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의 꿈' 검찰개혁, 겨우 문턱 넘었지만 '미완성'

'노무현의 꿈' 검찰개혁, 겨우 문턱 넘었지만 '미완성'

2020.05.23. 오전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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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 13일 만에 검사와의 대화
임기 초부터 사법개혁 추진했지만 검찰 저항 직면
퇴임 후에 검찰 수사 받아…문재인 대통령이 변호
"노무현의 꿈 부활…국민과 소통하며 개혁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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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헌정사에 유일한 법률가 출신 대통령이자 검찰개혁을 핵심 국정 목표로 삼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17년 전 검사와의 대화를 시작으로 노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검찰개혁은 현 정부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법 입법으로 첫발은 뗐지만, 여전히 미완성입니다.

신호 기자가 그 의미와 과제를 짚어봤습니다.

[기자]

[故 노무현 전 대통령 / 2003년 3월 전국 검사와의 대화 : 이쯤 되면 막 하자는 거지요? 청탁 전화 아니었습니다. 그 검사를 입회시켜서 토론하자고 하면 또 하지요.]

취임 2주도 안 된 새 대통령과 검찰의 어색한 만남.

'이쯤 되면 막 하자는 거죠'라는 표현이 대통령의 입에서 나왔던 장면은 상징적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의욕적으로 사법개혁을 추진했지만, 로스쿨과 배심원제 도입 정도에 그쳤고 검찰개혁에선 강한 저항에 부닥쳤습니다.

오히려 퇴임 후에는 수사를 받는 처지가 됐습니다.

초대 민정수석이었던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이 서초동 대검찰청 조사실에서 새벽까지 노 전 대통령을 변호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2017년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 : 노무현 대통령님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이제 가슴에 묻고, 다 함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봅시다.]

노 전 대통령 서거 8년 만에 친구 문재인은 대통령이 돼서 추도식을 찾았습니다.

국민의 속도에 맞추는 중단없는 개혁을 예고했습니다.

과정은 다시 험난했습니다.

검찰개혁 등 쟁점 법안의 신속처리 안건 지정 과정에서 국회는 대화와 타협 없이 몸싸움만 보여줬습니다.

조국 전 장관 지명 이후 검찰과 청와대의 갈등이 노출됐고 국론 분열의 상처도 컸습니다.

검경 수사권 조정법과 공수처법은 이런 험난한 고비를 거치며 20대 국회 문턱을 겨우 넘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꿈꿨던 검찰개혁이 입법만으로 완성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공수처만 해도 후속법안 마련과 공수처장 추천 때 야당의 협조를 얻는 절차 모두 쉽지 않아서 목표로 했던 7월 출범에 차질이 생기는 분위기입니다.

YTN 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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