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롯데 임원인사 '새 술을 헌 부대에 담았다.'"

[생생플러스] "롯데 임원인사 '새 술을 헌 부대에 담았다.'"

2023.12.13. 오후 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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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00~16:00)
■ 진행 : 김우성 앵커
■ 방송일 : 2023년 12월 13일 (수요일)
■ 대담 :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

-롯데 인사, 세대 교체했지만 사업 구조 포트폴리오 안 바뀌어
-식품부에서 승진 많아...그간 실적에 목말라
-신유열 전무 등판...바이오 사업 맡겨 실적 쌓아주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김우성 앵커(이하 김우성): 정말 생생한 기업 얘기, 이분 아니면 들려주실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근데 이 ‘생생한’이 아주 신선하고 팔딱팔딱 뛴다는 뜻도 있겠지만 정말 우리나라 기업이 살아야 우리 국민도 살 수 있습니다. 그 이야기에서 정말 ‘제대로 살아나십시오’라는 쓴 소리도 담겨 있습니다. 기업과 사람을 이끄는 생생한 기업 이야기. 한잔의 에스프레소 같은 남자, 리더스인덱스 박주근 대표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이하 박주근):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오늘 약간 에스프레소처럼 입고 오셨어요.

◆ 박주근: 그런가요.

◇ 김우성: 왜 이 얘기를 하냐면요. 지금 저희가 연말 기업들의 임원 인사 얘기를 대표님하고 쭉 하고 있는데. 모 매체에서 ‘에스프레소가 이번 인사의 핵심이다’라고 했는데. 그게 언뜻 맞는 것도 있고 좀 다른 부분도 있습니다. 그걸 좀 저희가 오늘도 봐야 되는데 오늘 대표님이 가져오신 기업은 롯데그룹입니다. 롯데그룹도 지금 ‘세대교체’ 이런 얘기하면서 막 보도들이 나오고 있는데 정기 임원 인사했잖아요. 총평부터 먼저 해주십시오.

◆ 박주근: 이런 말이 있죠.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 김우성: ‘새 술은 새 부대에.’ 오래된 말이죠.

◆ 박주근: 이번 롯데그룹 인사를 한마디로 하면 ‘새 술은 맞는데 새 부대는 아니다.’ 헌 부대에 넣었다.

◇ 김우성: ‘새 술은 새 부대에’가 아니라 ‘새 술인데 헌 부대에 넣었다.’ 이거 굉장히 의미가 함축적이네요.

◆ 박주근: 왜냐하면 이번 인사를 보면 일단 부회장 승진 1명, 사장 승진 4명인데 그리고 14개 계열사 대표를 50대로 바꿨어요. 어쨌든 그래서 키워드를 많은 언론에 ‘세대교체’라는 말로 냈는데. 문제는 사업 구조 포트폴리오가 전혀 바뀌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지금 롯데그룹은 크게 사업부를 보면 3개의 축이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롯데 쇼핑이라는 유통 축이 있고 요즘은 롯데 케미컬 사업부가 더 커졌어요. 그래서 케미컬 사업 헤드쿼터가 있고 또 하나가 식품군인데. 현재 3개의 중추적인 사업부 중에 그나마 실적이 양호했던 곳은 식품군입니다.

◇ 김우성: 식품이 어떻게 보면 롯데의 원조 원조죠.

◆ 박주근: 그래서 이번에 부회장 승진도 식품군에서 나왔고 그리고 식품군에서는 승진이 많았어요. 반면에 롯데케미칼은 수장을 바꿈으로써 김교현 부회장이 용퇴를 하고 새로운 수장이 옴으로써 큰 변화가 있었고. 롯데쇼핑에서는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보면 많은 수장이 바뀌고 세대 교체된 것 같지만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은 전혀 바뀌지가 않아서 ‘새 술은 맞는데 헌 부대에 부었다.’ 저는 이렇게 총평하고 싶습니다.

◇ 김우성: 그러면 여러 가지 인선들을 좀 특징적으로 봐야 될 건데. 일단 부회장 승진 한 분이 특이합니다. 지난번에도 말씀드렸고 이 방송 오늘 처음 들으시는 분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부회장은 월급쟁이가 올라갈 수 있는 제일 높은 자리고 오너 즉 이 회사의 실질적 총 권한을 갖고 있는 사람이 가장 신뢰하는 위치라고 할 수 있잖아요. 회장 다음에 부회장이니까. 이용구 식품군 총괄대표 부회장님.

◆ 박주근: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 같이 식품부에서 이번에 가장 승진이 많았어요. 그만큼 식품 쪽에서 실적이 좋았다는 이야기죠. 현재 롯데그룹 부회장은 네 분이거든요. 이번에 승진한 이용구 부회장을 포함해서 우선 롯데 주주에 이동우 부회장이 있고, 롯데건설에 박현철 대표이사 부회장이 있고, 유통 쪽에 김상현 부회장. 이 세 사람이 있었는데 이번에 식품군에서 부회장 승진은 2018년에 이재혁 전 부회장이 은퇴한 뒤에 5년 만입니다. 그러니까 식품군에서 얼마나 ‘실적에 목말랐다’라는 걸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죠. 거기에다가 식품군에서 보면 이동우 부회장뿐만 아니라 이번에 롯데리아하고 엔젤리스 같은 외식 프랜차이즈를 맡고 있는 차우철 대표도 부사장 승진시켰고요. 그다음에 롯데칠성음료 대표도 위임을 했습니다. 신동빈 회장이 식품군에는 합격점을 줬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롯데케미칼은 일단 김교현 부회장을 용퇴를 시켰습니다. 그 자리에 지금 이훈기 사장을 총괄대표로 올렸어요. 그러니까 원래 이훈기 사장은 호남석유화학 시절부터 경력을 시작했기 때문에.

◇ 김우성: 롯데케미칼의 본류죠.

◆ 박주근: 본류죠. 잔뼈가 굵은 본업으로 돌아왔다고 볼 수가 있고. 지금 문제는 유통 쪽인데 유통 쪽이 롯데가 이커머스 시장으로 가는 걸 놓쳤잖아요. 새로운 롯데ON을 시작해도 안 되고 계속 안 되는데. 그래서 이커머스를 이끌고 있는 시장의 수장을, 굉장히 의외로 외부 인사를 등용시켰는데. 이커머스나 유통 쪽에 전혀 경험이 없는 박익진 어피니티의 PE 쪽 사람을 모시고 왔어요. 그러니까 재무통을 모시고 왔다는 거는 ‘구조조정을 하겠다.’ 이렇게 밝혀지는 부분이고. 그 외에 롯데 쪽에는 지금 총괄하고 있는 김상현 부회장이라든지 그리고 유통 쪽은 다 외부 인사예요 현재도. 왜냐하면 김상현 부회장도 홈플러스 출신이죠. 한국 P&G. 그리고 이번에 정준호 대표도 원래 신세계 출신입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은 유통 분야에 그냥 앉히고 이커머스를 바꿈으로써 ‘유통 쪽은 한 번 더 지켜보자.’ 이렇게 읽히는 부분이고. 이번에 언론에서 가장 조명 받은 것은 사실은 아들이죠.

◇ 김우성: 그렇죠. 신유열 전무가 됐어요.

◆ 박주근: 1년 만에 전무가 됐습니다. 그러니까 2020년에 일본 롯데 상무로 들어와서 매년 새로운 직함을 달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번에 전무가 되면서 역할을 맡긴 게 뭐냐 하면. 상무까지는 사실 큰 역할을 맡기지 않았거든요. 전무가 되면서 롯데가 이제 미래 신성장 동력 사업으로 바이오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쪽에 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 전략실장을 맡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신유열 전무에게 바이오 사업, 신성장 사업에 총각을 맡겼다는 것은 경험 쌓기도 있지만 실적을 쌓아주겠다는 이런 의미로, 본격적인 3세 경영이 시작되었다고 이렇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신 전무가 경영 전면에 나서기까지 승계 작업을 조율하고 지원할 2인자의 등장은 아직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이런 기사 내용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직까지는 여러 가지 경험을 쌓고 있는 과정이라고 이렇게 보면 될 텐데. 바이오 쪽도 지금 전체적인 기업 현황도 보시잖아요. 이게 이렇게 너무 장밋빛 미래는 아니지 않습니까? 리스크도 최근에 좀 있었고요.

◆ 박주근: 그렇죠. 바이오가 올해 상당히 안 좋았죠. 바이오가 굉장히 성장 산업이라고 하지만.

◇ 김우성: 코로나 때는 완전 집중을 또 받았었고요.

◆ 박주근: 바이오산업은 장기간의 R&D 투자가 필요하고 그리고 투자의 결실이 굉장히 늦게 나오는 거라서 사실은 대기업이 할 만한 사업이지만 대기업이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는 사업이기도 합니다.

◇ 김우성: 이쪽 부분으로 또 신유열 전무, 이제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거죠?

◆ 박주근: 네.

◇ 김우성: 앞서 말씀하셨던 이커머스도 지금 박익진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부 대표 부사장. 외부 영입 인사인데 지금 실적이 안 좋았다고 얘기했잖아요. 케미칼하고 유통 쪽도 그렇고 썩 지금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는 마음에 안 드는데. ‘재무통이 들어오면 구조조정이다.’ 사실 올 때마다 대표님이 그렇게 설명을 해 주셨거든요. 그 말은 사업이나 사람이 궁금한 게 아니라 회사 통장 들여다보고 있다는 이 말로 봐야 되는 건가요?

◆ 박주근: 이커머스 쪽을 롯데가 계속 공을 들이고 있는데 번번이 실패해요. 히스토리를 좀 보면 롯데ON이라고 하는 이커머스를 늦게 시작했어요. 유통 3사 중에서. 신세계가 먼저 시작했고 쿠팡이 워낙 치고 나오니까. 이미 유통계에서는 쿠팡이 사실은 국내 넘버원이 됐습니다. 신세계가 그나마 선전을 하고 있는데 롯데는 아주 늦었습니다. 시작할 때 사령탑을 누구를 앉혔냐면 조영제 사업부장을 앉혔어요. 이분은 롯데맨입니다. 그런데 1년 만에 바꾸는 데 누구를 시키냐면 나영호 전 대표에요. 바로 전 대표입니다. 나영호 전 대표를 시키는데 이분이 바로 이베이코리아에 있던 분이에요. 그런데 나 전 대표도 3년을 못 넘겼습니다.

◇ 김우성: 왜 그럴까요?

◆ 박주근: 그래서 롯데는 다시 외부 인재를 찾았는데 그분이 바로 박익진 신임 대표인데 이분의 이력을 보면 물리학자였어요. 서울대 물리학 석박사를 했고요. MIT에서 물리학 박사를 받은 분입니다. 그런데 2004년도에 한국씨티은행 CFO, CSO를 역임하다가 2006년부터 2011년도까지 맥킨지에 있었어요. 그러고 나서 현대카드, ING생명 이쪽으로 온 실제로 말하자면 재무통이죠. 직전에 있었던 직장이 글로벌 사모펀드인 ‘어피니티’라고 지금 교보생명하고 이렇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곳인데. 이쪽에서 맡은 게 주로 재무 쪽입니다. 근데 이렇게 이커머스 쪽에 전혀 경험이 없는 분을 앉히고 주로 컨설팅이나 PF에서 재무통을 앉혔다는 이야기는 지금 ‘롯데에 대한 재무실사를 한번 해보겠다’라고 밖에 읽히지 않는 부분이죠.

◇ 김우성: 좀 세대가 있으신 분들은 기억하실 텐데요. 수학 만점 맞고 전국에서 시험 제일 잘 본 사람들이 예전에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갔거든요. 이분이 굉장히 수학적으로 통장을 들여다보고 있나. 이렇게 의미를 가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세대교체 바람이라는 말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좀 정리를 해보면. 여러 가지 힘 줘야 될 곳에는 좀 등을 밀어줬고 아닌 곳에는 지금 좀 칼을 빼고 있고. 이렇게밖에 안 보인다고 볼 수 있는 건가요? 아까 ‘새 술인데 헌 부대다.’ 이런 표현도 했지만.

◆ 박주근: 여기서 여러 번 얘기했지만 삼성부터 쭉 공통적인 키워드가 세대교체였습니다. 세대교체라는 말은 좋은 뜻도 있지만 세대교체와 사업 시너지가 같이 되려면 제가 초두에 말씀드린 것 같이 ‘새 술은 새 부대에.’ 포트폴리오 자체가 바뀌어서 그 사업 포트폴리오가 바뀌어서 거기에 적정한 사람이 쓸 사람이 없으니 새로운 사람을 들인다면 이건 굉장히 이제 성장성이 있는 건데. 사업 포트폴리오는 그대로인데 실적이 너무 안 좋으니까 수장만 다 교체한 거잖아요. 이거는 이제 구조조정을 했다는 이야기거든요. 근데 문제는 이러한 포트폴리오 새 구성 없이 기존의 경영진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사업이 성공할 수 있으면 좋은데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 바뀐 거 없이 성공하기가 굉장히 어렵거든요.

◇ 김우성: 왜냐하면 유통은 대표님이 말씀해 주셨다시피 인맥, 사람. 유통맨들은 그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하셨잖아요. 이렇게 덜컥덜컥 나이가 좀 많다고. 나이가 많아서는 아니겠습니다만 기존 임원들 바꿔버리면 안정성 부분은 또 어떤가. 이런 생각도 들고요,

◆ 박주근: 그래서 오히려 신세계 그룹 같은 경우는 반대로 올드맨들을 다시 등용했지 않습니까? 위기가 있을 때 올드맨 등용을 했거든요.

◇ 김우성: 그건 또 안정화로 가는 거죠.

◆ 박주근: 안정화로 가는 거죠. 근데 롯데 같은 경우에는 지금 14개 계열사의 대표 수장을 바꾸고 작년에도 12개 계열사를 바꿨어요. ‘롯데는 지금 진통 중이다.’ 계속 테스트 중에 있는 것 같습니다.

◇ 김우성: 대한민국 모든 기업과 그룹들이 사실은 변화의 파도를 보고는 있는데요. 파도를 어떻게 탈지 바꿔탈지 어떻게 할지 바다를 벗어날지. 사실 이 답에 대해서는 정확히 그림이 안 그려지지만 에스프레소 같은 남자 박주근 대표와 함께 이 시간 계속 들어보시면 여러분들도 방향이 생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들어야 될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 박주근: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리더스인덱스 박주근 대표와 함께했습니다.


YTN 김우성 (wskim@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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