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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호준석 앵커
■ 출연 : 김 현 전 대한변호사협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브]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어제 김명수 대법원의 마지막 중요 판결이라고 평가되는 최강욱 의원, 이제 전 의원이죠. 최 전 의원의 대법원 판결이 있었습니다. 원심을 확정한 유죄 판결이었습니다. 오늘은 이균용 새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지금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법부는 어떻게 달라지는 것인지 또 과제는 무엇인지 저희가 오늘 김현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을 초대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어서 오십시오.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울법대 출신이시고 미국 코넬대에서 로스쿨 나오셨고요. 미국에서도 변호사 생활을 하셨고요.
[김현]
그렇습니다.
[앵커]
한국과 미국의 사법환경이 제일 다른 것은 어떤 겁니까? [김현] 미국은 법관이 변호사 생활을 오래 한 사람 중에서 덕망 있는 분들을 뽑아서 법원에 대한 신뢰가 대단하죠. 반면에 우리나라는 아직 젊은 사법시험 합격자들이 법관이 되기 때문에 신뢰가 그만큼 크지 못합니다. 또 양형이 다른데요. 미국에서는 유죄가 굉장히 힘든 반면 일단 유죄가 되면 양형이 굉장히 셉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무죄가 거의 없는 반면 양형이 굉장히 약합니다. 그래서 국민들이 분노를 하게 하는 그런 흉악범 사건, 이런 게 상당히 많은 편이죠.
[앵커]
어제 초미의 관심사였던 여러 가지 면에서 관심을 모았었는데 최강욱 전 의원. 대법원 판결, 어떻게 보셨습니까?
[김현]
저는 사필귀정, 굉장히 합리적인 판결로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범죄 내용이 허위 인턴확인서를 만들어서 연세대 대학원에 내서 결국 연세대, 고려대 모두 합격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힘 있는 사람들, 장관, 국회의원, 변호사. 이런 사람들이 서로 짜고 남의 자녀를 위해서 그런 허위서류를 만들어서 학교를 속이고 업무방해해서, 이런 건 정말 힘 없는 사람들한테, 보통 국민들한테 너무나 상실감과 허탈감을 느끼게 하는 거거든요. 엄벌을 해야죠. 그런데 너무 늦었어요. 무려 3년 8개월 만에 판결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임기를 80% 이미 다 지나서, 그동안 법원은 뭘한 거냐. 오랜 비난을 받게 됐습니다. 특히 대법원에 간 지 1년 3개월을 오경미 주심 대법관이 잡고 있었습니다. 그거 정말 잘못한 거죠. 반면에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이 있는데 이분은 2심에서 대법원 판결까지 3개월밖에 안 걸렸습니다. 아주 쉽게 의원직을 상실했죠. 그래서 김명수 대법관 시절에는 정권 실세와 아닌 사람에 대한 차별, 이런 것이 심했습니다. 그래서 대법원의 법관들은 성실했지만 김명수 대법원장과 수뇌부는 재판이 아니라 정치를 한 것이다, 이런 비판이 있었습니다.
[앵커]
어제 대법관 중 한 명은 최강욱 전 의원하고 개인적인 인연이 있다고 해서 참여하지 않았다고 하고 나머지 참여한 대법관 중 세 명은 유죄 판결에 반대 의견을 냈던데요.
[김현]
그렇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은 허위인턴 확인서가 정경심 교수가 갖고 있던 PC의 하드디스크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 교수가 이걸 숨기려고 자기의 재산관리인에게 은닉해 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김경록 씨죠. 김경록 씨가 가지고 있다가 검찰이 증거은닉을 수사하니까 겁이 나니까 검찰에 임의제출했습니다. 그런데 이걸 분석하는 과정에서 최 의원은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이 하드디스크의 실질적 피압수자는 조국 장관과 정경심 교수다. 이 사람들이 참여하지 않은 하드디스크 분석 작업은 무효다, 증거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3명 소수의견 대법관들은 그 견해를 지지한 거고요. 나머지 아홉 분 다수 의견은 그렇지 않다. 일단 정 교수가 은닉 목적으로 김경록 씨한테 줬으면 그 처분관리권은 김경록 씨한테 있다. 그러니까 김경록 씨가 참여하면 그걸로 충분한 것이다, 이렇게 된 겁니다. 어떻게 보면 간단한 거죠.
[앵커]
조금 전에 그래서 김명수 대법원에서 대법원 판결들이 늦어졌던 여러 사례. 지금 이 사건 말고도 몇 건이 더 있지 않습니까? 그 부분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 김명수 대법원장은 그런 게 아니다, 이게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서 정의를 구현하는 재판 그 과정에서 그런 것일 뿐이다라는 취지로 얼마 전에 답변을 했더라고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현]
매우 설득력 없는 말씀이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임성근 부장판사의 법관 탄핵 사건의 대리인 단장을 했습니다. 그때 임성근 단장이 사표를 냈는데 김명수 대법원장이 그걸 받지 않았죠. 이렇게 말하면서, 국회에서 당신을 탄핵하려고 하는데 사표를 내면 어떻게 하느냐. 나는 받을 수 없다. 거짓말을 했죠. 그리고 또 국회에 대해서는 허위 해명을 했습니다. 즉 허위공문서 작성을 행사한 거죠. 그래서 그런 말을 하는 분의 발언을 저는 신뢰할 수 없어요.
[앵커]
그러니까 이런 지연됐던 조국 전 장관, 또 윤미향 의원, 이 재판 지연들이 다 그냥 하다 보니까 늦어진 것이 아니라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시는 입장이신 건가요?
[김현]
그렇습니다. 황운하 의원, 3년 5개월을 끌었는데 아직 1심 선고 안 났고요. 송철호 부정선거 시장 사건. 아직도 판결이 안 났습니다. 일부러 봐주는 거죠. 그래서 조국, 윤미향, 황운하, 송철호 다 정권 실세들입니다. 이분들에 대해서는 특별히 봐주기로 김명수 대법원장이 한 거 아니냐, 저는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과거에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법원이 정권에 유리하게 하는 그런 판결 또는 늦추는 사례들이 있었던 거 아닙니까? [김현] 그렇게 많지 않았고요. 이번 김명수 대법원장 때 유난히 많았습니다. 아주 개탄스러운 일이고요. 그래서 우리가 새로운 대법원장에 대한 기대가 큰 거죠.
[앵커]
지금 이것은 지금 말씀하신 조국 전 장관 그리고 황운하 의원, 한병도 의원, 윤미향 의원 지금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그래픽으로 설명드리고 있습니다. 또 있나요? 없습니다. 그러면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지금 진행되고 있는데 무너진 사법신뢰의 재판의 권위 회복하겠다는 입장인데 이균용 후보자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십니까?
[김현]
법조계에서는 실력 있고 소신 있는 법관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균형 감각도 있죠. 예를 들어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에서 서울지방경찰청장이 1심에서 무죄였는데 이균용 고등부장판사가 그걸 유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두 번째로 틱증후군 거기에 대해서 법적 장애인으로 인정 안 한 획기적인 판정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인권의식, 균형 감각이 있다고 보여지고요. 특히나 김명수 대법원장이 거짓해명 논란에 대해서 용기를 낸, 용기 있게 발언한 소신 있는 법관입니다. 그리고 권순일 대법관의 50억 클럽 사건, 거기에 대해서 아무도 얘기 안 할 때 이거 국민에 대해서 공정을 잃은 행위다, 이런 발언도 했죠. 그래서 대법원장은 법리실력도 있어야 하지만 용기가 있어야 됩니다. 균형 감각이 있어야 되고. 저는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에 대해서 기대가 큽니다.
[앵커]
김현 전 대한변협회장님도 용기 있는 법조인이신가요?
[김현]
그렇게 되려고 노력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그 견해들이 대체로 보수 측에 있는, 그 입장에서 보는 시각인 것으로 제가 이해가 되는데 아마도 반대편에 있는 분들은, 진보 쪽에 있는 분들은 법조계에도 그런 분들이 많지 않습니까? 그분들은 다르게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이게 보수일색으로 바뀌는 것 아닌가, 또 이균용 후보자가 오늘 인사청문회에서도 거론되겠습니다마는 지금 논란 중인 건국이 1948년 8월 15일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지금 진보에서는 이게 뉴라이트 사관 아니냐, 이렇게 비판하고 있거든요.
[김현]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하고요. 보수, 진보를 떠나서 대법관은 실력이 있고 그리고 재판을 잘하고 그리고 균형감각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전통적으로 대법관은 아주 우수한 법관들, 사법연수원 때부터 인정받는 그리고 재판도 잘하는 사람들이 주로 대법관이 돼 왔습니다. 그런데 유독 김명수 대법원장 시절에 한쪽에 치우친 또 우리법연구회, 국제법연구회, 여기 출신들이 많이 기용돼서 불안했고. 그리고 판결 결과도 안 좋았고 또 이런 여러 가지 정치적인 문제가 있었어요. 이제 비정상이 정상화가 되는 것 아니냐,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현재 대법관 현황 잠깐 보여드리면서여쭤보겠습니다. 대법관이 모두 정원이 14명이고요. 이제 김명수 대법원장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고 현재 구도는 중도보수로 평가되는 대법관이 7명, 진보 6명, 이렇게 되는데 이제 내년까지 가게 되면 8:5로 재편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게 맞습니까?
[김현]
맞아 보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대법관은 대법원장이 제청해서 대통령이 임명하게 되어 있는 것이죠.
[김현]
그렇죠. 그런데 대법관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획일적으로 진보, 보수 진영으로 나눠서 꼭 그렇게 재판하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건은 자기 법적 양심과 법률에 따라서 판단합니다. 저는 대법관들을 믿고 실제로 대부분의 대법관들이 그렇습니다. 몇몇 정치적인 대법관만 빼놓고요. 그런데 이제 그런 정치적인 대법관들이 새로운 실력 있고 양심적인 대법관으로 대체된다면 우리 대법원은 훨씬 신뢰받고 예측할 수 있는 그런 훌륭한 대법원이 될 것이다, 저는 믿습니다.
[앵커]
예컨대 어제 최강욱 의원 사건에서도 진보로 분류되는 대법관 중에도 더 많은 사람은 유죄가 맞다고 판단을 했더군요.
[김현]
그렇습니다. 상당히 유감스러운데요. 법률적으로 지나치게 피의자를 보호하고 그리고 형사 수사권을 어떻게 보면 저해를 주는 그런 부당하게 증거능력을 좁게 해석하는 견해인데 그거는 시민의 기본권 신장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한쪽 편, 이른바 실세들만 지나치게 옹호하는 그런 판결 아니냐. 그런 아쉬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에 대해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거고요. 지금 최강욱 전 의원 사건이 정치적인 문제를 떠나서도 너무 지연됐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이런 정치적인 것 말고도 일반 형사사건, 일반 민사사건들의 재판 지연율이 굉장히 높아졌다고 들었는데 현장에서 실제로 그렇게 느끼십니까?
[김현]
피부로 느끼고요. 지금 많은 변호사들이 왜 이렇게 법원이 재판을 안 하냐, 왜 이렇게 지연되냐. 그런 불만이 팽배했고요. 예를 들어서 2년 이상 미제 사건들이 2017년에 3000건이었는데 2022년 현재 5000건입니다. 그다음에 장기미제사건이 민사가 3배 됐고 형사는 2배가 됐습니다. 그래서 왜 이렇게 재판을 열심히 안 하냐. 그 이유가 한 네 가지 정도로 보입니다.
첫째, 고등부장 승진제도가 없어져서 판사들이 열심히 할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둘째, 법원장 후보 추천제가 도입돼서 선거로 뽑힌 법원장들이 되면서 어떻게 보면 포퓰리즘, 선거를 이기려면 잘해야 되잖아요, 잘 보여야 되고. 그러니까 판사들을 좀 독려해서 열심히 하자. 이런 분위기가 아니고 좀 그냥 적당히 하는. 또 세 번째는 판사들 사이에서 워라밸. 이게 또 너무 팽배해요. 심지어는 단독 판사들 사이에서 우리 일주일에 판결 두 건만 하자, 이렇게 담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이게 어처구니 없는 일이죠. 판사들의 워라밸, 좀 더 편하겠지만 고통받는 건 국민입니다. 이거 새 대법원장 밑에서 새로운 분위기, 또 훌륭한 판사가 승진하는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이 문제 참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당사자 입장에서는 피가 마르는 것 아니겠습니까? 자기 재판이 재산도 걸려 있을 거고 명예도 걸려 있을 거고 자기 가족이 걸려 있는 문제도 있는데 재판이 이렇게 계속 늦어지는 것은 삶을 뒤흔드는 것인데 그러면 판사들 입장에서 보면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 문제에 대해서 그렇게 얘기했더군요. 고등법원 부장판사 추천제?
[김현]
법원장 후보 추천제.
[앵커]
추천제 이런 제도 때문에 이게 법관들이 재판을 늦게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법관은 양심에 따라서 하는 것인데 이런 제도가 그걸 좌우할 수 있겠느냐라고 했던데 그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현]
제도에 좌우됩니다. 판사도 인간인지라 예를 들어서 한 달에 몇 건 처리하고 이런 게 예를 들어서 통계로 잡히고 이렇게 하면 좀 더 열심히 하겠죠. 그리고 좀 더 사건을 많이 신속히 잘하는 판사가 승진되면 당연히 열심히 해서 승진하고 싶겠죠. 특히 공무원들은 승진을 굉장히 중요시합니다. 그런데 승진제도가 없으면 아무래도 좀 살살하게 되겠죠. 저도 그럴 것 같습니다.
[앵커]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제, 그다음에 판사들의 법원장 후보 추천제, 이 두 개가 문제였다고 하시고 그러면서 결국 워라밸이 너무 강화된 거 아니냐. 그런데 우리나라도 이제 선진사회로 가고 있고 주 52시간 근무제가 됐고 판사들도 워라밸은 있어야 되는 거 아니냐고 얘기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김현]
물론 그렇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판사 1인당 사건 수가 선진국의 거의 10배입니다. 선진국 수준으로 살살하면 그만큼 지연되는 거죠. 그래서 우리 판사들은 선진국보다는 좀 더 열심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 선배 판사들도 그래 왔고요. 너무 열심히 해서 과로사 하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다만 그걸 6시 땡 퇴근하면서 그렇게까지 일반 직장인들과 똑같이 해서는 되겠느냐 하는 법조 선배의 우려입니다.
[앵커]
그래서 법원에서는 판사를 늘려줘야 된다, 지금 법으로. 그렇게 하는데 판사를 늘려야 되는 거 아닙니까?
[김현]
늘려야 합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재정경제부에서 예산을 늘려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법원에서는 우리 사법부가 독자적인 예산편성권이 있어야 된다, 이런 얘기도 나오죠. 그래서 좀 획기적으로 판사를 증원해서 국민들의 정당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보장됐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획기적으로라는 게 어느 정도 늘려야... [김현] 지금 3000명이죠. 제가 보기에는 최소한 1000명은 늘려야 지금 재판 적체 문제 그걸 해소할 수 있습니다.
[앵커]
과거에는 판사들이 오히려 정원 늘리는 것에 소극적이지 않았습니까?
[김현]
그런 면도 있죠. 판사들이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으나 일은 많아서 정말 힘든데 증원은 별로 원하지 않는 이상한 현상이 있었어요. 오히려 변호사들이 증원을 주장했죠. 신속한 재판을 원하니까요. 특히 상고 사건이 문제인데 1년에 상고 사건이 5만 건입니다.
[앵커]
상고라는 게 대법원으로 올라가는 거 말씀이죠.
[김현]
그렇죠. 우리나라 국민들은 대부분 삼세판을 좋아해서 1, 2심에서 해결 안 하고 꼭 3심까지 갑니다.
[앵커]
대부분 갑니까, 대법원까지?
[김현]
대부분 간다고 봐야죠. 그러면 대법관 1인이 4000건을 갖고 있어요. 그러니까 그걸 신속하게 한다거나 좀 심도 깊은 심리를 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이 상고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법원 개혁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방법은 세 가지가 있죠. 첫째, 대법관을 증원하는 방안. 둘째, 상고법원을 만드는 방안. 셋째, 상고 허가제를 만들어서 일정한 수백 건만 상고하는 방안이 있는데 상고 허가제는 우리 법제도에 맞지 않아요. 그건 미국 제도인데. 그리고 증원이 제일 쉽죠. 일단 증원을 하고 그다음에 양승태 대법원장이 추진한 상고법원, 이것도 진지하게 다시 고려해야 됩니다. 그러니까 2심과 3심 사이에 상고법원을 만들어서 거기서 심리를 해 주는 거죠.
[앵커]
상고법원을 만들면 삼심제가 사심제가 되는 겁니까?
[김현]
일종의 사심제인데요. 그러니까 대부분 사건은 상고법원에서 심리하고 특히 불복인 극히 일부의 사건만 대법원에 가는 겁니다. 대법원은 정책법원이 되죠. 미국 대법원처럼 신중하게 그 건에 대해서는 헌법적인 고찰까지 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앵커]
변호사님은 사법 현장에 계시니까 일선에서 이렇게 재판이 지연되면서 국민들이 받는 고통, 그런 목소리들을 소개해 줄 수 있는 게 있습니까?
[김현]
대법원에 상고를 했는데 3년째 전혀 결론이 안 난다, 이렇게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수도 없고요. 그다음에 억울하게 형사범이 됐는데, 피고인이 됐는데 대법원에 올라가서 연락이 없다. 계속 마음을 졸여야 되거든요. 또 거꾸로 나는 고발했는데 상대방이 결론이 안 난다. 그러면 그 결론 날 때까지 억울하게 피해를 배상받지 못하고 기다려야 되거든요. 민사사건이 확정돼야 또 어떻게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데 그것도 못하는 경우. 너무나 많은 고통과 민원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국민들 입장에서는 법원의 판결을 보면서 느끼는 것 중 제일 큰 게 제가 느끼기에는 첫 번째는 너무 늦어진다라는 게 첫 번째라면 두 번째는 판사에 따라서 비슷해 보이는데 너무 정반대의 판결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지 않느냐. 이러면 운이 좋으면 이런 판결을 받고 어쩌면 정반대의 판결을 받고. 그러면 이 판결을, 사법부를 신뢰할 수 있느냐, 이런 문제인 것 같거든요.
[김현]
맞습니다. 특히 지난 6년간 김명수 대법원장이 한쪽에 치우진 인사를 많이 했습니다. 특정 단체 출신 판사들을 요직에 기용했고 또 그 사람들이 법원장이 되면서 분위기를 한쪽으로 끌고 갔고. 그래서 성향이 다른 그런 판결이 많았습니다, 어떤 판사에 따라서. 그러니까 국민들은 매우 불안하죠. 그래서 앞으로 새 대법원장 밑에서는 이런 일이 불식되고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그걸 불식할 수 있는 제도적인 어떤 방법이 있습니까?
[김현]
인사죠. 실력 있는 판사를 골고루 중용하면 그런 일이 없어집니다. 이념이 한쪽으로 치우친 사람들을 기용하면 그분들은 계속 그쪽으로 가니까요. 그러니까 결국 국민들은 한쪽에 치우친 편향된 판결을 받을 수밖에 없는 거죠.
[앵커]
이념과 성향이라는 건 주관적인 문제여서 한쪽에서는 이게 정의롭다고 보고 한쪽에서는 반대로 보고, 그렇게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지 않습니까?
[김현]
그런데 여러 대법원장을 겪었는데 최근 6년이 유독 심했거든요. 그전으로 돌아가서 실력 있는 판사, 이념에 상관없이 소신과 양심에 따라 판결하는 그런 판사를 보고 싶다. 이런 것이 국민의 바람이고 앞으로 그렇게 될 걸로 저는 기대합니다.
[앵커]
사법부라는 것이 좁게 말하면 법원인데, 넓게 말해서 법조라고 하면 우리가 법원, 검찰, 더 광의로 하면 경찰 또 변호사까지 포함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 국민들이 이런 법조에 대한 신뢰는 점점 높아지는 것 같지는 않거든요. 옛날부터 유전무죄, 힘 있으면. 이런 인식들, 그런 게 어떤 면에서 더 강화되는 것 같기도 하고. 이런 법조에 대한 신뢰가 왜 떨어지는지 어떻게 회복해야 된다고 보시는지?
[김현]
지금 말씀하신 법관에 따른 다른 판결이 나오는 것, 이것이 가장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원인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일단 법원이 제일 중요하거든요. 검찰은 수사하는 기관이고 저희는 변호하면 되니까. 법원이 정말 판단을 잘해야 되는데 앞으로 양식 있는 법관, 소신 있고 실력 있는 법관들이 기용되면 이 문제가 서서히 해결될 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앵커]
일선에서 법조계 현실을 보면서 이런 건 좀 얘기하고 싶다, 이런 건 개선돼야 된다고 생각하신 게 있으셨다면 끝으로 좀 말씀해 주십시오.
[김현]
너무나 많죠. 그중에서도 지명직 대법원장, 대법원장이 너무 많은 권한을 가지고 모든 법관과 임명하는 제도. 헌법재판관, 선고위원 다 지명하는 제도. 어떻게든 개선이 되어야 합니다.
[앵커]
대법원장 권한을 줄여야 됩니까?
[김현]
그리고 대법원장추천위원회를 만들어서 대통령이 마음대로 자기 입맛에 드는 대법원장을 지명할 게 아니라 좀 법조계 의견을 들어서 객관적이고 훌륭한 분이 대법원장이 될 수 있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대법원장 추천위원회같은 건 다른 나라에서도 도입하고 있는 제도인가요?
[김현]
선진국에서는 대개 그렇게 하고 있고요. 우리나라처럼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대법원장을 임명하는, 그리고 대법원장이 전권을 휘두르는 이런 제도는 전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들죠.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법조계 원로 김현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의 견해를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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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김 현 전 대한변호사협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브]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어제 김명수 대법원의 마지막 중요 판결이라고 평가되는 최강욱 의원, 이제 전 의원이죠. 최 전 의원의 대법원 판결이 있었습니다. 원심을 확정한 유죄 판결이었습니다. 오늘은 이균용 새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지금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법부는 어떻게 달라지는 것인지 또 과제는 무엇인지 저희가 오늘 김현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을 초대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어서 오십시오.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울법대 출신이시고 미국 코넬대에서 로스쿨 나오셨고요. 미국에서도 변호사 생활을 하셨고요.
[김현]
그렇습니다.
[앵커]
한국과 미국의 사법환경이 제일 다른 것은 어떤 겁니까? [김현] 미국은 법관이 변호사 생활을 오래 한 사람 중에서 덕망 있는 분들을 뽑아서 법원에 대한 신뢰가 대단하죠. 반면에 우리나라는 아직 젊은 사법시험 합격자들이 법관이 되기 때문에 신뢰가 그만큼 크지 못합니다. 또 양형이 다른데요. 미국에서는 유죄가 굉장히 힘든 반면 일단 유죄가 되면 양형이 굉장히 셉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무죄가 거의 없는 반면 양형이 굉장히 약합니다. 그래서 국민들이 분노를 하게 하는 그런 흉악범 사건, 이런 게 상당히 많은 편이죠.
[앵커]
어제 초미의 관심사였던 여러 가지 면에서 관심을 모았었는데 최강욱 전 의원. 대법원 판결, 어떻게 보셨습니까?
[김현]
저는 사필귀정, 굉장히 합리적인 판결로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범죄 내용이 허위 인턴확인서를 만들어서 연세대 대학원에 내서 결국 연세대, 고려대 모두 합격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힘 있는 사람들, 장관, 국회의원, 변호사. 이런 사람들이 서로 짜고 남의 자녀를 위해서 그런 허위서류를 만들어서 학교를 속이고 업무방해해서, 이런 건 정말 힘 없는 사람들한테, 보통 국민들한테 너무나 상실감과 허탈감을 느끼게 하는 거거든요. 엄벌을 해야죠. 그런데 너무 늦었어요. 무려 3년 8개월 만에 판결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임기를 80% 이미 다 지나서, 그동안 법원은 뭘한 거냐. 오랜 비난을 받게 됐습니다. 특히 대법원에 간 지 1년 3개월을 오경미 주심 대법관이 잡고 있었습니다. 그거 정말 잘못한 거죠. 반면에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이 있는데 이분은 2심에서 대법원 판결까지 3개월밖에 안 걸렸습니다. 아주 쉽게 의원직을 상실했죠. 그래서 김명수 대법관 시절에는 정권 실세와 아닌 사람에 대한 차별, 이런 것이 심했습니다. 그래서 대법원의 법관들은 성실했지만 김명수 대법원장과 수뇌부는 재판이 아니라 정치를 한 것이다, 이런 비판이 있었습니다.
[앵커]
어제 대법관 중 한 명은 최강욱 전 의원하고 개인적인 인연이 있다고 해서 참여하지 않았다고 하고 나머지 참여한 대법관 중 세 명은 유죄 판결에 반대 의견을 냈던데요.
[김현]
그렇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은 허위인턴 확인서가 정경심 교수가 갖고 있던 PC의 하드디스크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 교수가 이걸 숨기려고 자기의 재산관리인에게 은닉해 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김경록 씨죠. 김경록 씨가 가지고 있다가 검찰이 증거은닉을 수사하니까 겁이 나니까 검찰에 임의제출했습니다. 그런데 이걸 분석하는 과정에서 최 의원은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이 하드디스크의 실질적 피압수자는 조국 장관과 정경심 교수다. 이 사람들이 참여하지 않은 하드디스크 분석 작업은 무효다, 증거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3명 소수의견 대법관들은 그 견해를 지지한 거고요. 나머지 아홉 분 다수 의견은 그렇지 않다. 일단 정 교수가 은닉 목적으로 김경록 씨한테 줬으면 그 처분관리권은 김경록 씨한테 있다. 그러니까 김경록 씨가 참여하면 그걸로 충분한 것이다, 이렇게 된 겁니다. 어떻게 보면 간단한 거죠.
[앵커]
조금 전에 그래서 김명수 대법원에서 대법원 판결들이 늦어졌던 여러 사례. 지금 이 사건 말고도 몇 건이 더 있지 않습니까? 그 부분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 김명수 대법원장은 그런 게 아니다, 이게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서 정의를 구현하는 재판 그 과정에서 그런 것일 뿐이다라는 취지로 얼마 전에 답변을 했더라고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현]
매우 설득력 없는 말씀이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임성근 부장판사의 법관 탄핵 사건의 대리인 단장을 했습니다. 그때 임성근 단장이 사표를 냈는데 김명수 대법원장이 그걸 받지 않았죠. 이렇게 말하면서, 국회에서 당신을 탄핵하려고 하는데 사표를 내면 어떻게 하느냐. 나는 받을 수 없다. 거짓말을 했죠. 그리고 또 국회에 대해서는 허위 해명을 했습니다. 즉 허위공문서 작성을 행사한 거죠. 그래서 그런 말을 하는 분의 발언을 저는 신뢰할 수 없어요.
[앵커]
그러니까 이런 지연됐던 조국 전 장관, 또 윤미향 의원, 이 재판 지연들이 다 그냥 하다 보니까 늦어진 것이 아니라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시는 입장이신 건가요?
[김현]
그렇습니다. 황운하 의원, 3년 5개월을 끌었는데 아직 1심 선고 안 났고요. 송철호 부정선거 시장 사건. 아직도 판결이 안 났습니다. 일부러 봐주는 거죠. 그래서 조국, 윤미향, 황운하, 송철호 다 정권 실세들입니다. 이분들에 대해서는 특별히 봐주기로 김명수 대법원장이 한 거 아니냐, 저는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과거에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법원이 정권에 유리하게 하는 그런 판결 또는 늦추는 사례들이 있었던 거 아닙니까? [김현] 그렇게 많지 않았고요. 이번 김명수 대법원장 때 유난히 많았습니다. 아주 개탄스러운 일이고요. 그래서 우리가 새로운 대법원장에 대한 기대가 큰 거죠.
[앵커]
지금 이것은 지금 말씀하신 조국 전 장관 그리고 황운하 의원, 한병도 의원, 윤미향 의원 지금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그래픽으로 설명드리고 있습니다. 또 있나요? 없습니다. 그러면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지금 진행되고 있는데 무너진 사법신뢰의 재판의 권위 회복하겠다는 입장인데 이균용 후보자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십니까?
[김현]
법조계에서는 실력 있고 소신 있는 법관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균형 감각도 있죠. 예를 들어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에서 서울지방경찰청장이 1심에서 무죄였는데 이균용 고등부장판사가 그걸 유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두 번째로 틱증후군 거기에 대해서 법적 장애인으로 인정 안 한 획기적인 판정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인권의식, 균형 감각이 있다고 보여지고요. 특히나 김명수 대법원장이 거짓해명 논란에 대해서 용기를 낸, 용기 있게 발언한 소신 있는 법관입니다. 그리고 권순일 대법관의 50억 클럽 사건, 거기에 대해서 아무도 얘기 안 할 때 이거 국민에 대해서 공정을 잃은 행위다, 이런 발언도 했죠. 그래서 대법원장은 법리실력도 있어야 하지만 용기가 있어야 됩니다. 균형 감각이 있어야 되고. 저는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에 대해서 기대가 큽니다.
[앵커]
김현 전 대한변협회장님도 용기 있는 법조인이신가요?
[김현]
그렇게 되려고 노력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그 견해들이 대체로 보수 측에 있는, 그 입장에서 보는 시각인 것으로 제가 이해가 되는데 아마도 반대편에 있는 분들은, 진보 쪽에 있는 분들은 법조계에도 그런 분들이 많지 않습니까? 그분들은 다르게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이게 보수일색으로 바뀌는 것 아닌가, 또 이균용 후보자가 오늘 인사청문회에서도 거론되겠습니다마는 지금 논란 중인 건국이 1948년 8월 15일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지금 진보에서는 이게 뉴라이트 사관 아니냐, 이렇게 비판하고 있거든요.
[김현]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하고요. 보수, 진보를 떠나서 대법관은 실력이 있고 그리고 재판을 잘하고 그리고 균형감각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전통적으로 대법관은 아주 우수한 법관들, 사법연수원 때부터 인정받는 그리고 재판도 잘하는 사람들이 주로 대법관이 돼 왔습니다. 그런데 유독 김명수 대법원장 시절에 한쪽에 치우친 또 우리법연구회, 국제법연구회, 여기 출신들이 많이 기용돼서 불안했고. 그리고 판결 결과도 안 좋았고 또 이런 여러 가지 정치적인 문제가 있었어요. 이제 비정상이 정상화가 되는 것 아니냐,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현재 대법관 현황 잠깐 보여드리면서여쭤보겠습니다. 대법관이 모두 정원이 14명이고요. 이제 김명수 대법원장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고 현재 구도는 중도보수로 평가되는 대법관이 7명, 진보 6명, 이렇게 되는데 이제 내년까지 가게 되면 8:5로 재편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게 맞습니까?
[김현]
맞아 보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대법관은 대법원장이 제청해서 대통령이 임명하게 되어 있는 것이죠.
[김현]
그렇죠. 그런데 대법관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획일적으로 진보, 보수 진영으로 나눠서 꼭 그렇게 재판하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건은 자기 법적 양심과 법률에 따라서 판단합니다. 저는 대법관들을 믿고 실제로 대부분의 대법관들이 그렇습니다. 몇몇 정치적인 대법관만 빼놓고요. 그런데 이제 그런 정치적인 대법관들이 새로운 실력 있고 양심적인 대법관으로 대체된다면 우리 대법원은 훨씬 신뢰받고 예측할 수 있는 그런 훌륭한 대법원이 될 것이다, 저는 믿습니다.
[앵커]
예컨대 어제 최강욱 의원 사건에서도 진보로 분류되는 대법관 중에도 더 많은 사람은 유죄가 맞다고 판단을 했더군요.
[김현]
그렇습니다. 상당히 유감스러운데요. 법률적으로 지나치게 피의자를 보호하고 그리고 형사 수사권을 어떻게 보면 저해를 주는 그런 부당하게 증거능력을 좁게 해석하는 견해인데 그거는 시민의 기본권 신장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한쪽 편, 이른바 실세들만 지나치게 옹호하는 그런 판결 아니냐. 그런 아쉬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에 대해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거고요. 지금 최강욱 전 의원 사건이 정치적인 문제를 떠나서도 너무 지연됐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이런 정치적인 것 말고도 일반 형사사건, 일반 민사사건들의 재판 지연율이 굉장히 높아졌다고 들었는데 현장에서 실제로 그렇게 느끼십니까?
[김현]
피부로 느끼고요. 지금 많은 변호사들이 왜 이렇게 법원이 재판을 안 하냐, 왜 이렇게 지연되냐. 그런 불만이 팽배했고요. 예를 들어서 2년 이상 미제 사건들이 2017년에 3000건이었는데 2022년 현재 5000건입니다. 그다음에 장기미제사건이 민사가 3배 됐고 형사는 2배가 됐습니다. 그래서 왜 이렇게 재판을 열심히 안 하냐. 그 이유가 한 네 가지 정도로 보입니다.
첫째, 고등부장 승진제도가 없어져서 판사들이 열심히 할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둘째, 법원장 후보 추천제가 도입돼서 선거로 뽑힌 법원장들이 되면서 어떻게 보면 포퓰리즘, 선거를 이기려면 잘해야 되잖아요, 잘 보여야 되고. 그러니까 판사들을 좀 독려해서 열심히 하자. 이런 분위기가 아니고 좀 그냥 적당히 하는. 또 세 번째는 판사들 사이에서 워라밸. 이게 또 너무 팽배해요. 심지어는 단독 판사들 사이에서 우리 일주일에 판결 두 건만 하자, 이렇게 담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이게 어처구니 없는 일이죠. 판사들의 워라밸, 좀 더 편하겠지만 고통받는 건 국민입니다. 이거 새 대법원장 밑에서 새로운 분위기, 또 훌륭한 판사가 승진하는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이 문제 참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당사자 입장에서는 피가 마르는 것 아니겠습니까? 자기 재판이 재산도 걸려 있을 거고 명예도 걸려 있을 거고 자기 가족이 걸려 있는 문제도 있는데 재판이 이렇게 계속 늦어지는 것은 삶을 뒤흔드는 것인데 그러면 판사들 입장에서 보면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 문제에 대해서 그렇게 얘기했더군요. 고등법원 부장판사 추천제?
[김현]
법원장 후보 추천제.
[앵커]
추천제 이런 제도 때문에 이게 법관들이 재판을 늦게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법관은 양심에 따라서 하는 것인데 이런 제도가 그걸 좌우할 수 있겠느냐라고 했던데 그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현]
제도에 좌우됩니다. 판사도 인간인지라 예를 들어서 한 달에 몇 건 처리하고 이런 게 예를 들어서 통계로 잡히고 이렇게 하면 좀 더 열심히 하겠죠. 그리고 좀 더 사건을 많이 신속히 잘하는 판사가 승진되면 당연히 열심히 해서 승진하고 싶겠죠. 특히 공무원들은 승진을 굉장히 중요시합니다. 그런데 승진제도가 없으면 아무래도 좀 살살하게 되겠죠. 저도 그럴 것 같습니다.
[앵커]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제, 그다음에 판사들의 법원장 후보 추천제, 이 두 개가 문제였다고 하시고 그러면서 결국 워라밸이 너무 강화된 거 아니냐. 그런데 우리나라도 이제 선진사회로 가고 있고 주 52시간 근무제가 됐고 판사들도 워라밸은 있어야 되는 거 아니냐고 얘기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김현]
물론 그렇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판사 1인당 사건 수가 선진국의 거의 10배입니다. 선진국 수준으로 살살하면 그만큼 지연되는 거죠. 그래서 우리 판사들은 선진국보다는 좀 더 열심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 선배 판사들도 그래 왔고요. 너무 열심히 해서 과로사 하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다만 그걸 6시 땡 퇴근하면서 그렇게까지 일반 직장인들과 똑같이 해서는 되겠느냐 하는 법조 선배의 우려입니다.
[앵커]
그래서 법원에서는 판사를 늘려줘야 된다, 지금 법으로. 그렇게 하는데 판사를 늘려야 되는 거 아닙니까?
[김현]
늘려야 합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재정경제부에서 예산을 늘려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법원에서는 우리 사법부가 독자적인 예산편성권이 있어야 된다, 이런 얘기도 나오죠. 그래서 좀 획기적으로 판사를 증원해서 국민들의 정당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보장됐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획기적으로라는 게 어느 정도 늘려야... [김현] 지금 3000명이죠. 제가 보기에는 최소한 1000명은 늘려야 지금 재판 적체 문제 그걸 해소할 수 있습니다.
[앵커]
과거에는 판사들이 오히려 정원 늘리는 것에 소극적이지 않았습니까?
[김현]
그런 면도 있죠. 판사들이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으나 일은 많아서 정말 힘든데 증원은 별로 원하지 않는 이상한 현상이 있었어요. 오히려 변호사들이 증원을 주장했죠. 신속한 재판을 원하니까요. 특히 상고 사건이 문제인데 1년에 상고 사건이 5만 건입니다.
[앵커]
상고라는 게 대법원으로 올라가는 거 말씀이죠.
[김현]
그렇죠. 우리나라 국민들은 대부분 삼세판을 좋아해서 1, 2심에서 해결 안 하고 꼭 3심까지 갑니다.
[앵커]
대부분 갑니까, 대법원까지?
[김현]
대부분 간다고 봐야죠. 그러면 대법관 1인이 4000건을 갖고 있어요. 그러니까 그걸 신속하게 한다거나 좀 심도 깊은 심리를 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이 상고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법원 개혁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방법은 세 가지가 있죠. 첫째, 대법관을 증원하는 방안. 둘째, 상고법원을 만드는 방안. 셋째, 상고 허가제를 만들어서 일정한 수백 건만 상고하는 방안이 있는데 상고 허가제는 우리 법제도에 맞지 않아요. 그건 미국 제도인데. 그리고 증원이 제일 쉽죠. 일단 증원을 하고 그다음에 양승태 대법원장이 추진한 상고법원, 이것도 진지하게 다시 고려해야 됩니다. 그러니까 2심과 3심 사이에 상고법원을 만들어서 거기서 심리를 해 주는 거죠.
[앵커]
상고법원을 만들면 삼심제가 사심제가 되는 겁니까?
[김현]
일종의 사심제인데요. 그러니까 대부분 사건은 상고법원에서 심리하고 특히 불복인 극히 일부의 사건만 대법원에 가는 겁니다. 대법원은 정책법원이 되죠. 미국 대법원처럼 신중하게 그 건에 대해서는 헌법적인 고찰까지 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앵커]
변호사님은 사법 현장에 계시니까 일선에서 이렇게 재판이 지연되면서 국민들이 받는 고통, 그런 목소리들을 소개해 줄 수 있는 게 있습니까?
[김현]
대법원에 상고를 했는데 3년째 전혀 결론이 안 난다, 이렇게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수도 없고요. 그다음에 억울하게 형사범이 됐는데, 피고인이 됐는데 대법원에 올라가서 연락이 없다. 계속 마음을 졸여야 되거든요. 또 거꾸로 나는 고발했는데 상대방이 결론이 안 난다. 그러면 그 결론 날 때까지 억울하게 피해를 배상받지 못하고 기다려야 되거든요. 민사사건이 확정돼야 또 어떻게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데 그것도 못하는 경우. 너무나 많은 고통과 민원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국민들 입장에서는 법원의 판결을 보면서 느끼는 것 중 제일 큰 게 제가 느끼기에는 첫 번째는 너무 늦어진다라는 게 첫 번째라면 두 번째는 판사에 따라서 비슷해 보이는데 너무 정반대의 판결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지 않느냐. 이러면 운이 좋으면 이런 판결을 받고 어쩌면 정반대의 판결을 받고. 그러면 이 판결을, 사법부를 신뢰할 수 있느냐, 이런 문제인 것 같거든요.
[김현]
맞습니다. 특히 지난 6년간 김명수 대법원장이 한쪽에 치우진 인사를 많이 했습니다. 특정 단체 출신 판사들을 요직에 기용했고 또 그 사람들이 법원장이 되면서 분위기를 한쪽으로 끌고 갔고. 그래서 성향이 다른 그런 판결이 많았습니다, 어떤 판사에 따라서. 그러니까 국민들은 매우 불안하죠. 그래서 앞으로 새 대법원장 밑에서는 이런 일이 불식되고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그걸 불식할 수 있는 제도적인 어떤 방법이 있습니까?
[김현]
인사죠. 실력 있는 판사를 골고루 중용하면 그런 일이 없어집니다. 이념이 한쪽으로 치우친 사람들을 기용하면 그분들은 계속 그쪽으로 가니까요. 그러니까 결국 국민들은 한쪽에 치우친 편향된 판결을 받을 수밖에 없는 거죠.
[앵커]
이념과 성향이라는 건 주관적인 문제여서 한쪽에서는 이게 정의롭다고 보고 한쪽에서는 반대로 보고, 그렇게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지 않습니까?
[김현]
그런데 여러 대법원장을 겪었는데 최근 6년이 유독 심했거든요. 그전으로 돌아가서 실력 있는 판사, 이념에 상관없이 소신과 양심에 따라 판결하는 그런 판사를 보고 싶다. 이런 것이 국민의 바람이고 앞으로 그렇게 될 걸로 저는 기대합니다.
[앵커]
사법부라는 것이 좁게 말하면 법원인데, 넓게 말해서 법조라고 하면 우리가 법원, 검찰, 더 광의로 하면 경찰 또 변호사까지 포함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 국민들이 이런 법조에 대한 신뢰는 점점 높아지는 것 같지는 않거든요. 옛날부터 유전무죄, 힘 있으면. 이런 인식들, 그런 게 어떤 면에서 더 강화되는 것 같기도 하고. 이런 법조에 대한 신뢰가 왜 떨어지는지 어떻게 회복해야 된다고 보시는지?
[김현]
지금 말씀하신 법관에 따른 다른 판결이 나오는 것, 이것이 가장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원인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일단 법원이 제일 중요하거든요. 검찰은 수사하는 기관이고 저희는 변호하면 되니까. 법원이 정말 판단을 잘해야 되는데 앞으로 양식 있는 법관, 소신 있고 실력 있는 법관들이 기용되면 이 문제가 서서히 해결될 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앵커]
일선에서 법조계 현실을 보면서 이런 건 좀 얘기하고 싶다, 이런 건 개선돼야 된다고 생각하신 게 있으셨다면 끝으로 좀 말씀해 주십시오.
[김현]
너무나 많죠. 그중에서도 지명직 대법원장, 대법원장이 너무 많은 권한을 가지고 모든 법관과 임명하는 제도. 헌법재판관, 선고위원 다 지명하는 제도. 어떻게든 개선이 되어야 합니다.
[앵커]
대법원장 권한을 줄여야 됩니까?
[김현]
그리고 대법원장추천위원회를 만들어서 대통령이 마음대로 자기 입맛에 드는 대법원장을 지명할 게 아니라 좀 법조계 의견을 들어서 객관적이고 훌륭한 분이 대법원장이 될 수 있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대법원장 추천위원회같은 건 다른 나라에서도 도입하고 있는 제도인가요?
[김현]
선진국에서는 대개 그렇게 하고 있고요. 우리나라처럼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대법원장을 임명하는, 그리고 대법원장이 전권을 휘두르는 이런 제도는 전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들죠.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법조계 원로 김현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의 견해를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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