 인물입니다.

◇ 이동형> 성훈님께서 “혹시 사전에 후손이 누군지도 나오나요?”

◆ 방학진> 그런 것은 저희가 가장 경계해야 할, 아까 말씀드렸듯이 어떤 인물이 독립운동가이지만, 그 독립운동가의 동생은 또 친일파인 경우도 있고요. 그 반대의 경우도 있기 때문에 친일의 문제, 역사의 문제를 가족의 문제, 혈통의 문제로 연관시키는 것은 오히려 피해야 할, 연좌제를 범할 수 있는 우려가 있습니다.

◇ 이동형> 과거에 소위 말하는 빨갱이 활동을 했다. 그러면 그 자식도 연좌제로.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것이죠.

◆ 방학진> 그것을 피하자고 하는 것이 저희의 목적이니까요.

◇ 이동형> 그렇기 때문에 여기에는 후손이 누구인지 나오지 않는다. 아까 말한 것처럼 굉장히 드라이하게 적혀 있는 것이죠.

◆ 방학진> 그렇습니다.

◇ 이동형> 친일활동을 어떻게 했고, 나중에 해방 후에 활동은 어떻게 했고, 이 정도로 나와 있는 겁니다. 정치인, 언론인, 예술인. 법조인도 상당 부분 들어갔습니다.

◆ 방학진> 네. 전체 법조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많지 않지만 그 인명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대단히 한국 사회에서 많은 족적을, 어떻게 보면 악명을 남긴 분들인데요. 대표적으로 민복기 대법관하고, 홍진기 장관을 꼽을 수 있는데. 민복기는 아시겠지만 일제 때 판사였고, 해방 이후에 인혁당 사건의 장본인 아니겠습니까? 대법원 판결을 내릴 때 대법원장이었고요. 홍진기 씨는 4.19 당시에 내무부 장관으로서 3.15 부정선거에 앞장 선 분이고, 그로 인해서 혁명 재판소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분인데, 복권이 돼서 나중에 중앙방송, 지금 JTBC, 중앙일보, 이것을 설립하고, 그 공로인지 모르겠지만 죽기 전에 국가에서 금관문화훈장까지 받았습니다.

◇ 이동형>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친일파 가운데 국립묘지에 안장된 인물들도, 아까 제가 68명이라고 이야기했는데요. 맞습니까?

◆ 방학진> 그동안 저희가 63명설, 65명설이 있었는데요. 이번에 저희가 인명사전 발간 10주년을 맞아서 다시 한 번 정밀하게 조사를 해봤더니 68명이었습니다. 서울에 35명, 대전에 33명인데요. 그중에서 특이한 것이 서울에 장군 제2묘역에 가면 6명의 장군들이 안장되어 있는데, 그 6명 중에서 3명이, 신태영, 이응준, 임충식, 3명이 친일인명사전에 임명된 분입니다. 이 문제에 관심이 있는 국민들에게 동작동 국립묘지, 특히 장군 묘지에 이 묘역을 꼭 가보시라고 전해주고 싶어요. 저도 가보고 깜짝 놀랐는데, 가장 좋은 명당자리이고, 다른 장군 묘역은 수백 명의 장군이 안장되어 있는데, 여기는 딱 여섯 분만 안장되어 있습니다. 그분들 위해서 내려다 본 위치가 바로 임정요인 묘역이에요. 바로 임정요인 묘역을 발 아래로 내려 보고 있는 그곳에 있는 것이죠.

◇ 이동형> 지금 장군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김창룡, 김백일 같은 경우에는 친일 행적은 당연한 것이고, 훗날에는 독재에 부역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립묘지에 안장되어 있다. 이거 어떻게 우리 아이들에게 역사를 가르쳐야 합니까?

◆ 방학진> 이런 현실을 빨리 우리가 개선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법 개정을 할 수밖에 없는데요. 현재 이 68명의 친일파들을 국립묘지에서 이장하려면 유가족의 동의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제 법 개정을 통해서 유가족 동의 없이 직권으로, 정부가 스스로 직권으로 이장하는 그런 법이 매 국회 때마다 발의는 됩니다만, 항상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그다음에 특정 정치 세력의 반대 때문에 이 법 개정이 여전히 안 되고 있습니다.

◇ 이동형> 우리가 지난번에 간첩조작사건의 피해자 분들을 모시고 방송도 했었는데, 그분들에게 간첩이 아닌 사람을 간첩으로 몰아넣고 고문을 자행하고, 죄 없는 사람을 사형시키고, 또 감옥에 보내고, 그 사람들이 나중에 훈장 받았거든요, 다들?

◆ 방학진> 제가 조금 전에 홍진기 씨에 대해서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홍진기는 일제 때 판사로서 인명사전에 등재되어 있고, 3.15 부정선거 당시에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는데, 언론문화창달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아마 중앙일보를 만들고, TBC를 만들었다고 하는 그런 명분으로 국가로부터 금관문화훈장을 받습니다. 그런 훈장을 취소하는 문제도 많은 국민들이, 저희가 이번에 여론조사를 했거든요. 10주년을 맞아서 많은 국민들이 그 지점에서 많이 분노하고 계셨습니다.

◇ 이동형> 일제에 부역하고, 나라를 팔아먹은 사람들에게 훈장을 줄 수 있느냐.

◆ 방학진> 그렇습니다.

◇ 이동형> 또 민주주의를 반대하고, 독재에 부역한 사람에게 훈장을 줄 수가 있느냐. 그런데 훈장은 추서가 되어 있고, 그것을 박탈하는 것은 힘들고, 이런 차원이네요?

◆ 방학진> 훈장을 준다는 것은 그 사람의 생애를 국민들에게 모범으로 삼아서 배우라고 하는 것인데, 정말 그분들이, 친일파들이 정말 배울 점이 있는 것인지. 정말 모순적인 행태라고 할 수 있는 거죠.

◇ 이동형> 우리가 사과하지 않은 일본을 상대로 해서 계속해서 주장하는 게 독일한테 배워라, 이렇게 말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도 독일한테 배울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반나치법, 혹은 독일 같은 경우는 나치를 옹호하거나 이러면 정말 큰일 나잖아요?

◆ 방학진> 네, 과거에는 김완섭이라든지, ‘친일파를 위한 변명,’ 그다음에 세종대학교 박유하 교수, 이런 분들이 친일을 옹호하고, 위안부 문제에 대해 폄훼했을 때는 그냥 학계의 논쟁으로 이길 수 있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 단계를 넘어섰거든요. 우리가 ‘반종족주의’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분들이 더 이상은 학계 토론회에서 하는 문제가 아니고, 형법으로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고. 이번에 저희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 70%가 이분들은 형사처벌을 해야 한다, 라는 것이고. 독일의 경우에는 독일 형법 86조와 86조 A항이 바로 그런 해당 조항이 되거든요. 나치를 찬양한다든지, 옹호한다든지 하는 것은 가차 없이.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고 바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됩니다. 이런 법을 만들자고 하는 것을 광복회가 열심히 추진하고 있는데요. 지금 김원웅 광복회장께서 친일 미화 금지법을 내년 총선 때 주요한 화두로 만들어야겠다, 이런 입장을 강하게 가지고 계십니다.

◇ 이동형> 친일 잔재도 여전히 여러 곳에 남아 있습니다.

◆ 방학진> 친일 잔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보이는 친일 잔재와 보이지 않는 친일 잔재가 있을 텐데요. 일단 보이는 친일 잔재부터 우리가 솎아낼 필요가 있는데, 그러려면 전수조사가 필요하거든요. 전국적으로 민족문제연구소가 다 조사할 수 없기 때문에 해당 지자체, 특히 광주광역시가 가장 모범이고요. 그다음에 경기도, 충남, 이런 곳이 선도적으로 그 지역 내에 있는 보이는 친일 잔재를 조사하려고 하고 있고, 거기에 민족문제연구소가 열심히 돕고 있습니다.

◇ 이동형> 안익태 작곡가의 애국가는 계속 불러야 하느냐, 이런 논란도 있습니다만, 보수 진영에서 이거는 강력 반발하고 있는 부분인 것 같긴 합니다.

◆ 방학진> 이건 민감한 부분이기는 한데요. 그렇지만 안익태의 애국가 문제는 오랫동안 표절 시비, 또는 작곡가 안익태의 친나치 시비가 오랫동안 돼왔기 때문에 이것을 부른다, 부르지 말자고 하는 결론부터 내지 말고, 안익태의 친일 행적에 대해서, 친나치 행적에 대해서 공론회장을 만들어서 계속 토론하는 게 중요하겠다. 여기서 멀지 않은 숭실대학교에 가면 음악대학교 이름이 안익태 기념관이거든요. 그러면 안익태 기념관이라고 하는 음악대학이 있는 숭실대학교 그 기념관 내에서 안익태의 이런 문제, 애국가, 논란이 되는 문제를 공동으로 연구하고, 토론하고, 우리가 정치 영역이 아닌 순수한 학술의 영역에서 토론이 지속적으로 됐으면 좋겠습니다.

◇ 이동형> 네, 학술 영역에서의 토론이 중요한 것이죠. 아까 훈장 이야기도 했습니다만, 이종찬. 일본군 공병소자로 근무했는데, 일본군 최고 영예 금치훈장을 받았습니다. 이종찬이 유일하게 조선인으로서 받은 일본군 최고 훈장인데요. 이 사람도 지금 국립묘지에 안장되어 있단 말이죠.

◆ 방학진> 네, 국립묘지에 되어 있고요. 지금 아까 말씀드렸던 장군 2묘역, 6명 중 3명은 제가 설명을 드리면 이응준, 그다음에 신태영, 임충식인데요. 임충식은 간도 특설 때 멤버이고, 그다음에 해방 이후에 국방부 장관을 역임했고요. 이응준의 경우에는 초대 육군 참모총장으로서 육군을 세팅한 사람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분이 무슨 말을 하냐면 이런 말을 합니다. 조선 청년에게 가장 큰 꿈이 있다면 천황폐화를 위해 죽는 것이다, 이런 발언을 하고요. 그다음에 신태영의 경우에는 군인으로 첫 번째 목표는 바로 야스쿠니 신사에 가는 것이다. 왜냐하면 일본 군인으로서 죽는다고 하는 것은 죽는 것이 아니라 야스쿠니 신사의 신으로 부활하는 것이다, 라고 하기 때문에 그런 죽음을 선동했던 그런 분들이 장군 2묘역에 3명이나 안장되어 있는데, 가서 비문을 보면 더군다나 기가 차는데요. 애국 일념으로 일평생을 사셨다, 이런 식의 그런 비문이 여전히 쓰여 있죠.

◇ 이동형> 간도 특설대, 또 만주군에 복무했던, 일본 육사에 복무했던, 이런 사람들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 쿠데타에 가담하면서 나중에는 다 국회의원도 하고, 국가재건최고회의, 또 장군도 하고요. 천수를 누리면서 훈장도 타고, 이러면서 살았단 말이죠.

◆ 방학진> 그렇습니다. 내년이 한국광복군 창설 80주년입니다. 광복군 총사령관인 지청천 장군이 바로 장군 2묘역에 있는 이응준, 임충식, 신태영의 발아래 묻혀 계세요.

◇ 이동형> 그래요. 그런 게 참 안타깝다고 말할 수밖에 없을 텐데요. 그런데 이게 해방 후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우리가 문제제기를 했고, 논쟁이 됐고, 논란이 됐습니다만, 여전히 바로 잡아지지 않는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 방학진> 그렇지만 사실 저희가 이번에 여론조사를 하면서 많이 느꼈던 것은 많은 국민들이 여전히 친일 문제가 청산되지 않았다고 하는 것, 그다음에 친일 문제가 단순히 사회적 논란을 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통합의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라고 하는 것이 70% 가까이 답이 나왔기 때문에요. 많은 국민들은 그 해답을 이미 알고 있다. 이렇게 기대해보고 있습니다.

◇ 이동형> 그리고 친일 논란이 있었던 인물들은 어쨌든 대부분 지금 사망했기 때문에 우리가 그 사람들을 다시 잡아다가 처벌을 하자, 이런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이런 것을 기록으로라도 남겨야 하지 않겠느냐. 그래야 후대에 떳떳한 선대가 될 수 있으니까요. 그 문제이기 때문에 이것은 이념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보입니다. 알겠습니다. 오늘 방학진 실장하고 이야기는 여기까지 들을게요. 수고하셨습니다.

◆ 방학진> 네, 고맙습니다.

* 인터뷰 중 언급된 여론조사는 민족문제연구소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1월 1일~4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추출 웹조사를 통해 설문조사한 결과입니다. 응답률은 12.8%, 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p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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