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서 아들 잃은 어머니들 "이번에도 안 바뀔까 겁 난다"

군에서 아들 잃은 어머니들 "이번에도 안 바뀔까 겁 난다"

2021.06.08. 오후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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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성추행 피해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이 모 중사의 분향소에는 분향소가 차려진 닷새째인 오늘도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군대 내 괴롭힘으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도 이곳을 찾았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꽉 막힌 군대의 문화가 바뀌기를 기도했습니다.

한연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슬픈 곡소리 대신 이 모 중사가 평소 좋아했던 노래가 흘러나오는 분향소.

사진 속 이 중사는 웃고 있지만, 이제 추억으로만 이 중사를 떠올려야 하는 유가족들의 마음은 괴롭기만 합니다.

[이 모 중사 오빠 : 애교 많고 엄마 아빠한테 잘하는 동생….많이 힘들어 솔직히, 슬프고….끝까지 싸울 거고, 내가 약해지면 안 되니까….]

분향소를 찾은 이 모 중사의 친구들과 동료 부사관들은 눈물로 이별을 고했고, 딸 같은 이 중사의 죽음을 앞에 두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는 시민들의 발길도 드문드문 이어졌습니다.

[장 모 씨 / 조문객 : 저희 딸도 나이가 비슷한 또래예요. 같은 공군이고 그러니까….와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아서 당연히 와 봐야 할 것 같아서 왔습니다.]

[김 모 씨 / 조문객 : 하도 안쓰러워서…. 군 책임자들이 너무 무책임하게 하니까 나도 딸이 있는데, 부모의 마음은 어떻게 하느냐고요.]

군대에서 황망하게 아들을 떠나보낸 어머니들도 추모의 꽃다발을 더했습니다.

부대에서 괴롭힘을 당해 2년 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조 모 일병 어머니는 비슷한 일이 반복되는 현실에 분노했고,

[강경화 / 故 조 모 일병 어머니 : 이번에 사건이 일어나도 변할 것이란 기대가 없어요, 저는. 이렇게 뒤집어 놓는다고 해도….부대가 바뀔지 모르겠어요. 희망을 안 가져요.]

군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홍정기 일병 어머니는

이번 사건이 반짝 관심에 그칠 것이 아니라, 폐쇄적인 군 문화가 반드시 바뀌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미숙 / 故 홍정기 일병 어머니 : 정말 겁나요. 이렇게 하고서도 끝날까. 정말 이럴 때 획기적으로 뭔가 변화해주고 바꿔줬으면 좋겠는데….]

유족 측은 국회 국방위원회 등에서 지휘관들의 조치가 적절하지 않았던 부분이 확인될 경우, 추가로 고소장을 제출할 계획입니다.

YTN 한연희[hyhe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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