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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2년 2월 25일 (금요일)
□ 진행 : 황보선 앵커
□ 출연자 :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황보선 앵커(이하 황보선): 우크라이나 공격을 개시한 러시아군의 전방위적인 침공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신냉전 구도가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한반도 정세는 어떻게 전개될까요. 관련해서 박원곤 교수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안녕하세요.
◆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이하 박원곤): 안녕하십니까.
◇ 황보선: 푸틴 대통령이 말을 바꾼 거죠.
◆ 박원곤: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늘 하고 있는 일종의 치고 빠지기식이죠. 기습 공격을 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기만이 굉장히 중요하지 않습니까. 상대편이 예측하지 못하도록 그래서 동영상을 통해서 일부 러시아군 전진 배치된 군을 철수하는 모습도 보여줬는데 결국은 미국이 공언한 대로 새벽에 전격적인 전면전을 시작했다고 보는 것이 맞겠죠.
◇ 황보선: 원래는 침공을 한다고 할지라도 동부 쪽에 있지 않습니까. 친 러시아 지역으로 드러날 것이다. 이런 예상이 있었는데 아예 그냥 사방에서 들어가는 상황인데 수도 키예프 근처까지 갔다고 하고요. 사상자도 많이 늘어나고 있죠.
◆ 박원곤: 그렇습니다. 이 정도 되면 푸틴의 의도를 분명히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돈바스 지역에 친러 반군들이 있기 때문에 그 지역을 점령하는 것이 목표지 않을까라는 예상들이 많았었는데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죠. 전쟁을 시작하면서 키예프를 비롯해서 핵심 시설을 다 공격을 하고 있고요. 우크라이나의 서부는 유럽이랑 연결돼서 그쪽에는 러시아군이 배치가 안 됐기 때문에 그쪽으로는 공격을 못 하지만 나머지 3면으로는 다 공격을 하고 있고 그렇다면 분명하게 우크라이나 전체를 점령하지 않더라도 우크라이나에 대해서 확실하게 항복을 받아내겠다는 의도는 현재로서는 분명하다고 판단이 됩니다.
◇ 황보선: 일단은 한마디로 항복을 받아내는 게 목적이다. 그렇다면 키예프까지도 들어가는 걸로 봐야 되겠습니까.
◆ 박원곤: 현재로서 전황이 계속 속속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키예프 쪽으로도 생각보다 빠르게 진군이 이루어지고 있다. 결국 키예프는 수도니까 거기가 함락되면 우크라이나는 더 이상 전쟁 수행 능력이 없어지는 거죠. 지난 2008년에 조지아를 비슷한 형태로 러시아가 침공을 한 적이 있었어요. 4일 만에 결국은 조지아의 항복을 받아냈거든요. 그때와 같은 형태의 작전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 황보선: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계엄령 선포하고 국제사회 지원을 요청하긴 했는데 국제사회가 당장 지원할 수 있는 게 있겠습니까.
◆ 박원곤: 현재로서는 미국이 러시아의 침공에 대해서 계속해서 경고했었죠. 심지어는 16일 날짜까지 못 박아서 그날 러시아가 침략을 할 것이라고 얘기를 했었는데 결론적으로 보면 결국 침공을 억제하지 못한 것입니다. 실패한 것이죠. 분명하게 미국과 국제사회가 러시아가 이런 공세를 할 경우에는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얘기를 했고 끊임없이 경고를 했고 외교적인 방법으로 대화를 시도를 했습니다만 결국 다 무용지물로 돌아간 상태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입장에서는 지금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있는 것은 분명하죠.
◇ 황보선: 국제사회가 할 수 있는 거가 유럽연합도 그렇고 미국도 그렇고 그냥 경제 제재 이것밖에 없지 않습니까.
◆ 박원곤: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게 우크라이나는 나토에 가입한 국가는 아니죠. 나토에 가입을 하면 나토 헌장 5조에 따라서 집단 방위 체제가 있습니다. 그 때문에 나토 회원국 한 곳을 공격하면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같이 대응을 하도록 돼 있는데 우크라이나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상호 방위조약 같은 것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미일은 우리 상호방위조약이 있죠. 군사력을 반드시 파견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판단이 되고 또 결정적으로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서 대외 정책의 가장 핵심 기조 중에 하나가 군사력 사용을 최소화하겠다고 작년 8월 달에 아프칸에서 결국 철수를 하지 않습니까. 거기도 그런 상황도 연장선상에 있다고 판단이 되고요. 처음부터 바이든 행정부는 군사력보다는 경제 제재 특히 동맹국과 힘을 합쳐서 이 문제를 해결 하겠다 방향으로 가고 있었는데 문제는 푸틴이 권위주의 국가이지 않습니까. 분명하게 자신의 목적이 있기 때문에 이 정도 제재를 공언한 것 같고 푸틴의 행동을 제어하기는 처음부터 어려웠다는 것이죠.
◇ 황보선: 원래 경제 제재라는 것 자체가 2014년 크림반도 병합할 때에도 서방 세계에서 많이 부과한 게 있었고 지금도 유효한 게 있고요 그래서 러시아 입장에서는 경제 제재에 어느 정도 적응해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 박원곤: 2014년 크림반도 합병 때부터 국제사회가 본격적으로 제재를 했죠. 원래 선진국의 모임인 g7이 g8으로 러시아가 포함돼 있었는데 거기서도 퇴출이 돼 있고 여전히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인데요. 문제는 러시아가 거기에 대해서 준비를 충분히 했다는 것이죠. 달러를 써서 하는 세계 공급망에서 버틸 수 있도록 외화를 충분히 보유를 했고 특히 달러의 비중을 줄였습니다. 위엔화나 유로화 등을 많이 갖고 있다고 판단이 되고 있고요.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중국이겠죠.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만약 중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제재에 동참할 가능성이 이미 없고요. 알려진 것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가 다양한 형태로 제재를 회피할 수 있는 정교한 전자 거래나 교환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알려져 있거든요.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시작하면 서구사회가 주도하는 제재가 그렇게 큰 효과를 보기도 어려운 환경입니다.
◇ 황보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토의 동진을 막기 위해서 일본의 침공을 단행했다. 간단히 분석하기도 하는데 이것만 가지고 이게 충분히 이 설명이 될까요.
◆ 박원곤: 일단은 나토가 동진한 것은 맞습니다. 원래 탈냉전 이후에는 나토 동진을 하지 않겠다고 러시아한테 약속을 하기는 했지만 나토에 동진한 건 맞고요. 그리고 나토 헌장에 보면 어떤 국가가 나토로 들어오는 것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 돼 나토 국가들이 합의를 해줘야 하는 부분이 있고 그래서 발트 3국을 비롯해서 점점 동쪽으로 움직이고는 있는데요. 과연 그게 정말로 푸틴의 러시아의 위협이 되느냐 나토의 국가들이 군사적으로 러시아를 공격할 가능성은 없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이 일종의 명분만 러시아가 푸틴이 얘기하고 있다고 생각이 되고요. 오히려 푸틴의 고민은 우크라이나 같은 경우에는 원래 친 러 노선을 걷다가 친 서방으로 바뀐 형태고 그리고 거기서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지 않습니까. 권위주의 국가인 러시아의 주변에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생기는 것은 푸틴의 권위주의에 오히려 도전이 될 수 있는 셈법이 더 작용한 것 아닌가 분석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황보선: 이런 분석도 나오던데요. 푸틴 대통령이 정말 자르처럼 자신이 짜르가 되겠다. 황제가 되겠다. 그래서 계속 장기 집권 더 하겠다. 그런 차원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린다든지 이런 차원의 계산도 깔린 거 아닌가 이건 어떻게 보시는지요.
◆ 박원곤: 그렇습니다. 일부에서는 푸틴 독트린이라는 얘기까지 나오는데 짜르가 돼서 옛날 정말 러시아의 영광 그리고 아니면 냉전기 때 세계 최강대국이 하나였던 소련의 영광을 다시 재현하겠다는 생각이 분명히 있습니다. 일종의 패권주의적인 성향을 보이는 것이고요. 푸틴의 이런 행동은 얘기가 나왔습니다만 강대국 러시아나 중국, 미국과 같이 소수의 강대국만 동맹을 맺을 수 있는 자유와 권리가 있다. 다른 국가의 주권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제약할 수 있다. 굉장히 위험한 강대국 정치의 발산이고요. 그 방향으로 끌고 간다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만약 미국과 국제사회가 러시아의 침공을 효과적으로 막지 못한다면 결국 길게는 1945년 이후에 유엔이 만들어진 국제법과 규범이 훼손되는 거고요. 91년 탈냉전 이후에 구성됐던 것도 다 훼손이 되는 거죠. 그러면 앞으로 국제사회는 결국 약육강식 강대국이 자신들의 힘으로 타국의 영토까지도 합병을 하는 침공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앞으로도 종종 있다는 거거든요.
◇ 황보선: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우리 정부는 일단 국제사회의 제재에 동참한다고 입장을 내긴 했는데요. 입장을 어떻게 우리가 설정해야 될까요.
◆ 박원곤: 어제 입장이 나왔는데 외교부의 입장도 나왔고 또 박수현 대변인도 얘기를 한 것 같은데요. 규탄한다는 건 당연히 했어야 되는 건 맞는 거고요. 특히 국제법을 위반하고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입니다.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되고 우리가 제재에 동참한다는 얘기도 같이 하고 있죠.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우리는 결국 한국에 미치는 영향 특히 북한한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그런 것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도 같이 해야 되는 그런 어려운 상황인 것은 맞습니다.
◇ 황보선: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이 이 상황 관련해서 아직은 입장을 낸 건 없습니다만 우리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라든지 영향을 어떻게 해줄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 박원곤: 북한도 그렇고 중국도 그렇고 요즘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이른바 신냉전 구도를 만들고 있다. 분석도 나오는데요. 저는 신냉전 구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중국과 북한의 입장에서는 러시아의 행동이 상당히 곤혹스러운 것은 맞습니다. 중국의 대외 정책의 핵심도 반 개인주의거든요. 다른 국가의 내정에 주권에 간섭하면 안 된다는 게 원칙이고 또 북한도 사실상 주체사상을 얘기하면서부터 계속 얘기하는 게 반제국주의, 반제국주의입니다. 지금 딱 러시아가 보여주는 그런 행동에 반하는 것이 사상적인 기반이 되고 있거든요. 북한에 그런데 러시아가 이렇게 하고 있다는 거죠. 현재까지 중국 특히 북한에서는 아직 공개적인 입장이 나오지는 않았는데 상당히 곤혹스러워 그러면서도 러시아의 편을 들기는 하기는 해야겠죠. 제가 우려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규범과 질서가 흐트러지는 상황을 북한이 활용할 수 있다는 거거든요. 그 의미는 북한이 원하는 것은 사실상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것이지 않습니다. 국제사회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그 틈을 타고 들어서 북한은 자신의 핵을 기정사실화하는 행보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고 그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거죠. 그런 게 우리 입장에서는 굉장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판단이 됩니다.
◇ 황보선: 정치 외교적인 부분에서도 앞으로 어떻게 상황이 전개될지 지켜봐야 되겠습니다만 당장은 경제적으로 우리가 타격이 일단 벌써 다가오네요.
◆ 박원곤: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타격이 굉장히 크겠죠. 유럽이 보다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이 되는데 잘 알려진 것처럼 유럽은 러시아의 원유와 천연가스의 40%, 20%를 의존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이 길어지면서 제재가 부과되면 결국 권위주의 체제와 자유민주주의 체제 중에 어느 쪽이 먼저 이것에 버틸 수 있는 내구성이 강하냐의 문제인데요. 러시아는 이걸 준비를 많이 했고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이것과 준비가 돼 있지는 않거든요. 우리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거죠. 미국 같은 경우에는 이미 굉장히 물가가 올라가 있고 원유가가 더 오르고 있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과연 얼마만큼 미국이 이것을 동력을 갖고 끌어갈 수 있을지 조차 상당히 의구심이 되는 상황입니다.
◇ 황보선: 교수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박원곤: 네, 감사합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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