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대결시대 회귀는 안 돼...한반도 운명 남북이 개척"

문 대통령, 영상으로 6·15 선언 20주년 기념사
김대중 전 대통령 넥타이 착용…6·15 정신 강조
"여건만 기다릴 수 없어…스스로 돌파구 열자"
남북 합의 이행과 제재 완화 부진에 아쉬움 표현

[앵커]
북한이 대북 전단을 문제 삼아 군사행동까지 예고하고 나선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긴장을 조성하며 대결 시대로 돌아가려고 하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한반도 정세를 전환하고자 했던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을 평가하면서 어려울수록 남북이 대화의 창을 열고 한반도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신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0년 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맸던 넥타이를 하고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사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

소통이 중단되고 대결 국면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다시 6·15 정신으로 돌아가자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한걸음이라도 나아가기 위해 얼음판 걷는 심정으로 임했지만 성과는 충분하지 않은 현실.

[문재인 / 대통령 : 한반도는 아직은 남과 북의 의지만으로 마음껏 달려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더디더라도 국제사회의 동의를 얻으며 나아가야 합니다.]

그렇다고 여건이 좋아지기만 기다릴 수 없는 시간이 온 것을 알고 있다면서 남북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사업을 찾아서 돌파구를 열자고 제안했습니다.

재작년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의 합의를 포함해 국제사회의 제재 완화가 기대만큼 성과를 못 낸 점에 대한 안타까움도 표현했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 한반도 정세를 획기적으로 전환하고자 했던 김정은 위원장의 노력을 나는 잘 알고 있습니다. 기대만큼 북미관계와 남북관계의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나 또한 아쉬움이 매우 큽니다.]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했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바란다면 누구도 해서는 안 될 적대 행위라며 우리 국민도 합의를 지켜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 회의에서도 북한을 향한 분명한 메시지를 제시했습니다.

남북 정상이 8천만 겨레 앞에서 한 약속을 되돌려선 안 된다며 남북 관계를 다시 멈춰 세우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 북한도 소통을 단절하고 긴장을 조성하며 과거의 대결시대로 되돌리려 해서는 안 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재작년 정상회담 이후 남북 관계가 가장 경색된 가운데 하루 두 번이나 대북 메시지를 냈습니다.

합의 이행 의지를 분명히 하고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을 평가하면서, 남북이 주체적으로 한반도의 운명을 열어가자는 제안입니다.

YTN 신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