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징계 왜 논란일까?...'민주당'이라는 이름의 숙명

금태섭 징계 왜 논란일까?...'민주당'이라는 이름의 숙명

2020.06.06. 오전 05:2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당론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민주당이 금태섭 전 의원에게 내린 징계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진보정당이든 보수정당이든 당론과 배치된 행위에 대해 징계를 한 적이 있었는데, 유독 민주당의 경우 논란이 더 커 보입니다.

왜 그럴까요? 이대건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김대중 정부 때인 지난 1999년 4월,

민주당은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만든 노사정위원회 법제화 법안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통과시켰습니다.

당시 한나라당 이수인·이미경 의원도 힘을 보탰습니다.

법안 통과 후 민주당 의원들의 악수까지 받았지만 두 의원에게는 제명 등 중징계가 내려졌습니다.

[이수인 / 당시 한나라당 의원 (지난 1999년 5월) : 역사적 신념이라든가 정치적 소신이라든가 이것을 이해하고 인식하지 못하는 정치적 미숙성의 발로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당 사례도 있습니다.

2009년 말, 노동관계법 처리 과정에서 당론을 어겼다는 이유로 당시 추미애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에게도 1년간 당원자격정지라는 중징계가 내려졌습니다.

[추미애 / 당시 민주당 의원 (지난 2010년 1월) : 노조법이 여야 정쟁의 희생물이 되지 않도록 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었는데 이제 와서 정쟁의 희생물로 저를 끌고 간다면 저는 국민과 함께 저의 소신과 원칙을 끝까지 지킬 수밖에 없습니다.]

예상대로 보수언론이 나서 추 위원장을 적극 옹호했고 추 위원장은 실제로 서울 명동에서 장외 투쟁에 돌입하기도 했습니다.

2020년 6월 여의도에는 '금태섭 징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현 정부의 핵심 공약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안 처리 때 기권표를 던져 징계를 받았는데, 징계의 근거가 된 민주당의 '강제적 당론'과 당규가 국회법은 물론 헌법에 위배 된다는 게 핵심입니다.

[김해영 /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당론에 따르지 않은 국회의원의 직무상 투표 행위를 당론에 위반하는 경우에 포함해 징계할 경우, 헌법 및 국회법의 규정과 충돌이 발생할 여지가 있습니다.]

게다가 경선 탈락이라는 정치적 평가를 이미 받은 상황에서 징계까지 내린 건 부관참시라며 통합당과 보수언론이 연일 비판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진보언론까지 가세해 징계를 풀어야 한다며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안이 있을 때마다 유독 민주당에 엄격한 이유는 무엇일까?

민주당은 보수정당에 비해 민주적 잣대가 스스로 엄격하다는 걸 자부해왔기 때문입니다.

이를 자산으로 2016년부터 시작된 4번의 전국 단위 선거에서 모두 이기고 한국 정치의 주류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는 평가가 가능합니다.

'민주'는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는 한국 정치의 핵심 가치가 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비판 칼럼을 썼다는 이유로 고발했던 임미리 교수 때도 민주당은 현재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YTN 이대건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