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최숙현법' 처리에 한목소리...일부 이견은 '변수'

고 최숙현 선수 아버지, ’최숙현법’ 통과 호소
여야, 앞다퉈 법안 발의…’운동선수보호법’ 보완
지속적 폭행에 대한 신속한 조사·조치에 한계
민주-통합, ’팀닥터’ 관련 법안 내용에도 차이

[앵커]
고 최숙현 선수의 안타까운 죽음 뒤 재발방지를 위해 정치권은 한목소리로 이른바 '최숙현법' 제정을 약속했습니다.

여야 모두 신속하고도 실질적인 조사와 조치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이견이 법안 통과의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우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최영희 / 고 최숙현 선수 아버지 (지난 10일) : '최숙현법'이 반드시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십시오.]

끔찍한 나날을 뒤로하고, 외로이 생을 마감한 딸이 한으로 맺힌 아버지는 제2, 제3의 딸과 같은 죽음을 막도록 '최숙현법' 통과를 간곡히 호소했습니다.

이미 여야는 앞다퉈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다음 달 시행을 앞둔 '운동선수보호법'에서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난 미비점에 초점을 뒀습니다.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운동선수보호법'은 폭행 지도자의 자격 박탈과 공공기관 성격의 스포츠윤리센터 설립과 조사 관련 내용을 주로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폭행·폭언을 신고하더라도 몇 달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조사와 조치가 없었다는 점을 보완하기에는 부족합니다.

이번에 새로 준비한 법안에는 실질적인 조사와 신속한 조치, 피해자 보호 강화 측면이 보강됩니다.

[이 용 / 미래통합당 의원 (지난 10일) : 신고자나 피해자를 위해 임시보호시설을 설치·운영하도록 하고, 이들에 대한 불이익 및 조사 방해 등 2차 가해를 금지하도록….]

차이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신속한 조치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2주 안에 사실 여부 조사와 조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미래통합당은 지체 없이 신고자와 피해자를 보호 조치하고 조사에 착수하도록 했습니다.

다시 말해, 민주당은 2주 안에 끝내자, 통합당은 보호 조치와 조사를 얼른 시작하자에 방점을 둔 겁니다.

최 선수에게 가장 심한 가혹 행위를 했다고 지목받는 '팀 닥터'와 같이 현행법상 징계의 사각지대에 해당하는 경우에 대한 조치도 차이가 있습니다.

민주당은 감독·코치 등 지도자 외에 선수들의 건강 관리를 위해 선수관리담당자를 둘 경우 반드시 신고해서 기관의 관리 영역에 들어오게 했지만, 통합당은 기존 법안과 규정 등을 더 검토해 필요하면 추가로 법안을 내겠다는 방침입니다.

[박 정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7일) :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심지어 경주시청도 가해자 팀 닥터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신원미상의 가해자가 다시는 활개치지 못하도록….]

법안은 관련 내용을 얼마나 충실히 담느냐 만큼이나 얼마나 빨리 처리하느냐도 중요합니다.

여야의 '최숙현법'이 기본 골격 면에서 상당히 유사한 만큼 서로 보완해 가능한 빨리 국회에서 통과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YTN 우철희[woo72@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