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전선 또 뚫렸다..."2020년 넘어온 탈북자 가능성"

동부전선 또 뚫렸다..."2020년 넘어온 탈북자 가능성"

2022.01.03. 오후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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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해 첫날 강원도 동부전선 철책선이 월북자에게 뚫리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문제는 CCTV에 월북이 포착됐는데도 우리 군이 3시간 동안 파악하지 못했고, 이런 경계 실패가 잇따르고 있다는 겁니다.

이 월북자가 2020년 22사단 철책선을 넘어 귀순한 탈북자 남성일 가능성이 제기돼 군이 확인 작업에 나섰습니다.

국방부에 나가있는 취재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이승윤 기자!

[기자]
네, 국방부에 나와 있습니다.

[앵커]
22사단이 지키는 곳이죠? 저녁 6시 40분에 군 CCTV에 포착돼 경고가 울렸는데도 정작 월북이 파악된 건 3시간 뒤였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저녁 6시 40분에 철책선에 연결된 과학화 경계 시스템의 광망 센서를 누군가 건드려 경고등과 함께 경고음이 울렸고,

군 CCTV에도 팝업창이 떴지만, 초동 조치 부대의 철책 확인이 미흡했고, CCTV 감시병은 월북 장면이 포착된 걸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이후 3시간 뒤 저녁 9시 20분에 9·19 남북 군사합의 이후 인원은 철수하고 경계 장비만 남겨놓은 보존 GP의 TOD 열상 장비에 월북자가 포착됐습니다.

그제서야 육군 22사단이 작전에 나섰지만 밤 10시 40분쯤 월북자는 군사분계선, MDL을 넘어갔습니다.

[앵커]
문제는 22사단의 경계 실패가 이번만이 아니고, 3년째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2020년 11월엔 북한 남성이 최전방 철책을 넘어왔는데 과학화 경계 시스템 문제로 14시간이 넘어서야 신병이 확보됐습니다.

지난해 2월엔 오리발을 착용한 북한 남성이 해안을 통해 넘어와 경보가 울렸지만 감시병의 실수로 놓쳤던 사례도 있었습니다.

앞서 좀 오래되기는 했지만, 2012년에는 북한군 병사가 군 초소 문을 두드려 귀순 의사를 표시한 이른바 '노크 귀순'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월북자의 생사나 안전은 확인이 되고 있나요?

[기자]
네,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서해 공무원 사망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군은 어제 오전 서해 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대북 통지문을 보냈습니다.

국방부 부승찬 대변인은 우리 국민 보호 차원에서 대북 통지문을 발송했지만, 현재까지 북측의 답변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군은 월북 발생 이후 22사단을 비롯한 부대 병력을 확인한 결과 인원에 변동이 없는 점 등을 바탕으로 민간인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0년 11월에 22사단 철책선을 넘어 귀순해 현장 지리를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기계 체조 경력의 탈북자 남성으로 추정하고, 사실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아직 북한 군에 특이 동향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22사단의 경계 범위가 너무 넓다 보니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기자]
22사단은 험준한 산악 지형과 긴 해안을 함께 경계하는 부대로 책임 구역이 전방 육상 30㎞, 해안 70㎞에 달해 책임 구역이 25∼40㎞인 일반 사단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넓은 상황입니다.

문제는 군이 현역병 감소에 대비하는 국방 개혁의 일환으로 내년 중·후반까지 22사단이 속한 8군단을 해체하고,

22사단을 3군단으로 흡수·통합시킬 예정이라 22사단의 책임 구역은 지금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미 삼척 지역의 23사단본부는 23경비여단으로 개편이 완료된 가운데 군 관계자는 이번 월북 사태가 발생해도 8군단 해체를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이번 월북 과정에서 과학화 경계 시스템의 문제는 없었나요?

[기자]
1일 저녁 6시 40분에 철책선에 연결된 과학화 경계 시스템인 광망 센서는 정상적으로 작동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합참 관계자는 월북이 발생한 철책의 과학화 경계 시스템은 보강이 이뤄진 상태였다며 현재는 미흡했던 초동 조치가 경계 작전 실패의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군은 앞서 말씀드린 2020년 11월에 북한 남성이 철책을 넘어 귀순했던 지점에 인공지능, AI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적용했는데 이번에 월북이 발생한 지점엔 AI를 적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I가 과학화 경계 시스템에 적용되면 딥러닝을 통해 오경보 비율을 줄여줘서 경보의 정확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결국 중요한 건 근무자의 자세가 되겠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서욱 국방장관은 지난해 2월 22사단에서 해안을 통해 넘어온 귀순자를 감시병의 실수로 놓쳤을 때 근무 기강을 강조했습니다.

서 장관은 "사람이 이 과학화 운용 시스템을 잘못 운용하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며 "전방에서 엄정한 작전 기강이 부족함을 느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원인철 합참의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가운데 평시 경계 작전의 완전성을 갖출 것을 당부했습니다.

일단 광망 센서가 울렸을 때 철책 현장에 출동한 초동 조치 부대가 이상 징후를 발견하지 못해 철수했고,

CCTV 감시병이 팝업창에 뜬 월북 모습을 포착하지 못해 적극적으로 작전을 제때 수행하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파악된 만큼, 장관과 합참의장의 당부사항이 최전방에서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합참은 현재 합참 전비 태세 검열실에서 실장을 포함해 17명을 22사단에 파견해 당시 상황을 전반적으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일, 늦어도 나흘 뒤쯤 합참에서 조사 결과를 설명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국방부에서 YTN 이승윤입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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