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군 정보...의문의 북 통지문, 누구 말이 맞나

논란의 군 정보...의문의 북 통지문, 누구 말이 맞나

2020.09.30. 오전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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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무원 A 씨의 피살 과정을 설명한 군 당국의 정보를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북한 역시 통지문을 통해 사건 전말을 설명했는데, 역시 석연찮은 점이 눈에 띕니다.

공동조사를 하자는 우리 측의 요구를 북한이 받아들일까요?

김문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공무원 A 씨의 피살 과정에 대한 군 당국의 설명은 꽤 상세했습니다.

A 씨가 기진맥진한 상태였고, 구명조끼를 입은 채 부유물을 타고 있었으며, 북한군이 A씨의 월북진술을 확인한 걸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또, 북한군이 상부 지시로 A 씨에게 사격을 했으며 시신을 불에 태웠고, 부유물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유실되지 않도록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신종우 /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 : 우리 군의 정보는 신호와 영상인데요, 정찰기, 지상 감청장비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서 확보를 하게 됩니다. 이런 정보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북한의 의도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판단하게 되는 것이죠.]

북한이 통지문을 통해 공개한 A 씨의 사망 경위는 우리 군의 분석과 상당 부분 비슷했습니다.

A씨가 부유물을 타고 있었고(우리 군과 일치), 신분확인을 요구했으며(우리 군은 월북 진술) 엎드리면서 무언가 몸에 뒤집어 쓰려는 듯한 (우리 군은 기진맥진 표현) 행동을 한 것 같다고 밝힌 겁니다.

그러나 북한이 밝힌 통지문은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우리 군과 달랐습니다.

시신을 불태운 게 아니라 부유물을 태웠고 (우리 군과 불일치),상부지시로 사격한 게 아니라 단속 정장의 결심이었으며(우리 군과 불일치), A 씨를 월북자가 아닌 불법 침입자(우리 군과 불일치)로 규정한 겁니다.

특히 80 미터 떨어진 해상에서 A 씨와 대화를 했다는 북한의 설명은 납득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우리 군의 정보 판단이 맞다면, 통지문에 나온 북한의 해명은 고도의 전략이 숨어있을 수 있습니다.

비인도적 만행이라는 비난 여론과 상부 책임을 회피할 수 있고, 불법침입에 따른 정당한 조치라며 총격을 합리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군은 당시 판단에 대해 정보 자산을 취합한 결과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문홍식 대령 / 국방부 부대변인 : 다양한 첩보를 가지고 그것을 정밀분석해서 당시 사안을 재구성해서 이렇게 설명드린 측면이 있다.]

다만, 당사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A 씨의 월북 의사를 제 3자인 군이 거론하면서 정보의 정확성을 놓고 논란이 계속됩니다.

청와대와 정부는 남과 북이 파악한 부분에 차이점이 있다면서 진상규명을 위한 공동조사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통지문에서 사건의 전말에 대한 조사결과라고 밝힌 만큼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YTN 김문경[mk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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