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왜 악역 자처할까?...이유 분석해보니

김여정, 왜 악역 자처할까?...이유 분석해보니

2020.06.17. 오후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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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연일 입에 담기도 힘든 독설을 쏟아내며 대남 비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수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데 이렇게 악역을 자처하는 이유는 뭘까요?

최아영 기자가 분석해봤습니다.

[기자]
지난해 북미 하노이회담 전까지 김여정 제1부부장이 보여준 모습은 그야말로 싹싹한 여동생이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시종일관 그림자 수행하며 눈길을 끌었고, 대통령 내외가 평양을 방문했을 때도 먼저 나서 환하게 맞아준 인물이기도 합니다.

[김정숙 여사 (지난 2018년 9월 / 평양방문) : 놀랍고 놀랍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환영해주셔서요.]

그런데 지난 3월부터 이런 김여정 제1부부장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습니다.

연일 입에 담기도 힘든 독하고 거친 말을 쏟아내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내놓은 연설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조선중앙TV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담화) : 새삼 혐오감을 금할 수 없다. 한마디로 맹물 먹고 속이 얹힌 소리 같은 철면피하고 뻔뻔스러운 내용만 구구하게 늘어놓았다.]

이유는 뭘까?

우선, 2년 전 남북정상회담 뒤 남북합의 사항에 진전이 없자, 북한 강경파로부터 압박받았을 가능성이 나옵니다.

더구나 지난해 신년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의 조건없는 재개를 말하며, 현물 대신 다른 방법도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했는데도 진전 없자 불만이 쌓였다는 겁니다.

[김열수 /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YTN '뉴스N이슈' 출연) : 모든 남북관계가 이미 차단이 돼 있었잖아요. 심지어 NGO조차도 못 만나게 했으니까. 여기에 코로나 사태까지 겹쳤으니까 더하기는 하죠.]

또 다른 하나는 북한 특유의 어법이라는 해석입니다.

고립된 상황에서 독설과 막말을 해야 국제사회에서 주목을 받는다는 일종의 학습 효과라는 겁니다.

결국 김여정 부부장의 독설은 북한 체제 결속 측면이 강합니다.

남북 합의 이행에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경제는 어렵고 그토록 원하던 북미 대화도 끊겨 독설의 수위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

YTN 최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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