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로 본 북한의 실상...'바느질한 신발·페트병 어구' 공개

쓰레기로 본 북한의 실상...'바느질한 신발·페트병 어구' 공개

2024.06.26. 오전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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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윤재희 앵커
■ 출연 :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 교수(하나센터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UP]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중국과 북한 국경지대에서 오랜 기간 많은 정보를 분석하시기도 했는데요. 오늘 저희 스튜디오에 실제로 북한의 쓰레기를 수거하신 부분들을 몇 가지를 가지고 나와주시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오늘 새벽 탄도미사일 발사에 앞서서 오물풍선을 올해 들어서만 6차례 살포를 했거든요. 일단은 오물풍선 살포,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시나요?

[강동완]
무엇보다 지금 북한 내부에서 이 체제를 유지하는 가장 근간은 사상 통제입니다. 그런데 이 사상 통제가 흔들리고 있고 내부에 균열 요소가 나타나고 있는데 그게 가장 중요한 요인이 바로 외부에서 들어가는 정보입니다. 특히 외부 정보의 유입이 북중 국경을 통해서 밀수를 통해서 들어가기도 하는데요. 또 한편으로는 우리 휴전선 인근에서 탈북민 단체들이 보내는 대북 풍선이 있습니다. 이러한 전단을 통해서 북한 내부에 정보가 유입되기 때문에 북한은 여기에 굉장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거죠. 무엇보다 이러한 외부 정보가 북한 주민들, 특히 장마당 세대라고 하는 젊은 층들의 생각을 굉장히 많이 변화시키고 있다라는 점에서 북한이 이처럼 고강도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앵커]
일부에서는 위해물질이 들어있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처음에는 했었습니다마는 위험한 물질이 들어갈 수 있는 그런 구조는 아닌가 보죠?

[강동완]
통일부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일단 북한이 의도적으로 정보가 드러날 수 있는 내용물은 거의 넣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면 폐종이인데 이 종이에는 어떤 글씨가 쓰여 있거나 그렇지 않고 아무런 내용이 없는 종이를 일정한 크기로 잘랐다는 점에서 치밀하게 준비된 것을 볼 수가 있고 또 자투리 천이라고 얘기를 하는데요. 이 사진들을 보면 공장에서 재단하고 남은 천들입니다. 그러한 것들을 지금 모아서 보냈는데 이게 조금 다른 양상이는 게 3차 띄우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북한이 여기에 생활쓰레기를 많이 넣었습니다. 특히 다 떨어진 양말이라든지 담배꽁초 이런 것들까지 확인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부분들을 보면 북한 주민들의 생활상, 또 얼마나 경제적으로 열악한지를 한눈에 알 수가 있습니다.

[앵커]
북한이 오물풍선 도발을 하면서 내세운 논리가 대북전단에 대한 대응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탈북자들도 많이 만나보셨잖아요.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대북전단이 심리적으로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그런 효과가 있다고 얘기를 하던가요?

[강동완]
무엇보다 북한에서는 탈북민들이 보내는 활동에 대해서 너절한 쓰레기 짓이다라고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오물풍선이라고 이름 지을 만큼 그 안에 쓰레기를 넣은 건데요. 하나의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것이고요. 무엇보다 우리 사회에서 탈북민들이 보내는 대북전단이 북한에 가냐 안 가냐, 이런 논쟁이 굉장히 많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번에 김여정의 담화문을 보면 실제로 북한에 이것이 간다라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쓰레기를 줍는 것이 얼마나 기분 더럽고 힘든 일인가를 경험해보면 알 것이다, 이런 담화 내용이 있거든요.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런 대북전단이나 또 북중 국경에서 들어가는 정보가 북한에 분명히 유입되고 있다라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있는 부분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은 외부 정보가 주민들의 생각과 의식을 변화시키고 있다라는 것이죠. 더군다나 대북전단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는 쌀도 넣기도 하고요. 1달러라든지 남한의 영화나 드라마가 들어있는 USB까지 같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단지 그냥 전단만 들어간다면 그것이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없다라고 볼 수 있지만 이미 북한 당국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USB가 남한의 영화나 드라마가 담겨서 들어가니까 바로 그러한 부분들이 북한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거죠.

[앵커]
통일부가 앞서 1차에서 4차까지 살포된 오물풍선을 분석을 해봤는데 북한의 민낯이 드러나는 그런 화면을 저희가 볼 수가 있었어요. 아동용 의류나 양말 등도 봤었는데 여러 번, 꽤 많이 기운 그런 흔적들이 역력했습니다. 쓰레기로 분류를 해도 지나치게 낡았다라는 그런 느낌이 있었는데 어떻게 보셨나요?

[강동완]
저는 양말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사실 저도 70년대에 태어났기 때문에 양말을 기워 신은 적이 있습니다. 구멍 정도 난 것은 꿰매 신은 거죠. 그런데 사실 지금 우리 청년 세대들에게 기운다라는 표현도 잘 알지 못합니다. 경제적으로 너무 잘 살고 있는 나라인데 양말을 보니까 그냥 단순히 꿰맨 수준이 아니라 이게 구멍이 너무 크게 나니까 그 안에다 천을 덧댄 것입니다. 이 덧댄 천이 또 닳아서 그게 또 훼손이 된 모습까지 볼 수가 있거든요. 저는 이 사진 속의 양말을 보고 어떻게 21세기에 이런 생활을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이 들었는데 제가 쓰레기 주운 것과 거의 비슷합니다. 이게 신발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시면 실로 다 기워져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죠.

이 위에 발목을 덮는 부분인데 지금 안쪽에 보시면 천을 덧댄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양말도 바로 이렇게 안쪽을 보면 헝겊을 새롭게 덧댄 것을 확인할 수가 있다라는 거죠. 그래서 단순하게 그냥 꿰맸다, 기웠다라는 수준이 아니라는 점을 우리가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고요. 또 아동복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특정 부위, 예를 들면 무릎이라든지 이런 부분이 굉장히 많이 훼손돼 있는 것을 사진을 통해서 확인할 수가 있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의 지금의 처참한 경제 실장을 명확히 드러내고 있는 증거라는 점에서 저는 김여정이 이번에 남한에 대해서 또는 탈북민에 대해서 너절한 쓰레기 짓의 경고장을 보냈다고 생각하지만 그 한편 이면에서는 굉장히 실수를 한 거다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여실히 북한 주민의, 또는 북한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가 있죠.

[앵커]
실수라는 표현을 하셨는데 거기에 대해서 또 한 가지 볼 수 있는 부분이 오물풍선 안에서 나온 잘려진 폐종이에 김정일의 이름이 쓰인 종이도 있더라고요. 사실 최고존엄인데 이 이름이 들어간 것은 어떻게 봐야 될까요? 오물풍선 안에 들어간 것, 어떻게 봐야 될까요?

[강동완]
북한의 형법 64조에 보면 분명히 수령 교시를 목숨처럼 지켜야 한다는 글귀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북한에서 화재가, 불이 났을 때 김일성, 김정일 초상을 가장 먼저 안고 나와야 된다라고 증언할 정도로 수령의 교시는 가장 우선이 되는 부분인데 지금 그것이 잘려진 상태로, 김일성의 교시가 가위로 잘려진 상태입니다. 이걸 실수로 봐야 되는 건지 아니면 의도했던 것인지는 조금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어쨌든 이렇게 수령 교시 문건을 훼손했다라는 것 자체가 북한 내부의 사상성이 굉장히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추정할 수가 있는 대목이라는 거죠.

[앵커]
만약에 의도를 했다는 부분이라면 우상화라든지 이런 부분이 예전 같지 않다라고 분석할 수 있는 거겠네요?

[강동완]
무엇보다 신격화에 대한 부분들이 굉장히 지금 약화되고 있는 것이고요. 또 우리가 세대 간의 인식 차이도 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오물풍선 도발은 군대에서 주도했다고 봐야 되는데 만약에 군대에 있는 젊은 층들이라면 세대가 완전히 달라진 거죠. 아버지, 어머니 세대들은 김일성, 김정일을 위해서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세대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소위 말하는 장마당 세대들은 내가 왜 김정은을 위해서 목숨을 바쳐야 되는가라는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라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김정일의 교시를 가위로 훼손할 수 있었다는 점인데 이런 부분들을 보면 굉장히 사상성의 약화라든지 또는 충성도와 결집도가 흔들리고 있다, 이렇게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앵커]
교수님께서는 원래는 북한과 중국의 접경지역에서 북한의 일상을 사진으로 찍으면서 분석을 해오셨다고요?

[강동완]
저도 평양을 예전에 여러 번 다녀온 적이 있는데요. 북한을 연구하는 학자가 지금 평양에 갈 수 없으니까 그러면 어디에 가야 북한을 가장 잘 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큰 망원렌즈를 갖고 북중 국경에 가서 북한 지역을 촬영을 했습니다. 제가 평양에 갔을 때 본 평양의 모습은 의도된 연출이었고 북중 국경에서 촬영한 망원렌즈로 본 북한 주민들의 모습은 연출되지 않은 그들의 생활이었다라는 거죠. 그런 모습들을 세상에 알려주고 싶었고,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북한 주민들의 열악한 생활상과 인권 실태가 굉장히 심각하다라는 것을 사진을 통해서 전하고 싶었습니다.

[앵커]
직접 찍은 수많은 사진들이 있을 것 같은데 그중에서 가장 충격적이랄까요, 그런 부분이 있었다면 어떤 부분이 있었을까요?

[강동완]
사실 저는 경제적으로 굉장히 풍유로운 대한민국을 살고 있지 않습니까? 저의 눈에 보여진 북한의 모습은 모든 것들이 사실 다 충격적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천길 낭떠러지 길에 화물차가 지나가고 있었는데 저는 그것을 망원렌즈로 촬영을 했고 다녀와서 확대를 해보니까 그 화물차 안에는 아이들이 타고 있었습니다. 이 아이들은 소위 북한에서 말하는 농촌 동원을 가고 있는 거죠. 우리가 얘기하는 농촌 체험활동이 아니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제가 한겨울에 촬영을 할 때 정확히 기온이 영하 28도 정도 됩니다. 압록강의 체감온도를 감안하면 영하 30도가 넘는 추위죠.

그런 추위에 북한의 여성이 강변에서 빨래를 하고 있는 모습도 확인할 수가 있었는데 제가 가지고 나온 신발입니다. 이게 북한 군인들이 신는 작업화입니다. 군화가 아니고 작업화인데 영하 30도가 넘는 추위에서 여성이 빨래하는 장면을 제가 촬영을 했는데 그 여성이 신고 있는 신발이 바로 이 신발이었습니다. 이 신발은 제가 서해안에 떠내려온 것을 직접 주운 건데요. 그 정도로 이게 굉장히 열악한, 신발 하나, 그리고 영하 30도 추위지 않습니까? 거기에 제대로 된 겨울 신발 하나 신지 못한 여성이 빨래를 하고 있는 그런 장면도 바로 압록강에서 확인되고 있었던 거죠.

[앵커]
제가 잠깐 받아서. 무게가 굉장히 있는 신발인데, 이 신발을 여성이 신고 물속에 들어가서 빨래를 하는.

[강동완]
얼음 위에서 빨래를 하는 장면입니다.

[앵커]
보통 저희가 겨울 신발이라고 하면 안이 따뜻한 그런 재질이 돼 있어야 되는데 지금 제가 만져봐도 굉장히 얇은 상태고요. 방수 기능이라든지 이런 것도 전혀 안 되고 있는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강동완]
그렇죠. 방한 기능은 전혀 없는 거고요. 그냥 군인들이 작업할 때 신는 신발인데 겨우 그것 하나 가지고 얼음 위에서 영하 30도 되는 추위에 작업하고 있는 북한 여성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가 있었고 보건 의료 말씀을 주셨지만 이게 병원이라고 쓰여 있는 현판이 분명히 걸려 있는 건물이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정말 병원일까. 여기에서 치료가 가능할까 할 정도로 열악한 모습들을 볼 수가 있고 곳곳에 어디를 봐도, 심지어 제가 가장 충격을 받은 건 제가 사진을 찍은 장소가 1400km 정도 됩니다. 신의주를 바라보는 단둥에서부터 시작해서 한반도 제일 북쪽인 원산까지 볼 수 있는 훈춘까지 1400km가 이어지는데 이 1400km를 가는 내내 북한의 모든 산은 다 민둥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대부분의 건물에 유리창에 유리가 없습니다. 굉장히 놀라운 사실인데요. 그나마 비닐을 씌워놨으면 다행일 정도로 생필품 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삶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앵커]
실제로 가져오신 물건들을 자세히 짚어봐야 될 것 같은데요. 하나씩 설명을 해 주시죠. 신발이 일단 눈에 띄는데요.

[강동완]
제가 북중 국경에서 사진을 찍다가 더 이상 갈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왜냐하면 중국으로부터 추방이 돼서 갈 수가 없게 돼서. 그러면 어디를 가야 북한을 연구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서해안에는 백령도, 대청도, 연평도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북한에서 떠내려온 쓰레기가 해안가에 쌓여 있거든요. 그중에서 많은 쓰레기 중에서도 특히 제가 가장 충격을 받은 것은 바로 이런 신발입니다. 이 신발은 어떻게 북한 것인지 알 수 있냐 하면 여기에 캐릭터가 하나 있는데요. 이 캐릭터가 바로 영리한 너구리라는 북한의 애니메이션입니다. 북한에서는 영리한 너구리를 보르면 거의 간첩이다라고 얘기할 정도로 반드시 영리한 너구리가 굉장히 유명한 캐릭터이기 때문에 북한에서 만든 신발인 것을 확인할 수가 있죠. 그런데 여기 하얀색으로 보이는 게 있지 않습니까? 이게 바로 실입니다. 신발을 지금 이렇게 기워 신은 거거든요.

[앵커]
한두 군데가 아닌데요.

[강동완]
그렇죠. 그리고 지금 거의 신발이 다 떨어진 상태인 거고. 더 놀라운 것은 아까 저희가 북한에서 보낸 양말에 천을 덧댔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신발을 지금 이렇게 꿰맨 거잖아요. 그런데 안쪽에 보시면 이렇게 천을 새로 덧댄 게 보입니다. 신발을 이렇게 덧대서 신을 정도고. 더 놀라운 것은 이것은 뭐처럼 보이십니까?

[앵커]
슬리퍼인가요?

[강동완]
슬리퍼인데 손수 제작을 한 겁니다. 장판과 스티로폼 일부를 잘라서 지금 바느질을 해서 만든 건데.

[앵커]
윗부분만 만든 게 아니군요?

[강동완]
이 전체가 보시면 다 손으로 직접 만든 거죠.

[앵커]
지금 밑바닥은 스티로폼 2개를 붙인 그런 상태입니다. 이것도 지금 굉장히 투박한 그런 바느질로 기운 상태고요. 여기 발이 들어가는 부분은 장판인가요.

[강동완]
장판을 오려서 만든 건데 제가 더 마음이 아팠던 것은 그 윗부분에 보시면 약간 디자인 요소가 있습니다. 이 신발까지 열악하게 만들면서도 또 거기에 디자인이라는 요소를 생각했다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굉장히 마음 아픈 그런 모습이었죠.

[앵커]
이것도 가지고 오신 건데 이건 그냥 한눈에 봐도 그냥 페트병인 것 같은데요. 뭐에 쓰이는 건가요?

[강동완]
맞습니다. 이번 오물풍선에 이 많은 페트병이 들어 있었는데요. 이 페트병은 지금 병뚜껑이 그대로 있는 겁니다. 이번 오물풍선에 담겨진 페트병의 특징은 병뚜껑이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라벨이 거의 떨어져 있거든요. 그것은 북한 당국이 철저하게 어떤 정보가 들어간 것을 노출하지 않겠다는 의도였는데 지금 여기 정말 다행스럽게도 자세히 보시면 복숭아 탄산단물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게 북한에서 제작한 페트병인 거죠. 지금 유일하게 여기 하나 붙어 있는데 북한에서 만든 상품에는 대부분 정보가 표시됩니다. 생산공장이라든지 지금 보시는 것처럼 원료나 생산 날짜 또 국교가 되어 있는데 이 국규는 국가 규격을 줄인 거거든요. 그래서 명백하게 북한에서 만들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죠. 그런데 이 용도가 바로 이게 어구로 사용했다는 겁니다. 부표로 사용했다는 겁니다. 지금 우리가 해상에 가서 해안가에 쌓여 있는 쓰레기가 가장 많은 것이 어구입니다. 그 정도로 플라스틱을 그냥 버리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데 이 페트병을 일일이 모아서 노끈을 묶어서 이걸 부표의 용도로 사용했다는 거죠. 이런 점만 보더라도 북한의 생필품이 얼마나 또 부족한지를 확인해볼 수 있는 대목이고요.

[앵커]
지금 페트명 중에 유일하게 라벨이 붙어있는 게 단물인데 단물이 어떤 건가요?

[강동완]
북한에서는 단물이 주스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코코아단물, 탄산단물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요. 그런데 이 단물을 또 생산한다고 하면 북한에서 굉장히 여러 가지를 생산하나 보다 이렇게 생각할 수가 있는데요. 단물에 보시면 팔월풀당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저희가 실제로 검색을 해보면 팔월풀이라는 게 있거든요. 이 팔월풀에서 단 성분을 추출을 해서 이걸 가지고 설탕을 대용한다라는 거죠. 그러니까 만약에 설탕을 만들 수 있는 또는 수입할 수 있는 구조가 잘돼 있다면 굳이 식물에서 단물을 뽑아낼 필요가 없는데 대부분 단물이 들어간 설탕이 필요한 곳에 팔월풀당이라고 돼 있고 실제 평양에 팔월풀 가공 공단이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 당국이 선전할 때 팔월풀 1kg에서 몇 톤의 단 성분을 추출했다, 이런 것을 선전할 정도니까 역시 단물이 생산되고 라벨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이면에 감춰진 북한의 또 다른 경제적인 열악상을 확인할 수가 있죠.

[앵커]
설탕조차 수입이 안 되는 그런 상황인 거군요. 지금 갖고 나오신 것 중에 제품 포장지도 많은데 설명을 해 주시죠.

[강동완]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북한 제품의 대부분은 다 평양에서 생산이 됩니다. 제가 쓰레기 10개를 주우면 9개는 대부분 생산지가 평양이고요. 나머지가 지방 정도인데 북한이 이렇게 한국 제품을 카피하는 것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번 오물풍선에서도 디즈니 캐릭터나 해외 유명 상표를 도용했다라고 나왔는데 이것은 지금 우리가 흔히 아는 한국산 라면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북한에서 생산한 즉석국수입니다. 비슷하지 않습니까? 아랫부분에 노란색과 검은색 라인은 북한이 그대로 카피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고 전체적인 빨간색에 검은색 라인들, 다 한국 제품을 카피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고요.

또 이번에 헬로키티가 오물풍선에 나왔다. 북한은 이러한 디즈니 캐릭터를 무단으로 도용하고 있는데 도용함과 동시에 자기들이 카피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딸기향이 들어간 사탕입니다. 그런데 이 캐릭터, 굉장히 헬로키티와 비슷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지금 북한이 카피를 한 것인데 헬로키티 캐릭터에서는 리본을 머리에 달고 있지만 지금 이 캐릭터는 딸기를 달고 있고 눈도 빨갛습니다. 바로 딸기향이 들어갔기 때문이죠. 디자인이 굉장히 직관적인데, 이런 식으로 자기들이 주체적 변형을 했다라고 많이 카피를 하고 있고요.

또 이번에 오물풍선에 디즈니 캐릭터가 들어간 것이 도용이 됐는데 곰돌이 푸입니다. 한국의 특정 과자와 굉장히 비슷한 형태인데 역시 이것도 카피가 된 것도 볼 수가 있죠. 그러니까 이런 점이 결국은 북한이 굉장히 모순적인 상황이다라고 할 수가 있죠. 왜냐하면 북한이 지난 2024년 1월 15일날 김정은의 시정연설을 통해서 한국을 제1의 적대국으로 간주해라, 그리고 삼천리 금수강산 8천만 겨레라는 단어를 완전히 없애버려라 이렇게 얘기를 했단 말이죠. 완전히 2개의 조선으로 가고 있는데 또 그 이면에서는 한국 제품을 카피하고 있고 따라하고 있다는 점이죠.

[앵커]
북한의 MZ세대라고 하죠. 장마당 세대가 한국 문화에 익숙하게 잘 접한다, 이렇게 알려져 있는데 그렇게 될 수 있는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가 우리 식으로 하면 노트북으로 사용하고 있는 노트텔,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이용이 활발하다고 해요. 지금 가져오신 것 중에 노트텔이 있는 거죠?

[강동완]
말씀하신 것처럼 노트텔은 바로 이렇게 생긴 건데요. 노트북처럼 거의 똑같이 생겼습니다. 화면을 열면 이렇게 화면이 나오고요.

[앵커]
지금 이것은 중국산인가요?

[강동완]
중국산입니다. 중국에서 제가 직접 구입을 한 건데 이러한 제품들이 북중 간의 밀수나 또는 거래로 들어가기 때문에 노트텔 자체는 단속의 대상이 아닙니다. 단지 지금 이건 자동 배출 방식인데 아래 보시면 DVD, 북한에서는 DVD를 알판이라고 얘기합니다. 알판이 자동으로 배출되는 거기 때문에 약 10여 년 전에 나왔던 노트텔보다는 조금 진보된, 진화된 그런 노트텔이죠. 화면을 돌리면 이렇게 돌아가서 충전을 하면 2시간 정도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고요. 또 옆면에 보면 USB나 마이크로SD카드를 꽂을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북한에 유통이 되기 때문에 한편에서는 먹는 문제를 해결해야 되는 계층, 또 한편에서는 남한의 영상물을 보면서 의식이 바뀌어가고 있는 장마당 세대 이런 복합적인 요인들이 나타나고 있는 게 지금의 북한 모습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앵커]
대북전단을 보낼 때 USB를 담아서 보낸다, 이런 얘기도 앞서도 해 주셨는데 이런 USB를 꽂는 그런 부분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활용이 가능한 거군요. 요즘은 그런데 약간 바뀌었다고 해요.

[강동완]
맞습니다. 이게 훨씬 더 지금 소형화돼 있지 않습니까? 북한 당국이 아무리 단속을 하려고 해도 단속이 어려운 이유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것은 대용량이었죠. 대형 제품이었는데 이건 아주 소형입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마이크로SD 카드가 지금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데 이게 바로 MP5, 북한에서는 MP오라고 하는 제품인데 이게 지금 작동하면 작동이 아마 될 것 같은데요.

[앵커]
지금 소리도 나오는데. 들려드릴게요. 광고인 건가요?

[강동완]
맞습니다.

[앵커]
화면이 보이실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자동차들이 경주하는 그런 모습이 보이고 있고요. 지금 음성도 나오고 있는데 지금 젊은 층들은 이렇게 작은 것으로 그러면 영상을 접하고 서구 문화라고 할까요, 이런 부분들을 충분히 접할 수 있는 거군요?

[강동완]
무엇보다 지금 북한 변화에 있어서 가장 주목해야 될 세대는 장마당 세대입니다. 장마당 세대는 이전 세대와 의식의 변화가 완전히 다른 거고요. 체제의 정권의 충성도나 결집도가 약화된 건데 왜 장마당 세대냐 하면 북한이 1990년대 말, 2000년대 초에 고난의 행군을 겪거든요. 그때 인민들을 살려낸 게 당의 배급을 통해서 살아간 게 아니라 바로 시장을 통해서, 즉 장마당을 통해서 살아났기 때문입니다. 그때 장마당의 영향을 받았고 의식의 구조도 굉장히 다른 세대가 지금 확산이 되고 있는데 장마당 세대의 의식을 바꾼 결정적인 것이 바로 남한의 영화나 드라마라는 거죠.

이것이 어떻게 북한에 이렇게 확산되고 또 북한 당국이 민감하게 반응할까는 북한이 2020년에 제정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라는 게 있습니다. 그런데 이 법을 제정하기 전에 이미 형법 194조에서는 퇴폐적이고 색정적이며 추잡한 내용을 반영한 음악, 춤, 그림, 전자매체를 시청하거나 유포했을 경우에는 노동 단련형에 처한다는 규정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규정에도 불구하고 2020년에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또 만들었거든요. 그런데 이 법의 핵심은 바로 남조선 영화라는 것이 명백히 명시가 돼 있습니다.

그리고 처벌의 강도도 사형까지 처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한의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을 장마당 세대들을 통제할 수 없다고까지 얘기를 하고 있고 또 그 이후에 2021년에 청년교양보장법, 또 2022년에는 평양문화어보호법까지 만들면서 말투까지 단속을 하고 있는데 왜 그런 현상이 벌어질까? 바로 한류의 영향을 받고 남한의 말투라든지 옷이라든지 이런 것을 따라하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런 행동의 변화가 의식의 변화까지 이어지게 되면서 북한 당국은 이런 외부 정보 유입을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상황이죠.

[앵커]
이번에 통일부가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보건 환경 후진국에서나 나오는 기생충들도 오물풍선 내용물에서 나오기도 했는데 우리의 단체들이 대북전단에 의약품을 넣어서 보내기도 했단 말이죠. 그렇다면 북한 내부에서 남한에는 없는 그런 질병이 있다거나 아니면 의약품을 구하기 힘들다거나 그런 경향들이 있습니까?

[강동완]
북한의 보건의료 체계는 거의 붕괴됐다고 봐야 됩니다. 왜냐하면 식량을 배급할 수 있는 시스템 자체가 안 되기 때문에 북한이 아무리 무상의료를 지금 강조하고 그게 명시돼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 생활에서 주민들이 약을 구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가 있는데요. 제가 코로나 기간 중에 서해안에서 발견한 쓰레기의 대부분이 고체 이산화염소라는 것입니다. 이게 말 그대로 코로나 때 북한이 소독을 위해서 만들어진 건데 이게 봉지 안에 들어 있는 가루 제품입니다. 고체 형태인데 말 그대로 지금 고체 이산화염소지 않습니까? 왜 이렇게 만들었겠습니까?

대형 용기로 액체를 담아서 유통을 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고체를 희석해서 사용할 수밖에 없었고, 이러한 것들을 가지고 코로나 때 지금 소독을 했고, 이번에 오물풍선에도 담겨진 것을 보면 마스크를 손수 제작한 것이 있습니다. 우리처럼 KF94 이렇게 된 것이 전혀 아니라 기능성이 없는 건데 그냥 헝겊을 가지고 마스크로 사용을 했으니까 그런 보건기능이 있다고는 전혀 볼 수가 없는 것이고요. 또 북한에서 생산되는 약이 있습니다. 북한은 끊임없이 약을 지금 잘 만들고 있다고 선전을 하고 있는데 저희가 역시 주운 쓰레기 중에 북한의 약봉지가 있습니다. 여러 가지가 이렇게 있는데요.

[앵커]
다 북한에서 만든 거군요.

[강동완]
맞습니다. 다 북한에서 지금 생산을 한 건데 이게 주목할 점은 특정한 제약 공장. 지금 여기는 유아제약공장이라고 돼 있지 않습니까? 특정한 공장에서 겨우 약품을 생산해냈는데 주목할 점은 이게 양약의 개념이 아닙니다. 우리처럼 신약을 개발하고 이런 개념이 아니라 그야말로 한방에서, 그러니까 원료가 자연에서 추출한 약초나 여기에서 생산된 것을 가지고 약을 주로 만듭니다.

[앵커]
하나는 계피고.

[강동완]
맞습니다. 계피고 지금 여기 뒤에 보시면 누룩가루라고 원료가 돼있는데요. 이게 신약 개발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는 거죠. [앵커] 지금 보니까 누룩 가루가 있고 쑥 액기스인 것 같습니다. 쑥 엑스 이렇게 돼 있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양약의 성분은 전혀 없어보이고 강황가루, 치자가루 이런 것들이 있는데 이런 것으로 그러면 여러 가지 질병를 치료를 하는 그런 상황인 거군요?

[강동완]
맞습니다. 하지만 이런 약조차도 지금 평양 일부 공장, 유아제약공장은 평양에 소재하고 있기 때문에 평양에서 만든 개념의 약이 겨우 나오는 거고 지방에 있는 주민들은 이런 약 조차 구하기 어렵죠. 또 인민 병원이 있다고 하지만 뇌물을 주지 않고는 하나도 지금 치료할 수가 없다. 심지어는 약을 하나 구하더라도 반드시 뇌물을 가지고 가야 된다라고 얘기를 하니까 북한의 열악한 보건의료 상황들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죠.

[앵커]
북한에서 보내온 오물들을 통해서도 통일부에서 여러 가지 분석을 했고요. 지금 교수님이 수집한 그런 북한에서 내려오는 쓰레기를 통해서도 여러 가지 내용들을 분석을 할 수 있었는데 앞으로도 그렇다면 북한이 오물풍선 도발은 계속 이어갈까요?

[강동완]
북한의 오물풍선, 지금 우리가 날씨를 굉장히 중요하게 봐야 됩니다. 제가 이렇게 쓰레기를 주울 수 있는 것은 주로 겨울입니다. 한겨울에 북서풍이 불어야 북한에서부터 이렇게 쓰레기가 오는데 북한이 지금 보내고 있는 이 오물풍선은 말 그대로 무동력입니다. 어떤 GPS 장치라든지 동력에 의해서 보내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바람에 의해서 보내는 건데요. 북한 당국이 어제 이렇게 이틀 연속으로 보냈지 않습니까? 그 보낸 날 정확히 날씨를 보면 북서풍이 불고 있을 때입니다. 특히 이번 주말에는 굉장히 강력한, 시속 20km 이상의 남동풍이 불 거라고 예상되기 때문에 북한의 김여정이 이 오물풍선을 보낼 수 있는 날이 별로 많지 않습니다, 이제. 왜냐하면 봄, 여름 때는 대부분 남동풍이 바뀌어지게 되는 계절이니까요.

간혹 가다가 북서풍이 불면 이렇게 오물풍선을 보내고 있는데 날씨의 영향도 있겠지만 어쨌든 탈북민단체가 보내거나 대북 확성기를 재개하면 북한 당국은 여기에 대해서 대응을 하겠다라는 입장이고요. 또 하나 우리가 주목해야 될 점이 남남갈등의 요인입니다. 북한이 오물풍선을 도발을 한 거거든요. 그러면 우리 사회에서는 북한의 이러한 군사적인 도발에 대해서 규탄을 해야 되는데 그 반대 목소리 역시 있다라는 거죠. 북한은 그것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오물풍선을 보내면 남남 갈등이 유발될 것이고 그게 남한 사회 혼란을 조장할 수 있다는 하나의 전략적인 위치가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고려해서라도 앞으로 오물풍선 도발, 더 나아가서 지금 새로운 대응이다라고 김여정이 말했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이러한 도발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오물풍선 도발을 할 때 주민들을 동원을 한다고 앞서서 말씀을 하셨는데 그렇다면 이런 생활쓰레기 외에 앞으로 다른 물건들이 들어갈 가능성은 낮다고 보시는지요?

[강동완]
많은 분들이 혹시라도 오물풍선에 생화학무기를 담아서 보내는 것 아니냐, 또 그것을 위한 사전연습이 아니냐, 이렇게 우려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그것은 조금 군사적인 부분이니까 거기까지 갈 거라고는 저희가 생각지는 않지만 하지만 또 만반의 준비는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생화학무기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잘 아시다시피 이미 오물풍선으로 항공기가 결항된다든지 또는 우리 주민들에 직접적인 피해가 있지 않습니까? 바로 북한 당국은 이런 점도 노릴 것 같습니다.

만약에 앞으로 이렇게 오물풍선을 계속 보내게 되면 우리 사회에서는 역시 탈북민단체나 우리 정부의 강경한 대북정책이다라고 비난을 할 것이고 만약에 이러한 점에 대해서 북한이 과거처럼 조준사격이나 군사적인 도발을 했을 때 우리 민간인의 피해나 또는 군인이 피해를 당하면 분명히 여기에 대한 책임을 우리 쪽에 돌릴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는 거죠. 그래서 북한의 김여정이 취할 수 있는 전략, 오물풍선은 끝까지 이게 굉장히 본인들에게는 전략적인 이익이 될 것이다라고 도발을 계속 이어갈 것 같은데 중요한 것은 명백하게 그 안에 넣었던 내용물을 통해서 우리가 북한의 민낯을 봤다라는 것이고 그런 점 때문에 지금 최근에 도발에서는 이렇게 내용물을 완전히 바꾸고 있는 게 아닌가 보여지죠.

[앵커]
북한의 민낯을 봤다라고 말씀을 해 주셨는데요. 오늘 또 여러 가지 물건들을 준비를 많이 해와주셔서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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