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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대근 앵커, 조예진 앵커
■ 출연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와이드]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YTN 뉴스와이드 함께하고 계십니다. 북한이 최고인민회의에서 핵무력 정책을 헌법에 명시하면서신냉전 구도를 다시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월북 미군 병사 트래비스 킹 이병을 조건 없이 풀어주면서북미 간 대화 재개에 돌파구가 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한반도 정세, 조한범 통일 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함께 전망해 보겠습니다 . 어서 오십시오.
먼저 북한 최고인민회의 결과를 전한 조선중앙TV 보도를 들어보고 얘기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들려주시죠.
최고인민회의가 우리로 치면 국회 격이라고 하는데 여기에서 핵무력 강화 정책을 헌법에 명시했습니다. 그런데 기존의 헌법 서문에도 핵보유국이라는 표현이 나온다고 하는데 이게 뭐가 달라진 것입니까?
[조한범]
그러니까 기존 헌법에는 핵 보유국이라는 표현만 들어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목표, 그다음에 핵무기 사용 범위. 그러니까 핵무력의 지휘, 그다음에 핵무력 발전을 위한 국가 활동 원칙을 규정을 했고요. 그다음에 핵무기의 사명으로써 국가주권 그다음에 영토 안정, 인민권익보호, 이런 표현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핵무기를 쓸 수 있는 상황, 그리고 핵무력 고도화도 지속하겠다고 내용을 명문화했고요. 그런데 여기서 보통 핵보유국들은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개념을 사용해요.
왜냐하면 핵을 선제공격 안 한다. 그다음에 방어에만 사용한다. 이런 원칙만 세우고 나머지 부분들은 모두 숨겨놓거든요. 그런데 북한은 이미 지난해 핵무력 정책을 법으로 명문화했고, 이번에 헌법에도 집어넣은 게 지구상의 유일한 체제라고 볼 수 있고요. 그리고 특히 위협적인 게 핵무력의 사명에 영토 안정이라는 표현이 들어있어요. 영토 안정은 적화통일이거든요. 이 얘기는 한반도 적화통일에 핵무기를 쓸 수 있다는 얘기를 명문화한 거예요. 그러니까 방어뿐만 아니라 선제공격, 핵 위협을 통한 적화통일을 하겠다는 것을 명문화한 거죠. 그러니까 숨어있는 그림들이 많아요.
[앵커]
북한의 이런 움직임이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얼마만큼 위협적으로 느껴야 되는 겁니까?
[조한범]
이미 지난해 9월 핵무력 법제화 때 그 이전까지는 사실 북한은 핵 문제는 북미 간에 문제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거다. 같은 동포에는 사용할 일 없다, 그런 입장이었거든요. 그런데 지난해 9월부터는 남한에도 쓴다. 그다음에 선제공격도 한다. 그다음에 자기들이 선택한 어느 상황에서 쓸 수 있다라는 표현을 넣었거든요. 이번에도 국가주권보호, 영토 안정, 인민권익보호인데 이건 매우 추상적인 범위거든요. 그러니까 결과적으로는 북한이 선을 넘은 거죠. 그러니까 우리한테도 선제적이고 핵 전쟁이 아닌 상황에서도 임의적으로 쓸 수 있다는 얘기를 우리한테 경고를 한 거죠. 그러니까 우리 역시 여기에 맞는 특단의 대응책이 필요한 상황인 것입니다.
[앵커]
그런데 지금 북한의 모습을 보면 조금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이렇게 위협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동시에 북한으로 넘어갔던 트래비스 킹 이병을 조건 없이 미국 정부에 넘겼습니다. 이건 어떤 의미가 있다고 봐야 될까요?
[조한범]
어차피 냉전체제 이후에는 북한이 고 오토 웜비어 씨 같은 경우 북한이 반체제 사범으로 구금을 하고 결국은 사망까지 이르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모두 넘겨줬어요. 우리 국민 같은 경우도 자진 월북한 사람도 넘겨보냈습니다. 왜냐하면 체제 선전에 이용할 가치가 없고 트래비스 킹 이병은 지금 70일 만이니까 매우 신속하게 추방을 한 거거든요. 그리고 추방 결정도 이달 초로 미국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거든요. 그러면 처음부터 억류할 생각이 없던 거죠. 그러니까 UN사를 통해서도 신속하게 답변을 해왔고요. 킹 이병은 일단 군인이고 그다음에 문제의 소지가 있는 병사이고, 이병이기 때문에 정보 가치도 전혀 없어요. 그러니까 데리고 있으면 부담만 크거든요. 그러니까 처음부터 일정한 조사를 거쳐서 추방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던 것 같고 지금 국경이 열린 시점에 맞춰서 내보낸 거예요. 그러니까 이건 미국에 대한 대화 제스처나 아니면 협상과 관계없이 처음부터 북한에게는 실익이 없는 인물이기 때문에 추방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이 빠르게 진행됐다고 볼 수 있어요.
[앵커]
그러면 혹시 이렇게 트래비스 킹 이병을 조건 없이 미국에 넘겨줬다는 게 한편에서는 위협을 강화하면서, 한편에서는 미국과 대화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 이런 생각도 들었는데 그런 의미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렇게 봐도 될까요?
[조한범]
원래 트래비스 킹 이병 자체만은 아니지만 원래 김정은 체제의 목적은 북미 비핵화 협상이에요. 뭐냐 하면 그때 트럼프 정부 때 해봤잖아요. 대북 제재가 해소되지 않으면 북한의 미래는 없거든요. 그런데 협상을 하고 싶은데 북한은 조건을 제시했죠.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그런데 미국 바이든 정부는 조건 없는 만남만 얘기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하노이에서 한번 해봤는데 실패했거든요. 그러니까 북한은 먼저 조건을 제시하라는 얘기고 미국은 조건 없이 만나서 얘기하자는 거거든요. 이게 지금 핀트가 안 맞는 거지, 북한이 원하는 것은 사실 내심은 협상이에요. 그 협상이 없으면 러시아, 중국과의 관계로도 북한이 미래가 없다는 것을 알거든요. 그러니까 강요된 선택이 북러 관계인 것이지, 원래 김정은 위원장의 목적은 북미 비핵화 협상에 타결하고 남북 관계를 통해서 자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었고 그것은 살아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윤 정부하고는 아무래도 안 될 것 같으니까 선을 그은 거고, 북미 비핵화 협상은 여지는 남겨둔 거예요.
[앵커]
여전히 가능성은 살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한범]
당연하죠. 왜냐하면 북한의 핵능력을 고도화시켰기 때문에 협상력이 더 커졌다고 판단해요. 그러니까 완전한 비핵화보다는 일종의 핵 군축, 핵 역량의 일부를 내주고 대북제재 해제받고 그다음에 남북 관계에서 원하는 조건을 받아주면 자원을 받겠다는 게 북한의 전략입니다.
[앵커]
그런데 지금 미국 정부의 태도를 보면 반응을 보면 가능성이 있는 얘기입니까? 현재 시점에서 볼 때.
[조한범]
일단 바이든 정부는 조건 없는 만남만 얘기하고 있고, 실제로 뭘 추구하는지를 북한에게 던져주지 않거든요. 그리고 바이든 정부 역시 북한의 속내를 알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진정성 있는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있는 의지가 확인이 되어야 된다는 그런 입장이거든요. 그러니까 양측이 지금 눈높이가 서로 다른 거죠. [앵커] 그리고 석방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을 살펴볼 게 중국이 밝히기로는 미국 정부의 협조를 받아서 협조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되면 미중 간의 갈등이 좀 풀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세요?
[조한범]
일단 금년 중반기부터 미중 관계는 정면충돌해서 대결 구도가 사라진 것은 아니에요. 그건 그대로 남아 있지만 일단 갈등은 피하고 보자는 쪽이에요, 양쪽이. 왜냐하면 양쪽이 경제가 안 좋거든요. 바이든 정부는 지금 대선에서 불리하거든요. 그 이유는 경제예요. 미국 국내 대선은 경제가 결정적으로 작용합니다. 외교가 작동 안 해요. 그런데 지금 미국 경기가 나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미중 관계거든요. 그다음에 시진핑 주석 역시 경제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나빠요. 그러니까 양쪽이 충돌해서 양쪽 다 피를 보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니까 충돌은 피하자는 거고 그러면 시 주석도 미국과의 관계를 어느 정도 완화하자는 입장이고 미국도 그것을 견인한 상황이거든요.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보기에 한미일 대 북중러 전선이 형성되는 것 같지만 북한과 러시아는 고립돼 있기 때문에 둘이 결속력이 더 강화되는데 중국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어요. 그러니까 북러 정상회담에서도 중국이 환영한다, 적극적으로. 이런 얘기 안 나왔거든요. 그다음에 최근에 중국을 방문한 고위층 인사들도 2018년 같은 경우에는 리잔수 상무위원회 위원장, 권력 서열 3위였거든요. 그런데 지금 왔다 갔다 하는 인물들은 권력 서열이 30위밖에 안 돼요. 조절하는 거죠. 그러니까 한미일 대 북중러가 아닌 복잡한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죠. 중국은 입장이 조금 다릅니다.
[앵커]
중국 같은 경우에 이번에 트래비스 킹 이병을 북한이 추방 형식으로 내보내는 과정에서 미국의 요청을 받아서 필요한 협조를 제공했다, 이렇게 밝혔는데 결국에는 경제 문제 해결을 위해서 미국과의 관계를 어느 정도 회복하기 위한 그런 가능성을 열어둔 거다, 이렇게 해석을 해 주셨고요. 그런데 중국에서는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데 김정은 위원장 같은 경우에 최고인민회의 연설을 보면 미국이 한일과 3각 군사동맹체계를 통해서 수립을 통해서 아시아판 나토가 흉체를 드러내고 있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이것은 어떤 의미라고 봐야 되겠습니까?
[조한범]
김정은 위원장은 현 국면을, 그러니까 지금 신냉전을 원하는 것은 푸틴과 김정은이에요. 왜냐하면 양쪽은 고립되어 있기 때문에. 고립돼 있는데 신냉전 구도가 형성되면 연대가 더 많아지거든요, 같은 편들이. 그러니까 지난해 연말에 현 국제정세를 신냉전 다국화로 규정을 했고요. 이번에 최고인민위원회 연설에서도 신냉전이라는 표현을 또 썼어요. 신냉전이 더 가속화하고 있다, 이런 표현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한미일이 협력을 하는 것에 대응을 해서 북러, 북중러 연대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고 또 뿐만 아니라 이란이나 시리아나 미국에 대응하는, 미국과 대립 관계에 있는 그런 세력들과 연대를 하겠다는 의지를 뚜렷이 보이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북러 정상회담도 그 일환이었던 것이고 향후에도 한미일 협력에 대해서 북중러를 포함한 반미 연대를 강화하겠다. 그게 김정은 체제의 대외 전략의 근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렇게 대립된 체제를 강화하면서 미국과 협상력을 높이겠다, 이게 속내인 건가요?
[조한범]
일단은 고립되어 있기 때문에 고립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왜냐하면 이미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끝나고 나서 장기전에 들어간다고 선언을 했거든요. 미국과 협상의 속내는 가지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풀어질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내부적인 자력갱생, 그다음에 대외적으로는 반미연대, 이걸 통해서 일단 버티겠다는 거고. 그러나 미국이 만일 북한이 원하는 조건을 만들면 언제든 협상에는 나올 거예요.
[앵커]
또 이런 가운데 일본 아사히신문이 북일 정상회담을 통해서 두 차례 정도 동남아시아에서 비밀 접촉을 했다는 보도를 했습니다. 북일 정상회담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조한범]
그런 보도는 계속 나왔어요. 뭐냐 하면 지금 한미일이 협력하는 것 같지만 각자 눈높이가 다 달라요. 그러니까 일본의 모든 역대 내각은 납치자 문제 해결에 항상 주력을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북핵 문제가 발등의 불이지만 일본 국내 정치에는 휘발성이 더 큰 게 납치자 문제 해결이에요. 그러니까 고이즈미-김정일 간 합의가 있었던 거고 만약에 납치자 문제에 진전이 생기면 기시다 총리는 장기 집권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그동안 북일 관계, 일북 관계가 계속 냉각돼 왔지만 사실은 몽골이나 제3국에서 계속 접촉을 해 왔다는 설이 나왔고요. 이번 보도도 처음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기시다 총리가 말하는 게 조건 없는 정상회담이잖아요, 북한과. 그러니까 기시다 총리는 한일 관계, 한미일 협력과 관계없이 국내 정치적으로는 북일 관계를 개선하는 게 가장 1차적인 목표고, 그 실마리가 바로 납치자 문제 해결입니다. 그러면 지지율이 상당히 올라갈 것이고, 또 하나는 궁극적인 일본의 목표는 북일 수교예요. 그러면 한반도에는 영향력이, 일본의 영향력이 커지거든요. 일본은 사실 한반도가 민족주의 통일을 원하지 않거든요. 북일 수교를 하면 자신의 입장에서 북한, 그다음에 남한에 모든 영향을 행사할 수 있죠. 엄밀히 말하면 분단 구조를 더 정착시킬 수 있는 게 북일 수교거든요.
[앵커]
지금 말씀을 쭉 들어보면 북한 같은 경우에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보이고, 일본과도 지금 협상을 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러면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될지, 이것도 중요한 문제겠습니다.
[조한범]
하나만 더 첨언을 드리면 왜 북일 관계 개선이 왜 북한이 가진 카드냐면 수교 배상금이라는 게 있어요. 우리는 받았죠. 60년대에. 그런데 과거에는 북일 수교 배상금이 한 100억 달러 정도 추정이 됐는데 지금 300억 달러까지 커졌거든요. 북한의 300억 달러면 우리로 치면 3000억 달러보다 더 큰 금액이거든요. 그러니까 북한은 항상 겉으로는 반일, 그다음에 일본에 대한 비난을 하지만 속내는 항상 그 카드를 가지고 있는 거죠. 그러니까 북일 관계는 우리가 계속 주시해야 됩니다. 한미일 협력 관계없이. 그런데 우리 입장에서는 결국 일본, 미국도 한미일 협력 자체가 목표가 아니거든요. 이것을 통해서 국익을 실현하는 거거든요. 우리 역시 국익을 실현해야 하는 거죠. 그러니까 결국 한미동맹에 기반을 둔 한미일 협력 체제를 강화하지만 그러나 중국과의 관계도 열어놔야 되는 것이고. 지금 25%의 양국 교역이 20%대로 떨어졌거든요. 양쪽 다 경제가 안 좋아요, 한중이. 역시 러시아도 마찬가지입니다.
러시아를 적으로 상정하는 것보다는 러시아가 북한에게 우리 안보에 위협이 될 만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러시아도 견인해내야 돼요. 때로는 설득도 하고 우크라이나 카드가 있으니까 우리가 러시아를 압박도 할 수 있거든요.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하면 러시아는 피곤해지거든요.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외교는 외통수가 아니고 외교는 감정이 아닙니다. 국익을 지향하는 전략적 명확성의 외교를 해야 되고 이 선택지를 다양하게 열어놔야 돼요, 우리 역시.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안에서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해야 될지, 어떤 전략을 펴는 게 좋을지까지 짚어봤습니다. 지금까지 조한범 통일 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얘기 나눠봤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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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와이드]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YTN 뉴스와이드 함께하고 계십니다. 북한이 최고인민회의에서 핵무력 정책을 헌법에 명시하면서신냉전 구도를 다시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월북 미군 병사 트래비스 킹 이병을 조건 없이 풀어주면서북미 간 대화 재개에 돌파구가 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한반도 정세, 조한범 통일 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함께 전망해 보겠습니다 . 어서 오십시오.
먼저 북한 최고인민회의 결과를 전한 조선중앙TV 보도를 들어보고 얘기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들려주시죠.
최고인민회의가 우리로 치면 국회 격이라고 하는데 여기에서 핵무력 강화 정책을 헌법에 명시했습니다. 그런데 기존의 헌법 서문에도 핵보유국이라는 표현이 나온다고 하는데 이게 뭐가 달라진 것입니까?
[조한범]
그러니까 기존 헌법에는 핵 보유국이라는 표현만 들어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목표, 그다음에 핵무기 사용 범위. 그러니까 핵무력의 지휘, 그다음에 핵무력 발전을 위한 국가 활동 원칙을 규정을 했고요. 그다음에 핵무기의 사명으로써 국가주권 그다음에 영토 안정, 인민권익보호, 이런 표현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핵무기를 쓸 수 있는 상황, 그리고 핵무력 고도화도 지속하겠다고 내용을 명문화했고요. 그런데 여기서 보통 핵보유국들은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개념을 사용해요.
왜냐하면 핵을 선제공격 안 한다. 그다음에 방어에만 사용한다. 이런 원칙만 세우고 나머지 부분들은 모두 숨겨놓거든요. 그런데 북한은 이미 지난해 핵무력 정책을 법으로 명문화했고, 이번에 헌법에도 집어넣은 게 지구상의 유일한 체제라고 볼 수 있고요. 그리고 특히 위협적인 게 핵무력의 사명에 영토 안정이라는 표현이 들어있어요. 영토 안정은 적화통일이거든요. 이 얘기는 한반도 적화통일에 핵무기를 쓸 수 있다는 얘기를 명문화한 거예요. 그러니까 방어뿐만 아니라 선제공격, 핵 위협을 통한 적화통일을 하겠다는 것을 명문화한 거죠. 그러니까 숨어있는 그림들이 많아요.
[앵커]
북한의 이런 움직임이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얼마만큼 위협적으로 느껴야 되는 겁니까?
[조한범]
이미 지난해 9월 핵무력 법제화 때 그 이전까지는 사실 북한은 핵 문제는 북미 간에 문제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거다. 같은 동포에는 사용할 일 없다, 그런 입장이었거든요. 그런데 지난해 9월부터는 남한에도 쓴다. 그다음에 선제공격도 한다. 그다음에 자기들이 선택한 어느 상황에서 쓸 수 있다라는 표현을 넣었거든요. 이번에도 국가주권보호, 영토 안정, 인민권익보호인데 이건 매우 추상적인 범위거든요. 그러니까 결과적으로는 북한이 선을 넘은 거죠. 그러니까 우리한테도 선제적이고 핵 전쟁이 아닌 상황에서도 임의적으로 쓸 수 있다는 얘기를 우리한테 경고를 한 거죠. 그러니까 우리 역시 여기에 맞는 특단의 대응책이 필요한 상황인 것입니다.
[앵커]
그런데 지금 북한의 모습을 보면 조금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이렇게 위협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동시에 북한으로 넘어갔던 트래비스 킹 이병을 조건 없이 미국 정부에 넘겼습니다. 이건 어떤 의미가 있다고 봐야 될까요?
[조한범]
어차피 냉전체제 이후에는 북한이 고 오토 웜비어 씨 같은 경우 북한이 반체제 사범으로 구금을 하고 결국은 사망까지 이르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모두 넘겨줬어요. 우리 국민 같은 경우도 자진 월북한 사람도 넘겨보냈습니다. 왜냐하면 체제 선전에 이용할 가치가 없고 트래비스 킹 이병은 지금 70일 만이니까 매우 신속하게 추방을 한 거거든요. 그리고 추방 결정도 이달 초로 미국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거든요. 그러면 처음부터 억류할 생각이 없던 거죠. 그러니까 UN사를 통해서도 신속하게 답변을 해왔고요. 킹 이병은 일단 군인이고 그다음에 문제의 소지가 있는 병사이고, 이병이기 때문에 정보 가치도 전혀 없어요. 그러니까 데리고 있으면 부담만 크거든요. 그러니까 처음부터 일정한 조사를 거쳐서 추방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던 것 같고 지금 국경이 열린 시점에 맞춰서 내보낸 거예요. 그러니까 이건 미국에 대한 대화 제스처나 아니면 협상과 관계없이 처음부터 북한에게는 실익이 없는 인물이기 때문에 추방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이 빠르게 진행됐다고 볼 수 있어요.
[앵커]
그러면 혹시 이렇게 트래비스 킹 이병을 조건 없이 미국에 넘겨줬다는 게 한편에서는 위협을 강화하면서, 한편에서는 미국과 대화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 이런 생각도 들었는데 그런 의미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렇게 봐도 될까요?
[조한범]
원래 트래비스 킹 이병 자체만은 아니지만 원래 김정은 체제의 목적은 북미 비핵화 협상이에요. 뭐냐 하면 그때 트럼프 정부 때 해봤잖아요. 대북 제재가 해소되지 않으면 북한의 미래는 없거든요. 그런데 협상을 하고 싶은데 북한은 조건을 제시했죠.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그런데 미국 바이든 정부는 조건 없는 만남만 얘기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하노이에서 한번 해봤는데 실패했거든요. 그러니까 북한은 먼저 조건을 제시하라는 얘기고 미국은 조건 없이 만나서 얘기하자는 거거든요. 이게 지금 핀트가 안 맞는 거지, 북한이 원하는 것은 사실 내심은 협상이에요. 그 협상이 없으면 러시아, 중국과의 관계로도 북한이 미래가 없다는 것을 알거든요. 그러니까 강요된 선택이 북러 관계인 것이지, 원래 김정은 위원장의 목적은 북미 비핵화 협상에 타결하고 남북 관계를 통해서 자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었고 그것은 살아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윤 정부하고는 아무래도 안 될 것 같으니까 선을 그은 거고, 북미 비핵화 협상은 여지는 남겨둔 거예요.
[앵커]
여전히 가능성은 살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한범]
당연하죠. 왜냐하면 북한의 핵능력을 고도화시켰기 때문에 협상력이 더 커졌다고 판단해요. 그러니까 완전한 비핵화보다는 일종의 핵 군축, 핵 역량의 일부를 내주고 대북제재 해제받고 그다음에 남북 관계에서 원하는 조건을 받아주면 자원을 받겠다는 게 북한의 전략입니다.
[앵커]
그런데 지금 미국 정부의 태도를 보면 반응을 보면 가능성이 있는 얘기입니까? 현재 시점에서 볼 때.
[조한범]
일단 바이든 정부는 조건 없는 만남만 얘기하고 있고, 실제로 뭘 추구하는지를 북한에게 던져주지 않거든요. 그리고 바이든 정부 역시 북한의 속내를 알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진정성 있는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있는 의지가 확인이 되어야 된다는 그런 입장이거든요. 그러니까 양측이 지금 눈높이가 서로 다른 거죠. [앵커] 그리고 석방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을 살펴볼 게 중국이 밝히기로는 미국 정부의 협조를 받아서 협조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되면 미중 간의 갈등이 좀 풀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세요?
[조한범]
일단 금년 중반기부터 미중 관계는 정면충돌해서 대결 구도가 사라진 것은 아니에요. 그건 그대로 남아 있지만 일단 갈등은 피하고 보자는 쪽이에요, 양쪽이. 왜냐하면 양쪽이 경제가 안 좋거든요. 바이든 정부는 지금 대선에서 불리하거든요. 그 이유는 경제예요. 미국 국내 대선은 경제가 결정적으로 작용합니다. 외교가 작동 안 해요. 그런데 지금 미국 경기가 나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미중 관계거든요. 그다음에 시진핑 주석 역시 경제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나빠요. 그러니까 양쪽이 충돌해서 양쪽 다 피를 보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니까 충돌은 피하자는 거고 그러면 시 주석도 미국과의 관계를 어느 정도 완화하자는 입장이고 미국도 그것을 견인한 상황이거든요.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보기에 한미일 대 북중러 전선이 형성되는 것 같지만 북한과 러시아는 고립돼 있기 때문에 둘이 결속력이 더 강화되는데 중국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어요. 그러니까 북러 정상회담에서도 중국이 환영한다, 적극적으로. 이런 얘기 안 나왔거든요. 그다음에 최근에 중국을 방문한 고위층 인사들도 2018년 같은 경우에는 리잔수 상무위원회 위원장, 권력 서열 3위였거든요. 그런데 지금 왔다 갔다 하는 인물들은 권력 서열이 30위밖에 안 돼요. 조절하는 거죠. 그러니까 한미일 대 북중러가 아닌 복잡한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죠. 중국은 입장이 조금 다릅니다.
[앵커]
중국 같은 경우에 이번에 트래비스 킹 이병을 북한이 추방 형식으로 내보내는 과정에서 미국의 요청을 받아서 필요한 협조를 제공했다, 이렇게 밝혔는데 결국에는 경제 문제 해결을 위해서 미국과의 관계를 어느 정도 회복하기 위한 그런 가능성을 열어둔 거다, 이렇게 해석을 해 주셨고요. 그런데 중국에서는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데 김정은 위원장 같은 경우에 최고인민회의 연설을 보면 미국이 한일과 3각 군사동맹체계를 통해서 수립을 통해서 아시아판 나토가 흉체를 드러내고 있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이것은 어떤 의미라고 봐야 되겠습니까?
[조한범]
김정은 위원장은 현 국면을, 그러니까 지금 신냉전을 원하는 것은 푸틴과 김정은이에요. 왜냐하면 양쪽은 고립되어 있기 때문에. 고립돼 있는데 신냉전 구도가 형성되면 연대가 더 많아지거든요, 같은 편들이. 그러니까 지난해 연말에 현 국제정세를 신냉전 다국화로 규정을 했고요. 이번에 최고인민위원회 연설에서도 신냉전이라는 표현을 또 썼어요. 신냉전이 더 가속화하고 있다, 이런 표현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한미일이 협력을 하는 것에 대응을 해서 북러, 북중러 연대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고 또 뿐만 아니라 이란이나 시리아나 미국에 대응하는, 미국과 대립 관계에 있는 그런 세력들과 연대를 하겠다는 의지를 뚜렷이 보이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북러 정상회담도 그 일환이었던 것이고 향후에도 한미일 협력에 대해서 북중러를 포함한 반미 연대를 강화하겠다. 그게 김정은 체제의 대외 전략의 근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렇게 대립된 체제를 강화하면서 미국과 협상력을 높이겠다, 이게 속내인 건가요?
[조한범]
일단은 고립되어 있기 때문에 고립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왜냐하면 이미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끝나고 나서 장기전에 들어간다고 선언을 했거든요. 미국과 협상의 속내는 가지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풀어질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내부적인 자력갱생, 그다음에 대외적으로는 반미연대, 이걸 통해서 일단 버티겠다는 거고. 그러나 미국이 만일 북한이 원하는 조건을 만들면 언제든 협상에는 나올 거예요.
[앵커]
또 이런 가운데 일본 아사히신문이 북일 정상회담을 통해서 두 차례 정도 동남아시아에서 비밀 접촉을 했다는 보도를 했습니다. 북일 정상회담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조한범]
그런 보도는 계속 나왔어요. 뭐냐 하면 지금 한미일이 협력하는 것 같지만 각자 눈높이가 다 달라요. 그러니까 일본의 모든 역대 내각은 납치자 문제 해결에 항상 주력을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북핵 문제가 발등의 불이지만 일본 국내 정치에는 휘발성이 더 큰 게 납치자 문제 해결이에요. 그러니까 고이즈미-김정일 간 합의가 있었던 거고 만약에 납치자 문제에 진전이 생기면 기시다 총리는 장기 집권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그동안 북일 관계, 일북 관계가 계속 냉각돼 왔지만 사실은 몽골이나 제3국에서 계속 접촉을 해 왔다는 설이 나왔고요. 이번 보도도 처음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기시다 총리가 말하는 게 조건 없는 정상회담이잖아요, 북한과. 그러니까 기시다 총리는 한일 관계, 한미일 협력과 관계없이 국내 정치적으로는 북일 관계를 개선하는 게 가장 1차적인 목표고, 그 실마리가 바로 납치자 문제 해결입니다. 그러면 지지율이 상당히 올라갈 것이고, 또 하나는 궁극적인 일본의 목표는 북일 수교예요. 그러면 한반도에는 영향력이, 일본의 영향력이 커지거든요. 일본은 사실 한반도가 민족주의 통일을 원하지 않거든요. 북일 수교를 하면 자신의 입장에서 북한, 그다음에 남한에 모든 영향을 행사할 수 있죠. 엄밀히 말하면 분단 구조를 더 정착시킬 수 있는 게 북일 수교거든요.
[앵커]
지금 말씀을 쭉 들어보면 북한 같은 경우에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보이고, 일본과도 지금 협상을 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러면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될지, 이것도 중요한 문제겠습니다.
[조한범]
하나만 더 첨언을 드리면 왜 북일 관계 개선이 왜 북한이 가진 카드냐면 수교 배상금이라는 게 있어요. 우리는 받았죠. 60년대에. 그런데 과거에는 북일 수교 배상금이 한 100억 달러 정도 추정이 됐는데 지금 300억 달러까지 커졌거든요. 북한의 300억 달러면 우리로 치면 3000억 달러보다 더 큰 금액이거든요. 그러니까 북한은 항상 겉으로는 반일, 그다음에 일본에 대한 비난을 하지만 속내는 항상 그 카드를 가지고 있는 거죠. 그러니까 북일 관계는 우리가 계속 주시해야 됩니다. 한미일 협력 관계없이. 그런데 우리 입장에서는 결국 일본, 미국도 한미일 협력 자체가 목표가 아니거든요. 이것을 통해서 국익을 실현하는 거거든요. 우리 역시 국익을 실현해야 하는 거죠. 그러니까 결국 한미동맹에 기반을 둔 한미일 협력 체제를 강화하지만 그러나 중국과의 관계도 열어놔야 되는 것이고. 지금 25%의 양국 교역이 20%대로 떨어졌거든요. 양쪽 다 경제가 안 좋아요, 한중이. 역시 러시아도 마찬가지입니다.
러시아를 적으로 상정하는 것보다는 러시아가 북한에게 우리 안보에 위협이 될 만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러시아도 견인해내야 돼요. 때로는 설득도 하고 우크라이나 카드가 있으니까 우리가 러시아를 압박도 할 수 있거든요.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하면 러시아는 피곤해지거든요.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외교는 외통수가 아니고 외교는 감정이 아닙니다. 국익을 지향하는 전략적 명확성의 외교를 해야 되고 이 선택지를 다양하게 열어놔야 돼요, 우리 역시.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안에서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해야 될지, 어떤 전략을 펴는 게 좋을지까지 짚어봤습니다. 지금까지 조한범 통일 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얘기 나눠봤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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