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당]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전 원내대표

[당당당]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전 원내대표

2020.05.20. 오후 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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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나연수 정치부 기자
■ 출연 : 이인영 /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

[기자]
정치부 기자들이 현장으로 찾아가는 YTN 정치인터뷰 당당당.

오늘 만나볼 정치인은요. 이제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그립지 않을까 하면서 섭외했습니다. 아니신가 본데요. 속 시원한 이야기 많이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인영]
반갑습니다.

[기자]
임기 끝난지 벌써 2주가 다 되어갑니다. 그동안에 쉬셨어요?

[이인영]
특별히 쉬지는 않았고요. 그동안에 도움주셨던 분들 또 못 만났던 사람들 만나면서 일종의 마무리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기자]
이인영 원내대표의 임기를 총평하는 기사들을 찾아보니까 이런 제목들이 있더라고요. 이인영 원내대표의 전쟁 같았던 1년. 전쟁이었습니까?

[이인영]
꼭 전쟁이라고 기억하고 싶지는 않고요. 그냥 월드컵 축구경기의 치열한 결승전이었다. 이렇게 기억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미드필더로서 많은 사람들이 득점할 수 있는 찬스를 만들어주고자 노력했고 또 열심히 뛰어왔던 한 해였다. 이렇게 자평하고 있습니다.

[기자]
결정적인 골 기회를 내가 만들었다, 이 정도 평가를 스스로 하실 수 있을까요?

[이인영]
꼭 저만 결정적인 기회를 만든 건 아닌데 축구라는 것으로 비유하면 축구가 11명의 팀워크가 중요하고 지난 1년 동안 우리 당의 여러 선수들과 함께 그래도 호흡을 잘 맞춰서 뛰어서 이번 총선의 결과가 큰 승리로 나타날 수 있도록 미드필더의 야전사령관으로서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
임기 기간 만들어낸 골 중에 가장 스스로 뿌듯하게 생각하시는 건요?

[이인영]
아무래도 공수처 설치를 비롯한 검찰개혁법을 통과시킨 게 아니었는가 이렇게 생각해요.

정권이 여러 번 바뀌었어도 단 한 번도 이루지 못했던 검찰개혁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무소불위 특권의 검찰이 아니라 국민들의 검찰로 국민 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을 만들었다 이런 것들은 뒷날에도 자부심이 될 것 같습니다.

[기자]
이제 공수처장 임명 등의 후속절차는 21대 국회의 첫 번째 과제가 될 텐데요.

일단 우여곡절 끝에 선거법을 개정하고 177석 그야말로 꿈의 의석을 얻었습니다. 개정작업 준비하시면서 예상하신 결과였어요?

[이인영]
총선이 시작되기 직전 쯤에 잘하면 우리가 과반수 의석을 지역구에서도 달성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런 좋은 예감 같은 건 가지고 있었는데 이걸 훨씬 능가하는 압도적인 승리를 국민들께서 만들어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저희가 코로나 국난극복을 위해서 전심전력을 다하는 이런 과정에서 조금은 저의 진정성이 국민들한테 전달된 것이 아닌가. 그래서 국난극복에 힘을 모아주신 것이 아닌가. 국정을 안정적으로 주도적으로 잘 운영하라는 기대와 바람 이런 것들을 실어주셨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선거제도를 저희들이 바꾸면서 임하지 않았습니까? 소수의 비례성, 대표성, 정당의 득표 비율에 맞는 의석의 분할. 이런 것들을 향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는데 결국은 위성정당의 역습 또 특정 정당 정치인들이 가질 수밖에 없는 욕망의 늪 이런 것들로 인해서 조금 겸연쩍고 민망한 우리들조차도 비례정당을 만드는 과정에서 그 의미가 조금은 퇴색된 게 아닌가. 그런 비판들도 있었지만 큰 의미에서는 국난을 빨리 극복하고, 코로나 국난을 빨리 극복하고 민생을 잘 챙겨라. 이런 국민들의 아주 두려울 정도의 무거운 민심 이런 것들이 있었다고 생각하고 총선 결과를 굉장히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낮은 곳에서 성실하게 정치하는 모습으로 보답하려고 그렇게 생각 중입니다.

[기자]
욕망의 늪으로까지 표현하셨어요. 그러면 앞으로 개선이라든지 보완작업이 필요하겠죠?

[이인영]
그렇습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도의 취지 자체는 잘 살리되 이 근본적인 취지를 훼손할 수 있는 이런 것들은 방지하는 대책 이런 것들이 21대 국회에서 마련됐으면 좋겠다 이렇게 바라고 있습니다.

[기자]
패스트트랙 정말 치열한 협상과정을 겪으셨는데 나경원, 오신환, 이인영. 이 세 원내대표의 사실 첫 만남은 인상적이었습니다. 맥주회동하면서 국회 정상화하자. 짠 하시고. 맥주값도 직접 계산하셨었죠. 1년이 지난 지금 두 원내대표에 대한 솔직한 심정은 어떻습니까?

[이인영]
저는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나경원 원내대표가 매우 따뜻한 보수 또 개혁적 보수의 길을 갈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신환 대표도 합리적 중재자로서의 모습 또 젊은 보수의 모습 이런 것들을 잘 만들어줄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유연 진보와 합리 보수가 만나서 멋진 공정과 협치의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 수 있겠다, 이렇게 기대했던 것도 사실인데. 경직된 정치관행 그다음에 대결정치의 관행, 관성 이런 것들을 우리조차도 뛰어넘지 못해서 매우 아쉬웠고. 그러지 못한 건 모두에게 아픔이 되고 불행이 되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제가 더 많이 부족해서 우리의 인연을 더 좋은 인연으로 발전시키지 못했는데요, 21대 국회에서는 공정과 협치의 새로운 장이 열리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자]
그런데 21대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두 분을 만날 수 없게 됐어요. 짧게나마 한마디 지금 해 주신다면?

[이인영]
이제는 제가 더 편하게. 그래도 저는 세비라도 좀 받으니까 제가 밥도 사고 맥주도 사면서 지난 1년 동안 하지 못했던 인연을 더 좋은 인연으로 그렇게 발전시킬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제가 더 많이 만들어야겠다 생각합니다.

[기자]
조만간에 세 분 맥주회동 하면서 회포를 푸셨으면 좋겠네요.

이인영 원내대표의 임기를 돌아보면서 패스트트랙이 제일 먼저 머리에 떠오르지만 임기 내 법안 처리율이 62.25%나 됩니다.

20대 국회 앞선 원내대표 세 분에 비해서 2배에서 많게는 3배에 달하는 법안처리율인데요. 스스로 원내대표로서 나는 이런 리더십을 가졌다. 어떻게 평가를 하십니까?

[이인영]
저는 빠른 리더십에 비교하면 조금 느린 리더십이고요. 전술적인 또 단기적인 성과를 내는 리더십에 비해서는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성과를 만들어가는 그런 리더십이라고 늘 생각해요. 그래서 조급하게 굴지 않고 진중하게 또 깊게 생각하고 대신에 한 번 결정하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잘 변하지 않는 이런 스타일을 추구해 왔죠.

[기자]
좀 아쉬움이 남는 입법과제들도 많이 남겨두고 오셨을 것 같은데. 이제 김태년 신임 원내대표께는 전임자로서 어떤 기대와 바람을 가지고 계세요?

[이인영]
입법과제 중에서 제일 아쉬운 건 국민취업지원제도 이런 걸 뒷받침하는 법제도를 완료하지 못한 것. 그리고 최근에 특고라든가 이런 노동자들이 고용보험의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는 그런 제도적 완료를 하지 못한 게 아쉬운데. 김태년 원내대표가 그런 걸 이어서 제가 못한 걸 채워줬으면 좋겠고요.

제가 원내대표로서 일하면서 돌아보니까 한편에서는 신속한 성과를 내야 되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의회주의 정치철학, 문화 이런 것들을 만들기 위해서 협치의 길도 가야 되는데. 2개의 길 속에서 늘 팽팽한 긴장감을 가지고 균형을 취해 나가는 그런 원내대표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을 해요.

김태년 원내대표는 저보다 당직 경험이 훨씬 많아서 듬직하게 잘해낼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응원하고 있습니다.

[기자]
이인영 원내대표. 전 원내대표시죠. 입에 붙었습니다.

대학생 시절부터 시작해서 평생 정치만 해 오셨어요. 원래 정치인이 꿈이었습니까? 아니면 시대가 어떤 요구한 운명 같은 거였을까요?

[이인영]
민주화운동을 한 것조차도 넓은 의미에서 정치다, 이렇게 생각하면 대학 시절부터 저는 지금까지 계속 정치만 한 거겠죠. 그런데 제도정치와 좀 다르게 민주화운동, 시민운동 이런 것들을 구분한다면 제가 정치의 길로 들어서지 않았으면 시민운동가로 계속 남아 있었을 가능성이 높고 그다음에 민주화운동이 필요 없는 젊은 시절을 살았었다면 아마 지금쯤 문학비평가, 현대비평을 하거나 아니면 고향에서 중고등학생들을 가르치는 국어선생님이 되어있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해요.

[기자]
항상 본회의장에서 연설하시는 모습만 봤지만 사실 국어국문학을 전공하셨죠.

[이인영]
전공했다고 하기에는 좀 민망한...

[기자]
이인영 전 원내대표가 만들어낸 어록들도 많이 있습니다. 정치의 시간, 국회의 시간. 이런 말씀들을 많이 하셔서 저도 이제는 이인영의 시간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오늘 자리 만들었다고 생각하는데요.

이제 21대 국회, 4선 국회의원으로서 여러 가지 목표도 있으실 것 같고 일각에서는 이제 당권 도전하지 않느냐, 대권 도전하지 않느냐. 이런 전망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계획이 어떻게 되세요?

[이인영]
제가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잘 정리해야 잘 잊혀져야 잘 기억된다, 이런 것들이 있어요. 그리고 비울 때 다 비워야 또 새로운 걸, 완전히 새로운 걸 다시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당권, 대권 이런 거 전혀 생각하지 않고 지난 1년의 생각들 이런 것들을 반추하면서 완전히 저를 비우고 있습니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8월에 예정되어 있는 전당대회에는 출마하지 않을 거고 그보다는 더 급하게 코로나 국난이 특히 경제적인 측면에서 그 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국난 이런 것들을 극복하는 데 이등병으로서 정위치하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다시.

[기자]
당권, 대권만 여쭤봤는데 혹시 지자체장 선거는.

[이인영]
그런 생각도 안 하고 있습니다.

[기자]
오로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서.

[이인영]
네. 지금은 그럴 때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
매진하겠다는 말씀입니다.

1년 동안 한 번도 멈추지 않고 계속 걸으셨습니다. 앞질러 뛰는 모습도 본 적이 없었던 것 같고 그렇다고 멈추는 모습도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21대 국회에서도 4선 의원으로서 뚜벅뚜벅 계속해서 걸어가주실 거죠?

[이인영]
그렇습니다.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전 원내대표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이인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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