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워킹그룹, 남북협력 걸림돌?

한미 워킹그룹, 남북협력 걸림돌?

2020.01.24. 오전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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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반도 비핵화 논의를 위해 꾸려진 한미 워킹그룹이 최근 자주 입에 오릅니다.

한쪽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남북협력사업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우려가, 다른 한쪽에서는 속도 조절을 위한 안전망이라는 주장이 나오는데요

장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미 워킹그룹은 남북미 관계가 비교적 좋았던 지난 2018년 11월, 실무 협의를 위해 만들었습니다.

[이도훈 /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 : 북한, 북핵 문제에 대한 모든 제반 사항을 망라해서….]

[마이크 폼페이오 / 美 국무장관 : 한미 양국은 서로서로 다른 얘기를 하지 않는다고 확신합니다.]

북핵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이 대표를 맡았고, 우리 측은 외교부뿐 아니라 청와대와 통일부 등이, 미국 측은 국무부에 더해 백악관 NSC와 대북제재 권한을 쥔 재무부까지 참여하도록 했습니다.

회의도 공개하고 결과도 발표하던 출범 초기와 달리, 지금은 몇 차 회의가 열렸는지 세지도 않고 있습니다.

북한의 불만과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부처 간 시각차 때문입니다.

특히 새해 들어 청와대가 개별관광 등 남북협력사업 의지를 굳히면서 갈등이 표면화됐습니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제재를 촉발하지 않으려면 워킹그룹을 통하라고 주장했고, 통일부는 '대북정책은 주권에 해당'된다며 강하게 대응했습니다.

[이상민 / 통일부 대변인 (지난 17일) : (개별관광 문제는 워킹그룹으로는 가져갈 계획은 없으신가요, 지금은?) 여러 번, 말씀드리겠습니다. 대북제재에 관광이 해당되지 않는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워킹그룹의 존재가 미국에 관여할 통로를 줬다며 창의적인 논의 없이 된다, 안 된다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외교부의 시각은 다릅니다.

경의선 철도 현지 조사, 남북 공동 유해발굴 등 여러 사업 추진 과정에서 미국 재무부를 따로 통하는 것보다 오히려 빨리 제재 면제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이수혁 / 주미한국대사 (지난 21일) : 어떤 것도 미국이 이건 안 된다, 해서 거절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제재위원회에서 거부되는 일이 없도록 사전 준비를 하는 것이다….]

우리 측이 제기한 개별관광 등 남북협력 사업에 북한이 침묵을 지키고 있는 상황이라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를 견인하는 통로가 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YTN 장아영[jay2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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