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킹] '완도 실종 가족', 아이 업고 어디로?.. "한 달 살기 예약 내역 살펴봐야"

YTN라디오(FM 94.5)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방송일시 : 2022년 6월 27일 (월요일)
□ 진행 : 박지훈 변호사
□ 출연자 : 구자룡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박지훈 변호사(이하 박지훈): ‘완도 일가족 실종 사건’이 발생하여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습니다. 경찰은 실종자 신원까지 공개하면서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어 보입니다. 자칫 장기미제가 될 우려가 있는 이 사건, 이 사건을 어떻게 보아야 할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사건구반장’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구자룡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구자룡 변호사(이하 구자룡): 안녕하세요.

◇ 박지훈: 사건 내용부터 확인해볼까요? 지금까지 사건 경과가 어떻습니까?


◆ 구자룡: 이 사건은, 2022년 5월 19일, 전라남도 완도군에서 일가족 3명의 연락이 두절 된 사건입니다. 경찰은 실종경보를 발령하고 실종자의 신원을 공개하였습니다. 조유나 양과 그 가족입니다. 사건의 구체적 내용을 살펴보면, 광주광역시 남구에 거주하던 초등학교 5학년 조유나 양과 부모는 조양이 다니던 학교에 2022년 5월 19일부터 2022년 6월 15일까지 ‘제주 한 달 살기’를 목적으로 체험학습 신청을 했습니다. 교외체험학습은 학교장 승인을 받으면 학생이 가족여행 등을 이유로 학교에 등교하지 않아도 출석을 인정해주는 학사 제도를 말합니다. 그런데, 체험학습 기간이 종료된 이후에도 조양은 학교에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이를 이상히 여긴 학교 선생님이 조양의 부모에게 연락해봐도 연락이 닿지 않았고 조양의 집을 방문해도 소재 파악이 전혀 안 되자 이를 학교에 보고했고, 일주일 후인 22일 학교 측에서 경찰에 신고하여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수사결과, 이들 가족이 ‘제주 한달살기’를 하겠다고 체험학습 신청을 했던 것과는 달리 실제 동선은 2022년 5월 29일 가족의 차량이 완도로 진입하는 CCTV 영상이 마지막이고, 그래서 ‘완도 일가족 실종 사건’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조양 가족은 완도로 진입한 이틀 뒤인 2022년 5월 31일 조양 가족 명의의 휴대전화가 꺼진 것을 마지막으로 휴대전화 사용, 신용카드 사용, 인터넷 접속 등 일체의 생활반응이 전혀 없는 상태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 박지훈: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지 어제까지 닷새째인데요. 현재, 수사 상황은 어떤가요?


◆ 구자룡: 경찰에서 인력을 투입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유의미한 단서를 아직은 발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찰 수사는 두 곳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조유나 양 가족이 거주하던 광주광역시 남구 백운동 관할 광주 남부경찰서와 실종지 완도를 관할하는 완도경찰서입니다. 이 두 곳 경찰서에서 사건이 동시 진행되고 있습니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조양 가족의 행적 파악과 주변인 탐문 조사에 나섰고, 완도경찰서는 가족이 사용한 승용차의 위치 추적에 중점을 두면서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수사과 실종팀을 투입해서 사건을 진행하고 있고, 해경 헬기를 띄워서 수색작업도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종신고 접수 후 지금까지 별다른 수사 성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또 실종경보를 발령하여 실종자 신원도 공개하고 실종자 가족이 탄 차량 정보(2018년식 은색 아우디 A6, 03오8447)도 공개하였지만 이와 관련한 제보나 신고도 전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일단 실종 사건으로 분류되어 있고 사고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완도 소방서도 유기적 연결하에 사건을 진행하고 있는데, 완도 소방서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조양 가족의 차량과 같은 차종에 대한 교통사고나 추락 등 사고 신고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 박지훈: 많은 분들이 걱정도 많이 하시고 왜 빨리 못찾는지 답답해 하시기도 할텐데, 사실 실무에서는 실종 사건이 참 해결하기 어렵죠?

◆ 구자룡: 맞습니다. 사건으로도 가장 힘든 게 단서 없이 사람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이때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어야 하기 때문에 수사력이 분산되고 사건 해결도 더딥니다. 일단 생존 여부 자체도 알 수 없기 때문이고, 사망의 가능성을 놓고 수사를 하더라도 이때 제3자에 의한 범행 가능성과 가족에 의한 극단적 선택 가능성 및 사고 가능성을 모두 열어놔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금전 문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스스로 사라지는 증발 사건도 종종 있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도 단서들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실종 사건이 참 까다롭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우리나라에서 ‘살인 사건은 모두 검거된다’라고 수사기관에서 말하는 것도 방송에서 종종 보셨을텐데 이게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시신이 발견되는 사건은 90% 이상 해결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시신도 발견하지 못한 사건은 그게 범죄로 인한 사건인지 자체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런 이것은 실종사건으로 분류되어 범죄사건 발생 수치에서 빠집니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도 알 수 없는 경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종 사건이 참 까다롭고 어렵습니다.


◇ 박지훈: 이러한 실종 사건이 발생하면 주요 증거가 될 수 있는 건 cctv와 휴대폰 기록일 텐데, 가족이 탄 차량이 완도로 들어가는 건 확인됐지만 나오는 모습 없다고 하죠?

◆ 구자룡: 맞습니다. 조양 가족이 완도로 들어간 이틀 뒤 휴대전화 전원이 꺼지는데, 조양과 조양 어머니 휴대전화가 먼저 꺼지고, 세 시간 뒤 조 양 아버지 휴대전화 꺼진 것이 통신사 조회로 확인되었습니다. 완도 밖으로 나온 기록은 없습니다. 휴대전화 기지국 추적자료도 그렇고 cctv 추적으로도 차량이 완도 밖으로 나온 기록은 없습니다. 이런 실종 사건은 행적을 역으로 추적해야 하기 때문에 작은 단서라도 놓칠 수 없습니다. 휴대전화가 꺼진 위치는 당연히 수사 시작 지점이 됩니다. 아버지의 휴대전화가 마지막으로 꺼진 위치는 완도 송곡항입니다. 완도 밖으로 나온 자료는 없으니 완도 내부 특히 마지막 생활반응 지점은 매우 중요한 곳이 됩니다. 이런 실종 사건은 수사방향을 잡기 위해서라도 단서 추적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 단서 중 휴대전화와 신용카드 사용은 이미 끊겼으니 다 추적은 어려워 보이고, 아무래도 완도 내 설치되어 있는 모든 cctv를 대상으로 조회해서 cctv 장면을 연결연결해서 모두 찾아보는 과정을 거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차량의 동선을 부분적으로라도 확인하게 된다면 사건 해결의 큰 실마리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완도 송곡항 주변에 설치된 모든 cctv가 중요 수사대상이 될 것입니다.

◇ 박지훈: 경찰은 바다에 빠졌을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수색작업이 이뤄지고 있는데, 그 가능성은 어떻게 보시는지?


◆ 구자룡: 경찰은 '일가족이 탄 차량이 바다에 빠졌을 경우'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 중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그 가능성도 높게 볼 수 있습니다. 조양 아버지의 휴대전화가 꺼진 장소가 완도 송곡항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실종사건으로 진행되고 있기에 범죄인지 사고인지 알 수 없고 또 가족의 극단적 선택에 의한 것인지도 알 수 없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그런 모든 가능성을 포괄하면서 지금 이 사건의 현상을 가장 설득력있게 설명할 수 있는 가설이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세 사람이 차량으로 이동하였는데 차량이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완도가 꽤 크다고는 해도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가 되면서 완도 사람들 전부가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도 아직도 차량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부분입니다. 그리고 3명이 모두 한꺼번에 사라진 것도 설명이 쉽지 않습니다. 과거 일본에서 장기 미제 실종사건이 20여년만에 차량이 물에 빠진 것을 발견하지 못하여 미제로 남았던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아마도 그런 사건을 염두에 두고 ‘3명과 차량이 모두 사라졌다’라는 현상을 가장 설명하기 쉬운 가능성을 우선순위로 두고 수사를 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컴의 면도날의 법칙’이라고도 하는데, 논리적으로 가장 간명하게 현상을 설명하는 내용이 실체진실일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그 가능성을 우선순위로 두어 수사를 진행하고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 제거하는 것은 논리적 귀결이고 수사 기본이기도 합니다. 물론, 차량이 물에 빠진 것을 우선하여 수사를 하는 것이 사고 가능성과 극단적 선택 가능성을 좀 더 높게 보는 것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게 범죄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한 것은 아닙니다. 제3자에 의해서도 차량추락이라는 같은 현상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박지훈: 실종신고는 강제수사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채무 관계 등은 파악하지 못한다고 하죠?


◆ 구자룡: 맞습니다. 일단 실종이라는 개념은 민사적 개념입니다. 그 실종이라는 현상의 원인 중 하나가 범죄일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만약 범죄로 인한 것이라면 당연히 수사 대상이 되지만 아직은 범죄로 인한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법원의 영장을 발부 받아야 하는 강제수사를 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하지만, 실종 사건으로 진행하던 중 범죄 혐의가 있다면 얼마든지 형사사건으로 전환될 수 있고, 현재 조양 주거지에 대한 수사는 실종사건 처리를 위한 내용으로도 진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장이 필요한 수준의 수사까지는 하지 못하였지만, 현재 조양 주거지를 살펴본 경찰 관계자에 의하면 ‘생활 형편이 매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양 가족 경제상태는 민감한 내용이므로 공개할 수는 없다’고 언급한 것도 보도된 바 있습니다. 지금 언론에 알려진 바로는, 조양의 부모는 컴퓨터 관련 자영업을 운영하던 중 사정이 어려워져 얼마 전 폐업한 후 재직 중인 직장이나 운영하는 사업체가 없는 무직 상태였다고 알려졌습니다. 이 부분도 중요한 내용이기 때문에 수사로 전환될 경우 제일 먼저 확인해야 할 부분일 것이고, 이것은 조양의 일가친척 등 누군가가 범죄 혐의를 조사해 달라는 고발이라도 있다면 즉각 수사의 형태로 진행될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 박지훈: 이렇게 아무 증거없는 실종 사건의 경우 사건 방향을 어떻게 잡을지부터 막막한데, 구변호사님은 이 사건을 범죄 가능성을 높게 보시나요? 아니면 다른 가능성을 높게 보시나요?

◆ 구자룡: 그걸 알기 위해서 제가 보기에는 이들 가족이 제주도와 완도 양쪽에 한달 살기를 위해 숙박시설에 한달짜리 예약을 해놓은 것이 있는지, 한달간 실제로 하려고 예약을 했다거나 하는 체험학습 프로그램이 있는지를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아직 그에 관한 어떠한 내용 확인도 되지 않고 있는데, 이들 가족의 집에 있는 컴퓨터와 이들 가족의 아이디로 포털 검색 내용을 확인해서 ‘한달 살기’ 및 그와 관련한 각종 숙박시설이나 한달살기 관련 계획을 세우고 예약을 해놓은 내역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가장 의심스러운 것은 학교에 한달살기와 관련해서 제출한 신청서의 일정과 실제 이들의 행적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신청서에는 5월 19일부터 제주도에서 한달살기를 하겠다고 하였는데, 이들은 제주도가 아닌 완도로 들어갔고 그 시점은 신청서의 날짜보다 10일이나 지난 29일입니다. 한달살기 하겠다면서 10일 정도가 그냥 지나버린 시점에 계획과도 다른 장소에 도착했던 것입니다. 체험학습을 하지 않은 10여일간 조양은 그냥 결석한 셈이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들어간 완도에서 조양 가족은 체험학습과 관련한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풀빌라를 빌렸는데 풀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직원이 ‘풀에 온수 사용 안하시냐?’라고 확인 문자까지 보냈지만 ‘사용하지 않는다’라는 답을 하고는 그 이후로도 방 밖으로 거의 나오지 않고 물놀이도 전혀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니, 만약 부모가 한달살기와 관련한 아무런 준비도 없이 완도로 들어간 것이라면 제3자에 의한 범행 가능성은 낮아질 것이고, 그럴 경우에는 완도에서도 체험학습과 관련한 행동은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 등은 이례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조심스러운 언급이긴 합니다만, 불의의 사고 발생 가능성과 함께 이들 가족의 금전적인 문제에 관한 조사 필요성과 이것이 원인이 된 극단적 선택 가능성 문제로 수사 방향이 더 올라가지 않을까 싶고, 여기서 수사 단서를 찾는 것이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이 가능성에 관한 논의를 모두 뒤집고 조양 가족이 모두 무사히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박지훈: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구자룡 변호사였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