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려도 벌어진 격차...의혹 제기 안 먹힌다?

때려도 벌어진 격차...의혹 제기 안 먹힌다?

2021.04.03. 오전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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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느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재보궐선거에서도 의혹 제기는 난무했지만, 상대적으로 집중 공격을 받은 야권 후보의 지지율은 오히려 더 오르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상대 후보에 대한 의혹 제기가 선거에 영향을 주지 않는 걸까요?

이정미 기자입니다.

[기자]
1997년 대선.

당시 여당의 이회창 후보는 '대쪽' 판사 이미지로 당선이 유력시됐지만, 최종 낙선했습니다.

[이회창 / 당시 대선 후보(1997년) : 김대중 후보에게 정말 아주 진심으로 축하를 보냅니다.]

막판, 두 아들의 병역 기피 의혹이 제기되며 대쪽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던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2011년, 오세훈 시장의 중도 사퇴로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선 여야 모두 의혹에 시달렸습니다.

당시 야권 박원순 후보는 병역 기피와 허위 학력 의혹이,

[안형환 / 당시 한나라당 선대위 대변인 : 서울 법대를 사칭한 것에 대해 많은 지적이 있었습니다만 이제 해외 학력까지 가짜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여당 나경원 후보는 1억짜리 피부관리실을 다닌다는 주장이 나오며 여론이 출렁였습니다.

[김진표 /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 : 1년 회비가 무려 1억 원이나 되는 피부클리닉에 다닌다고 합니다. 99% 서민들이 억 소리를 내고 쓰러질 판입니다.]

하지만 모두 사실은 아니었습니다.

박 후보의 병역이나 학력엔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나 후보가 다닌 피부관리실은 1년에 수백만 원 정도로 밝혀졌지만, 이미 선거는 끝나고 길게는 몇 년이 지나서였습니다.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땅 '셀프 보상' 의혹이 상대적으로 집중 부각됐습니다.

하지만 여론조사로만 보면 추가 의혹이 나와도 오 후보의 지지율이 계속 오르며 박 후보와의 격차를 벌리는 추세였습니다.

정권 심판론을 후보의 도덕성보다 더 중요한 기준으로 보고 있는 데다,

명확한 진실은 드러나지 않은 채 의혹 제기가 반복되면서, 지지율 변화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최창렬 / 용인대 정치학과 교수 (YTN 출연) : 이게 거짓말로 확연히 입증이 된다면 이게 아무리 정권심판론 프레임이라고 하더라도 표심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 유권자들이 보기에는 양쪽 말이 다 맞게 보이거든요.]

적어도 마지막 여론조사 때까진 의혹 제기가 큰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추이를 알 수 없는 마지막 일주일, 추가 의혹 제기가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최종 결과는 어떨지 주목됩니다.

YTN 이정미[smiling3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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