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에 막힌 '미완의 혁신'...與 주류 희생 유야무야?

기득권에 막힌 '미완의 혁신'...與 주류 희생 유야무야?

2023.12.09. 오전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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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가 당 핵심 인사들의 '용퇴론'을 결국 관철하지 못하고 사실상 빈손으로 조기 해산하면서, 미완의 혁신에 대한 책임론이 당 안팎에선 제기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본격화할 공천 과정에서 인적 쇄신이 흐지부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잖습니다.

이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여권 주류를 겨냥한 인요한 위원장의 '희생 요구'는 혁신위 출범 일주일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습니다.

[인요한 /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지난달 3일) : 당 지도부 및 중진,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아니면 수도권 지역에 어려운 곳에 나와서 출마하는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이후에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습니다.

[인요한 /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지난달 6일, YTN 뉴스라이브) : 여러 사람하고 통화를 했는데 결단을 내리시오, 내릴 때가 됐소, 이런 메시지는 충분히 갔고….]

그러나 당내 기득권의 문턱은 꽤 높았습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대표 (지난달 6일) : (혹시 인요한 위원장 전화는 받으셨나요?) 또 다른 질문 있어요?]

[이철규 /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 (지난달 6일) : 내가 일하기도 바빠요. 그런 것에 대해서 평가할 시간이 없어요.]

특히, 친윤계 핵심 의원은 대놓고 지역구 '세 과시'에 나서며 사실상 혁신위 요구를 공개적으로 거부했습니다.

[장제원 / 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12일, 유튜브 '장제원TV') : 뭐가 두렵겠습니까, 뭐가 어렵겠습니까, 저는 그래서 눈치 안 보고 삽니다. 할 말 하고 삽니다.]

한 달 넘게 이어진 줄다리기 끝에 '희생안'이 정식 안건으로까지 의결됐지만, 아직 때가 아니라는 당 지도부 입장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혁신위가 '빈손'으로 조기 해산하는 결정적 이유가 됐습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대표 (지난 6일) : 역대 어느 혁신위보다 왕성하게 활동하시고 굉장히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 내고…. 수고 많으셨고요.]

인 위원장은 김기현 대표와 회동을 통해 파국은 피하며 갈등을 봉합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마지막 회의를 마친 뒤엔 뼈 있는 말을 잊지 않았습니다.

[인요한 /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그제) : 정치가 얼마나 험난하고 어려운지 또 이렇게 알아볼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주셔서 많이 배우고 나갑니다.]

물론, 여권 일각에선 혁신위의 '용퇴' 요구가 내년 4월 치러지는 총선 시간표상 시기적으로 너무 일렀고 메시지도 세심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하지만 혁신위가 변죽만 울리다 용두사미로 간판을 내리면서, '주류 희생' 역시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이미 공개적으로 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안철수 / 국민의힘 의원 (그제) : 저도 인요한 위원장도 치료법을 각각 제안했지만 환자가 치료를 거부했다고 봅니다.]

[이용호 / 국민의힘 의원 (어제) : 이제 당 지도부가 더이상 시간 끌지 말고 혁신에 응답해야 할 차례입니다.]

당 지도부는 공천 과정에서 혁신위의 요구 사항들을 적절히 녹여내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입니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다곤 하지만 내년 총선 서울 지역 참패를 예상하는 자체 판세 분석 결과까지 공개되면서 여권 내부는 어느 때보다 어수선한 분위기입니다.

그만큼 위기 타개를 위한 쇄신 요구는 커질 수밖에 없어서, 조만간 출범할 공천관리 위원회 인선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YTN 이종원입니다.


촬영기자: 이성모 한상원

영상편집: 이은경




YTN 이종원 (jong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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