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연설에 '고성·야유' 난무...낯 뜨거운 국회 자화상

대표연설에 '고성·야유' 난무...낯 뜨거운 국회 자화상

2023.06.25. 오전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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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9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거대 양당 대표들은 상대 진영을 향해 여과없는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연설을 듣는 의원들도 고성과 야유로 항의하는 등 서로에 대한 예의를 찾아볼 수 없었고, 민의의 전당에서 여야의 양보 없는 정쟁만 다시금 확인했습니다.

조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본회의 연설 도중에 여당 의원이 끼어들어 항의합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19일) : 무죄추정, 불구속수사, 공판 중심주의 원칙은 다 어디로 가고 구속과 기소가 남발되고 있습니다.]

[한기호 / 국민의힘 의원 (지난 19일) : 죄를 지었으니까 그렇지.]

민생·경제 위기 대응을 지적하는 대목에서도 어김없이 발언을 가로막는 여당 의원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19일) : 30년 넘게 사우나를 운영했던 사장님은 치솟는 가스비와 전기요금 때문에 끝내 폐업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 (지난 20일) : 문재인 정권이 그랬지.]

다음 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연단에 섰을 때는 분위기가 한층 더 격해졌습니다.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날을 세우자, 민주당 쪽에서 고성이 나옵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대표 (지난 20일) : 집값 폭등시켰지 않습니까? 전월세 대란 만들었지 않습니까? 그래서 국민을 좌절시킨 정권 어느 당 정권입니까? 제 말이 거짓말입니까?]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0일) : 거짓말쟁이! 거짓말쟁이야!]

김 대표가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를 언급하며 민주당 의원들을 직접 거론하자,

[김기현 / 국민의힘 대표 (지난 20일) : 아무리 그래도 특정 정치인의 개인적 왜곡된 권력 야욕에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길에서 벗어나시기 바랍니다.]

큰소리로 김 대표를 방해하는 민주당 의원과 여당 의원 사이에 설전까지 벌어집니다.

[정청래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0일) : 울산 땅, 땅 대표, 땅, 땅, 땅! 김건희 수사 어떻게 할 거예요?]

[강민국 / 국민의힘 의원 (지난 20일) : 정청래!]

[정청래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0일) : 어디 대고 삿대질이야!]

[강민국 / 국민의힘 의원 (지난 20일) : 혼자서 말이야! 본회의장이야, 당신!]

여야 대표들은 연설 내내 방해를 뚫기 위해 핏대를 더 세워가며 상대 진영에 거르지 않은 비난을 쏟아내 자당 의원들 호응을 끌어냈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19일) : 압수수색, 구속기소, 정쟁만 일삼는 무도한 압구정 정권의 그 실상을 국민들께 드러내겠습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대표 (지난 20일) : 사법 리스크, 돈 봉투 비리, 남 탓 전문, 말로만 특권 포기, 사돈 남 말 정당 대표로서 하실 말씀은 아니었습니다.]

이틀 동안 박수와 야유가 교차한 본회의장, 전국 각지에서 민의의 전당에 견학 온 초등학생들 백여 명이 고스란히 지켜봤습니다.

여당 대표는 국정 비전을, 야당 대표는 대안을 정작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뼈아픈 비판도 나옵니다.

왜 협치가 필요하고, 정치를 회복해야 하는지, 부끄러운 정쟁의 장이 돼 버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역설적으로 보여줬다는 지적입니다.

YTN 조성호입니다.

촬영기자 : 이성모 한상원
영상편집 : 정치윤
그래픽 : 이지희


YTN 조성호 (cho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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