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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선영 앵커
■ 출연 :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NOW]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표창장을 받았던 북한의 엘리트 외교관이 망명 후 한국에 정착했습니다. 최근 북한의 엘리트 계층인 외교관들의 탈북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관련 내용을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안찬일]
안녕하십니까?
[앵커]
최근에 엘리트라고 할 수 있는 북한 외교관의 탈북이 이어지고 있는데. 북한 내부에서 이걸 심상치 않다, 이렇게 받아들일까요?
[안찬일]
그렇습니다. 북한의 권력구조가 워낙 피라미드형으로 소수가 집권하고 있는데 외교관들 하면 북한의 고위층들이 서로 자기 자녀들을 외교부로 보내서 외화라도 만지게 하려다 보니까 최고 엘리트들이 모이는데 이런 사람들의 탈북이 지금 도미노처럼 일어나고 있다, 이게 북한 체제는 아마 심대한 타격이 될 겁니다.
[앵커]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 대사관 정치참사가 망명을 했는데 이 인물은 김정은 표창장까지 받았던 사람이라고 하더라고요.
[안찬일]
그렇습니다. 리일규는 파나마운하에서 북한 청천강호가 쿠바에 미사일을 싣고 가다가 그걸 풀어낸 공로로 해서 김정은 총비서의 표창까지 받았습니다. 북한에서 최고 통치자의 표창이나 훈장을 받았다고 하면 이건 출세가 보장되는 길이지만 이 사람은 신분이 사무직으로 분류가 돼서 앞으로 더 높이 올라갈 길은 없고 또 아마 쿠바 대사관이 우리 대한민국과 수교를 하다 보니까 어떻게 보면 좀 다운사이징될 위기에 처하지 않았나. 처벌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탈북해 왔습니다.
[앵커]
사연이 재미있다고 표현하기 뭐 하지만 한국과 쿠바의 수교를 저지하는 임무를 맡았던 인물인데. 한국과 쿠바가 수교를 트기 시작하면서 입지가 불안해졌을 수 있다, 이렇게 보시는 거군요?
[안찬일]
정확한 지적이신데. 잘 아시지만 외교계는 자유국가나 공산국가나 비슷해서 서열이 대사 밑에 공사가 있고 참사가 있습니다. 그런데 좀 큰 대사관에는 정치참사, 경제참사, 외교참사가 있지만 리일규 씨는 북한 쿠바 대사관의 정치참사로서 아닌 게 아니라 한국과 쿠바가 수교하는 걸 막아야 하는 실무적인 책임자입니다. 그런데 그런 것을 막지 못한 데다가 꼭대기서 뇌물을 요구받았지만 그걸 상납하지 못했고. 거기다가 부상을 당해서 이웃나라 멕시코에 가서 치료를 받고자 신청을 했더니 일언지하에 거절을 당한 겁니다. 이런 것들이 결국 불만이 되어서 탈북하게 된 것입니다.
[앵커]
외무성 사람들을 넥타이를 맨 꽃제비라고 불렀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월급이 거의 몇천 원밖에 되지 않았다, 이런 실상을 토로하기도 했는데 실제로 외교관들의 처우가 그렇습니까?
[안찬일]
북한 내에서는 보통 최고 대학이라고 하는 김일성종합대학 교수도 한 달에 북한 돈으로 5000원입니다. 그런데 1달러가 달러로 북한에서는 8000원입니다. 그러니까 이 리일규 대사가 0.3달러를 받았다, 북한 내에서는. 그런 거 보면 김일성종합대학 교수보다도 훨씬 못 받았다는 얘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걸 가지고 북한 장마당 경제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대단히 어렵습니다. 그러나 쿠바에 나와서는 500달러를 받았다고 하니까. 그런데 실제로 그것도 평양에서 딱딱 500달러를 송금해 주는 게 아니라 자체로 물건을 팔아라, 밀수해라 이런 오더를 수행해야 겨우 제 월급을 챙길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북한 당국이 주는 500달러보다는 자력갱생하는 500달러만 챙겼을 겁니다.
[앵커]
가족이 다 들어왔다고 하던데 물론 저희는 결과만 듣지만 탈북자들의 탈북 과정을 들어보면 거의 사선을 넘는다, 이런 표현까지 쓰잖아요.
[안찬일]
맞습니다. 저 친구도 공항에서 티케팅을 하고 비자 검사받을 때 1시간이 100시간, 100일 같았다, 이렇게 말하는데.
[앵커]
숨이 막힐 정도로 긴장했다는 거겠죠.
[안찬일]
거기서 한 가지만 미스테이크가 나와도 체포되거나 체포돼서 북한으로 돌아가면 죽음이나 똑같으니까 두려움이 있는데 어쨌든 우리 당국도 저런 고위 탈북자가 발생하면 제때 안전하게 오도록 적극적으로 협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다행스럽게도 무사히 대한민국으로 올 수 있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리일규 전 정치참사가 이렇게 망명을 하는 걸 보면 엘리트들 사이에 다른 외교관들도 소문을 듣게 될 테고. 동요가 없을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안찬일]
동요가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태영호 공사가 2016년에 영국 대사관에 공사로 있다가 망명하지 않았습니까? 그 뒤에 조성길 이태리 대리대사, 또 류현우 쿠웨이트 대사 대리 이 사람들도 왔는데 리일규 씨도 역시 그런 선배 외교관들, 이 사람들은 다 북한의 정통 외국어 학원인 평양외국어학원, 또 외국어대학 코스를 거친 북한에서는 어학이나 이런 데는 상당히 베테랑들입니다. 또 외교부라는 게 북한에서는 외화를 만지는 데니까 고위층들이 거기다 자녀들을 다 틀어박는단 말이죠. 그래서 선배가 1명 가면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고. 또 코로나 이후에 국경이 좀 풀리니까 북한 외교관들도 이 기회에 탈북하자, 이래서 아마 결행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이런 얘기도 했더라고요, 언론 인터뷰에서, 좀 보여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 해외에 자녀 데리고 나갔다가 들어오면 아이들 키가 훌쩍 커서 온다. 그만큼 북한의 실상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이런 내용의 인터뷰를 했던데요.
[안찬일]
맞습니다. 태영호 공사도 자녀들 때문에 탈북했다, 이런 말도 많이 했지만 북한에 가서 공부하던 걸 북한에서 데리고 나와서 해외에 나오면 아무래도 대사관 살림살이가 어렵다고 하지만 잘 먹지 않겠습니까? 쌀밥은 넉넉히 먹고 소시지도 먹고 그러니까 키가 크는 겁니다. 그런데 북한에 들어가보면 또래 같은 아이들이 북한에 있을 때는 비슷했는데 해외 나가서 자본주의 식사를 하다가 오니까 5~10cm가 커버렸단 말이죠. 그러면 부모들은 기분이 좋은데. 또 다른 외교관이나 다른 사람들이 볼 때는 저거 자본주의 나라 갔다오더니 키도 크고 자본주의가 좋은 모양이다, 이런 영향도 미쳐서. 북한의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앵커]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탈북을 결심한 동기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이렇게 볼 수 있고 또 인터뷰 내용을 통해서 북한 내부 실상도 엿볼 수가 있는데 김여정에 대해서 2인자가 아니다. 그렇게 보일 수는 있지만 다 거짓말이고 최고 존엄 외에는 다 노예다, 이렇게 얘기를 했더라고요.
[안찬일]
리일규 씨가 김정은하고 차도 마셔보고 행사도 해 봤으니까 저희보다 더 잘 알겠지만 어쨌든 김여정의 직책은 지금 노동당 부부장 아닙니까? 부부장이면 차관급입니다. 그 위에 정치국위원, 후보위원들이 줄줄이 있으니까 저 친구는 저렇게 표현했겠습니다마는 북한이라는 게 백두혈통에 의해서 집안 가문이 통치를 하는 세습정치 아닙니까? 따라서 앞에 김정은이가 있고 뒤에 김여정이 있는데 북한 간부들이 김여정을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그 여자한테 잘못 보였다가는 김정은에게 직보가 되는 이런 체계이기 때문에 힘이 있다는 것이지 권력서열상 이런 데서 실제로 힘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앵커]
2위, 3위 이렇게 얘기할 수는 없다.
[안찬일]
오히려 북한에서 그렇게 표현하면 이건 목이 날아가는 그런 정도입니다.
[앵커]
어쨌든 김정은 다음은 누구냐 했을 때 김주애로 세습이 될 것이다, 이런 얘기들이 많이 있었는데. 리일규 씨 얘기를 들어보면 김주애를 그 어린 딸을 공식 행사에 데리고 다니는 게 거부감이 들었다, 이렇게 얘기를 하던데. 북한 주민들도 이런 비슷한 감정을 느낄 가능성이 있을까요?
[안찬일]
동의합니다. 왜냐하면 북한에서는 고위층들이 뭔가 부귀영화를 누리는 걸 항상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봅니다. 그래서 2013년 데니스 로드먼이 평양 갔을 때도 김정은이가 자랑했던 거 아닙니까? 딸이 있다. 보여줬을 수도 있는데 화면에는 안 나왔지만. 그런데 데리고 다니는데 북한에서 엘리트들이 볼 때는 보통 백성들이야 크게 좋다, 나쁘다 내색을 안 하지만 저런 리일규 엘리트 같은 사람이 볼 때는 저렇게 다 대를 이어 해먹으니 내가 지금 열심히 충성하지만 내 자식이 저렇게 된다는 보장도 없고 이런 데 대해서 거부감을 느꼈다는데 그건 진실이라고 보여집니다.
[앵커]
지금 리일규 씨 언론인터뷰도 그렇지만 북한 실상이 이렇게 낱낱이 공개되고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이 믿고 맡겼던 외교관들의 탈북행이 이어진다면 김정은 위원장도 뭔가 조치를 취할 그럴 행동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떤 걸 예상하십니까?
[안찬일]
아마 쿠바 대사관 같은 경우는 정말 폐쇄할 수도 있는. 김정은이 한다면 총살도 하고 외교관도 총살했다고 리일규 외교관이 증언하지 않았습니까?
[앵커]
쿠바는 혈맹이잖아요.
[안찬일]
혈맹이고 사회주의권에서는 중국 다음으로 그야말로 서열 2위입니다.
[앵커]
이번 탈북에는 쿠바 측의 도움이 있었던 거예요?
[안찬일]
아마 조금 협조가 있었기 때문에 자기 가족 여권까지 빼가지고 오지 그렇지 않았으면 어려울 텐데. 본인은 그걸 보안상 말하기 어렵다고 증언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김정은으로서는 지금 프랑스에서도 또 외교관이 하나 탈북했고 중국에서도 탈북했고 연이어 터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 사람이 저렇게 엘리트가 탈출하면 다른 사람도 용기를 내서 탈북을 하게 되고. 그래서 김정은으로서는 정말 세계에 많지는 않지만 대사관들 몇 개는 문을 닫아야 되지 않을까 이런 고민에 빠져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이전에도 외교관 탈북은 있었지만 그 탈북이 러시로 이어지지는 않았는데 이번에는 들려오는 보도에 따르면 상당히 많은 수의 외교관들의 탈북이 예상되고 있거든요. 이번에는 다를 거라고 보십니까?
[안찬일]
이번에는 과거와는 다른 현상, 즉 2017년 이후에 지금 20여 명의 고위 외교관들이 탈북을 했는데 최근 들어서 김정은의 폭정이라든지 이런 데 대해서 북한의 운명이 그렇게 미래지향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아마 저 리일규 씨가 상당히 엘리트고 태영호 공사도 영국 대사관에서 공사이면서 당비서를 했는데 저 친구도 쿠바 대사관의 당비서였던 걸로 알려지고 있는데. 외교관이면서 당 일꾼이 탈북한다? 이것은 북한 외교관들에게 주는 임팩트가 대단히 큽니다.
[앵커]
어쨌든 만약에 현실화된다면 외교관뿐만 아니라 북한 엘리트, 주민들의 탈북이 기존보다 확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우리가 그런 것을 받아들이고 운용할 만한 시스템이 완비되어 있는가, 이런 것도 걱정이에요. 어떤 부분이 보완돼야 된다고 보십니까?
[안찬일]
비교적 우리는 하나원을 비롯해서 그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시설은 잘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며칠 전 7월 14일 제1회 탈북민의 날, 우리 대통령께서 지정해 주지 않았습니까? 그날 대통령의 연설도 대한민국으로 온 탈북민은 한 명도 북한으로 돌려보내지 않겠다, 이런 선언을 해버렸습니다. 그 말에, 아마 해외에서 그런 정보를 입수한 탈북민, 고위 외교관, 무역 일꾼. 북한 밖에 나가 있는 사람들이 한 2~3만 명 됩니다. 그 사람들, 특히 엘리트들은 그 말씀에 상당히 고무됐으리라고 봅니다.
[앵커]
워낙 탈북 문제에 대해서 북한이 예민하게 반응하다 보니까 이런 문제가 계속 불거지면 추가 도발이 있지 않을까 걱정하는 시각도 있는 것 같고. 그 가운데 하나로 나뭇잎 지뢰요. 지뢰인데 제가 사진을 봐도 꼭 나뭇잎처럼 생겼더라고요. 지금 비도 많이 내려서 그거 북한이 흘려보낼 가능성 없나 이런 걱정도 되는데 어떻게 보세요?
[안찬일]
맞습니다. 이 나뭇잎 지뢰 자체가 나뭇잎처럼 생겨서 다른 플라스틱 지뢰나 목함지뢰는 땅을 살짝 파고 묻는데 이건 아주 순식간에 싹 뿌려놓는 그런 지뢰입니다.
[앵커]
그러면 땅 위에 놓는 거예요?
[안찬일]
땅 위에 놓아서 풀숲에 놓으면 나뭇잎인지 뭔지 잘 구분이 안 되는 지뢰입니다. 그런데 이건 또 플라스틱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북한군에서는 저것을 플라스틱 재질로 되어 있는데 지뢰탐지기로 해도 감지가 안 되는 겁니다. 그래서 김여정 부부장이 우리 삐라와 오물풍선으로 주거니받거니 하다가 뭔가 우리가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을 주겠다고 말한 게 저 나뭇잎 지뢰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것은 정전협정에도 걸리지 않을 수밖에 없는 게, 북한이 노린 게 있다면 사방에 뿌려놔서 특히 비가 올 때 이게 가벼우니까 떠내려오는 겁니다.
또 내려와서 민간지역이나 관광지나 이런 데 있을 때 그냥 밟기만 하면 이건 터지는 거니까 터질 때는 플라스틱 자체가 파편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리만 잘라지는 게 아니라 그 주위에 있던 여러 명이 죽는 겁니다. 최근에 북한군에서 지뢰 매설하다가 수십 명이 죽지 않았습니까? 나뭇잎 지뢰를 매설하다가 저것도 익숙지 않아서 죽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의도적으로 흘려보낼 가능성도 대비는 해야 된다고 보시는 거군요.
[안찬일]
제가 볼 때는 의도적으로 저걸 새로 개발해서 우리 측에 보내서 우리에게 피해를 주고 우리에게 고통을 주기 위한 작품일 수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앵커]
또 하나 걱정되는 게 지금 비가 오다 보니까 북한의 무단 방류인데요. 남북 간에 사이가 안 좋다 보니까 이런 행동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고 보십니까?
[안찬일]
그렇죠. 특히 임진강을 사이에 두고 북쪽에 항상 비가 많이 옵니다. 그러다 보니까 하천이 공유되고 있고 댐을 북한이 우리한테 과거 좀 통보한 적도 있지만 지금은 전혀 통보하지 않아서 갑자기 그것도 심야에 한 1~2시에 이걸 흘려보냈다. 수문을 열었다. 그러면 우리 아래쪽에서는 전혀 대비가 안 되어 있고 예보를 주민들에게 하지 못하다 보니까 지뢰도 떠내려오고 또 홍수도 막 밀려와서 우리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그러니까 북한은 어떻게 보면 군사도발과 함께 이런 자연도발을 많이 기획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도 대비를 잘해야 됩니다.
[앵커]
지금 폭우가 많이 와서 전국 곳곳에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데. 폭우 피해 대비뿐만 아니라 북한의 도발에도 잘 대비를 해야 되는 시점 같습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안찬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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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NOW]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표창장을 받았던 북한의 엘리트 외교관이 망명 후 한국에 정착했습니다. 최근 북한의 엘리트 계층인 외교관들의 탈북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관련 내용을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안찬일]
안녕하십니까?
[앵커]
최근에 엘리트라고 할 수 있는 북한 외교관의 탈북이 이어지고 있는데. 북한 내부에서 이걸 심상치 않다, 이렇게 받아들일까요?
[안찬일]
그렇습니다. 북한의 권력구조가 워낙 피라미드형으로 소수가 집권하고 있는데 외교관들 하면 북한의 고위층들이 서로 자기 자녀들을 외교부로 보내서 외화라도 만지게 하려다 보니까 최고 엘리트들이 모이는데 이런 사람들의 탈북이 지금 도미노처럼 일어나고 있다, 이게 북한 체제는 아마 심대한 타격이 될 겁니다.
[앵커]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 대사관 정치참사가 망명을 했는데 이 인물은 김정은 표창장까지 받았던 사람이라고 하더라고요.
[안찬일]
그렇습니다. 리일규는 파나마운하에서 북한 청천강호가 쿠바에 미사일을 싣고 가다가 그걸 풀어낸 공로로 해서 김정은 총비서의 표창까지 받았습니다. 북한에서 최고 통치자의 표창이나 훈장을 받았다고 하면 이건 출세가 보장되는 길이지만 이 사람은 신분이 사무직으로 분류가 돼서 앞으로 더 높이 올라갈 길은 없고 또 아마 쿠바 대사관이 우리 대한민국과 수교를 하다 보니까 어떻게 보면 좀 다운사이징될 위기에 처하지 않았나. 처벌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탈북해 왔습니다.
[앵커]
사연이 재미있다고 표현하기 뭐 하지만 한국과 쿠바의 수교를 저지하는 임무를 맡았던 인물인데. 한국과 쿠바가 수교를 트기 시작하면서 입지가 불안해졌을 수 있다, 이렇게 보시는 거군요?
[안찬일]
정확한 지적이신데. 잘 아시지만 외교계는 자유국가나 공산국가나 비슷해서 서열이 대사 밑에 공사가 있고 참사가 있습니다. 그런데 좀 큰 대사관에는 정치참사, 경제참사, 외교참사가 있지만 리일규 씨는 북한 쿠바 대사관의 정치참사로서 아닌 게 아니라 한국과 쿠바가 수교하는 걸 막아야 하는 실무적인 책임자입니다. 그런데 그런 것을 막지 못한 데다가 꼭대기서 뇌물을 요구받았지만 그걸 상납하지 못했고. 거기다가 부상을 당해서 이웃나라 멕시코에 가서 치료를 받고자 신청을 했더니 일언지하에 거절을 당한 겁니다. 이런 것들이 결국 불만이 되어서 탈북하게 된 것입니다.
[앵커]
외무성 사람들을 넥타이를 맨 꽃제비라고 불렀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월급이 거의 몇천 원밖에 되지 않았다, 이런 실상을 토로하기도 했는데 실제로 외교관들의 처우가 그렇습니까?
[안찬일]
북한 내에서는 보통 최고 대학이라고 하는 김일성종합대학 교수도 한 달에 북한 돈으로 5000원입니다. 그런데 1달러가 달러로 북한에서는 8000원입니다. 그러니까 이 리일규 대사가 0.3달러를 받았다, 북한 내에서는. 그런 거 보면 김일성종합대학 교수보다도 훨씬 못 받았다는 얘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걸 가지고 북한 장마당 경제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대단히 어렵습니다. 그러나 쿠바에 나와서는 500달러를 받았다고 하니까. 그런데 실제로 그것도 평양에서 딱딱 500달러를 송금해 주는 게 아니라 자체로 물건을 팔아라, 밀수해라 이런 오더를 수행해야 겨우 제 월급을 챙길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북한 당국이 주는 500달러보다는 자력갱생하는 500달러만 챙겼을 겁니다.
[앵커]
가족이 다 들어왔다고 하던데 물론 저희는 결과만 듣지만 탈북자들의 탈북 과정을 들어보면 거의 사선을 넘는다, 이런 표현까지 쓰잖아요.
[안찬일]
맞습니다. 저 친구도 공항에서 티케팅을 하고 비자 검사받을 때 1시간이 100시간, 100일 같았다, 이렇게 말하는데.
[앵커]
숨이 막힐 정도로 긴장했다는 거겠죠.
[안찬일]
거기서 한 가지만 미스테이크가 나와도 체포되거나 체포돼서 북한으로 돌아가면 죽음이나 똑같으니까 두려움이 있는데 어쨌든 우리 당국도 저런 고위 탈북자가 발생하면 제때 안전하게 오도록 적극적으로 협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다행스럽게도 무사히 대한민국으로 올 수 있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리일규 전 정치참사가 이렇게 망명을 하는 걸 보면 엘리트들 사이에 다른 외교관들도 소문을 듣게 될 테고. 동요가 없을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안찬일]
동요가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태영호 공사가 2016년에 영국 대사관에 공사로 있다가 망명하지 않았습니까? 그 뒤에 조성길 이태리 대리대사, 또 류현우 쿠웨이트 대사 대리 이 사람들도 왔는데 리일규 씨도 역시 그런 선배 외교관들, 이 사람들은 다 북한의 정통 외국어 학원인 평양외국어학원, 또 외국어대학 코스를 거친 북한에서는 어학이나 이런 데는 상당히 베테랑들입니다. 또 외교부라는 게 북한에서는 외화를 만지는 데니까 고위층들이 거기다 자녀들을 다 틀어박는단 말이죠. 그래서 선배가 1명 가면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고. 또 코로나 이후에 국경이 좀 풀리니까 북한 외교관들도 이 기회에 탈북하자, 이래서 아마 결행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이런 얘기도 했더라고요, 언론 인터뷰에서, 좀 보여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 해외에 자녀 데리고 나갔다가 들어오면 아이들 키가 훌쩍 커서 온다. 그만큼 북한의 실상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이런 내용의 인터뷰를 했던데요.
[안찬일]
맞습니다. 태영호 공사도 자녀들 때문에 탈북했다, 이런 말도 많이 했지만 북한에 가서 공부하던 걸 북한에서 데리고 나와서 해외에 나오면 아무래도 대사관 살림살이가 어렵다고 하지만 잘 먹지 않겠습니까? 쌀밥은 넉넉히 먹고 소시지도 먹고 그러니까 키가 크는 겁니다. 그런데 북한에 들어가보면 또래 같은 아이들이 북한에 있을 때는 비슷했는데 해외 나가서 자본주의 식사를 하다가 오니까 5~10cm가 커버렸단 말이죠. 그러면 부모들은 기분이 좋은데. 또 다른 외교관이나 다른 사람들이 볼 때는 저거 자본주의 나라 갔다오더니 키도 크고 자본주의가 좋은 모양이다, 이런 영향도 미쳐서. 북한의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앵커]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탈북을 결심한 동기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이렇게 볼 수 있고 또 인터뷰 내용을 통해서 북한 내부 실상도 엿볼 수가 있는데 김여정에 대해서 2인자가 아니다. 그렇게 보일 수는 있지만 다 거짓말이고 최고 존엄 외에는 다 노예다, 이렇게 얘기를 했더라고요.
[안찬일]
리일규 씨가 김정은하고 차도 마셔보고 행사도 해 봤으니까 저희보다 더 잘 알겠지만 어쨌든 김여정의 직책은 지금 노동당 부부장 아닙니까? 부부장이면 차관급입니다. 그 위에 정치국위원, 후보위원들이 줄줄이 있으니까 저 친구는 저렇게 표현했겠습니다마는 북한이라는 게 백두혈통에 의해서 집안 가문이 통치를 하는 세습정치 아닙니까? 따라서 앞에 김정은이가 있고 뒤에 김여정이 있는데 북한 간부들이 김여정을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그 여자한테 잘못 보였다가는 김정은에게 직보가 되는 이런 체계이기 때문에 힘이 있다는 것이지 권력서열상 이런 데서 실제로 힘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앵커]
2위, 3위 이렇게 얘기할 수는 없다.
[안찬일]
오히려 북한에서 그렇게 표현하면 이건 목이 날아가는 그런 정도입니다.
[앵커]
어쨌든 김정은 다음은 누구냐 했을 때 김주애로 세습이 될 것이다, 이런 얘기들이 많이 있었는데. 리일규 씨 얘기를 들어보면 김주애를 그 어린 딸을 공식 행사에 데리고 다니는 게 거부감이 들었다, 이렇게 얘기를 하던데. 북한 주민들도 이런 비슷한 감정을 느낄 가능성이 있을까요?
[안찬일]
동의합니다. 왜냐하면 북한에서는 고위층들이 뭔가 부귀영화를 누리는 걸 항상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봅니다. 그래서 2013년 데니스 로드먼이 평양 갔을 때도 김정은이가 자랑했던 거 아닙니까? 딸이 있다. 보여줬을 수도 있는데 화면에는 안 나왔지만. 그런데 데리고 다니는데 북한에서 엘리트들이 볼 때는 보통 백성들이야 크게 좋다, 나쁘다 내색을 안 하지만 저런 리일규 엘리트 같은 사람이 볼 때는 저렇게 다 대를 이어 해먹으니 내가 지금 열심히 충성하지만 내 자식이 저렇게 된다는 보장도 없고 이런 데 대해서 거부감을 느꼈다는데 그건 진실이라고 보여집니다.
[앵커]
지금 리일규 씨 언론인터뷰도 그렇지만 북한 실상이 이렇게 낱낱이 공개되고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이 믿고 맡겼던 외교관들의 탈북행이 이어진다면 김정은 위원장도 뭔가 조치를 취할 그럴 행동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떤 걸 예상하십니까?
[안찬일]
아마 쿠바 대사관 같은 경우는 정말 폐쇄할 수도 있는. 김정은이 한다면 총살도 하고 외교관도 총살했다고 리일규 외교관이 증언하지 않았습니까?
[앵커]
쿠바는 혈맹이잖아요.
[안찬일]
혈맹이고 사회주의권에서는 중국 다음으로 그야말로 서열 2위입니다.
[앵커]
이번 탈북에는 쿠바 측의 도움이 있었던 거예요?
[안찬일]
아마 조금 협조가 있었기 때문에 자기 가족 여권까지 빼가지고 오지 그렇지 않았으면 어려울 텐데. 본인은 그걸 보안상 말하기 어렵다고 증언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김정은으로서는 지금 프랑스에서도 또 외교관이 하나 탈북했고 중국에서도 탈북했고 연이어 터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 사람이 저렇게 엘리트가 탈출하면 다른 사람도 용기를 내서 탈북을 하게 되고. 그래서 김정은으로서는 정말 세계에 많지는 않지만 대사관들 몇 개는 문을 닫아야 되지 않을까 이런 고민에 빠져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이전에도 외교관 탈북은 있었지만 그 탈북이 러시로 이어지지는 않았는데 이번에는 들려오는 보도에 따르면 상당히 많은 수의 외교관들의 탈북이 예상되고 있거든요. 이번에는 다를 거라고 보십니까?
[안찬일]
이번에는 과거와는 다른 현상, 즉 2017년 이후에 지금 20여 명의 고위 외교관들이 탈북을 했는데 최근 들어서 김정은의 폭정이라든지 이런 데 대해서 북한의 운명이 그렇게 미래지향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아마 저 리일규 씨가 상당히 엘리트고 태영호 공사도 영국 대사관에서 공사이면서 당비서를 했는데 저 친구도 쿠바 대사관의 당비서였던 걸로 알려지고 있는데. 외교관이면서 당 일꾼이 탈북한다? 이것은 북한 외교관들에게 주는 임팩트가 대단히 큽니다.
[앵커]
어쨌든 만약에 현실화된다면 외교관뿐만 아니라 북한 엘리트, 주민들의 탈북이 기존보다 확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우리가 그런 것을 받아들이고 운용할 만한 시스템이 완비되어 있는가, 이런 것도 걱정이에요. 어떤 부분이 보완돼야 된다고 보십니까?
[안찬일]
비교적 우리는 하나원을 비롯해서 그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시설은 잘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며칠 전 7월 14일 제1회 탈북민의 날, 우리 대통령께서 지정해 주지 않았습니까? 그날 대통령의 연설도 대한민국으로 온 탈북민은 한 명도 북한으로 돌려보내지 않겠다, 이런 선언을 해버렸습니다. 그 말에, 아마 해외에서 그런 정보를 입수한 탈북민, 고위 외교관, 무역 일꾼. 북한 밖에 나가 있는 사람들이 한 2~3만 명 됩니다. 그 사람들, 특히 엘리트들은 그 말씀에 상당히 고무됐으리라고 봅니다.
[앵커]
워낙 탈북 문제에 대해서 북한이 예민하게 반응하다 보니까 이런 문제가 계속 불거지면 추가 도발이 있지 않을까 걱정하는 시각도 있는 것 같고. 그 가운데 하나로 나뭇잎 지뢰요. 지뢰인데 제가 사진을 봐도 꼭 나뭇잎처럼 생겼더라고요. 지금 비도 많이 내려서 그거 북한이 흘려보낼 가능성 없나 이런 걱정도 되는데 어떻게 보세요?
[안찬일]
맞습니다. 이 나뭇잎 지뢰 자체가 나뭇잎처럼 생겨서 다른 플라스틱 지뢰나 목함지뢰는 땅을 살짝 파고 묻는데 이건 아주 순식간에 싹 뿌려놓는 그런 지뢰입니다.
[앵커]
그러면 땅 위에 놓는 거예요?
[안찬일]
땅 위에 놓아서 풀숲에 놓으면 나뭇잎인지 뭔지 잘 구분이 안 되는 지뢰입니다. 그런데 이건 또 플라스틱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북한군에서는 저것을 플라스틱 재질로 되어 있는데 지뢰탐지기로 해도 감지가 안 되는 겁니다. 그래서 김여정 부부장이 우리 삐라와 오물풍선으로 주거니받거니 하다가 뭔가 우리가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을 주겠다고 말한 게 저 나뭇잎 지뢰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것은 정전협정에도 걸리지 않을 수밖에 없는 게, 북한이 노린 게 있다면 사방에 뿌려놔서 특히 비가 올 때 이게 가벼우니까 떠내려오는 겁니다.
또 내려와서 민간지역이나 관광지나 이런 데 있을 때 그냥 밟기만 하면 이건 터지는 거니까 터질 때는 플라스틱 자체가 파편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리만 잘라지는 게 아니라 그 주위에 있던 여러 명이 죽는 겁니다. 최근에 북한군에서 지뢰 매설하다가 수십 명이 죽지 않았습니까? 나뭇잎 지뢰를 매설하다가 저것도 익숙지 않아서 죽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의도적으로 흘려보낼 가능성도 대비는 해야 된다고 보시는 거군요.
[안찬일]
제가 볼 때는 의도적으로 저걸 새로 개발해서 우리 측에 보내서 우리에게 피해를 주고 우리에게 고통을 주기 위한 작품일 수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앵커]
또 하나 걱정되는 게 지금 비가 오다 보니까 북한의 무단 방류인데요. 남북 간에 사이가 안 좋다 보니까 이런 행동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고 보십니까?
[안찬일]
그렇죠. 특히 임진강을 사이에 두고 북쪽에 항상 비가 많이 옵니다. 그러다 보니까 하천이 공유되고 있고 댐을 북한이 우리한테 과거 좀 통보한 적도 있지만 지금은 전혀 통보하지 않아서 갑자기 그것도 심야에 한 1~2시에 이걸 흘려보냈다. 수문을 열었다. 그러면 우리 아래쪽에서는 전혀 대비가 안 되어 있고 예보를 주민들에게 하지 못하다 보니까 지뢰도 떠내려오고 또 홍수도 막 밀려와서 우리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그러니까 북한은 어떻게 보면 군사도발과 함께 이런 자연도발을 많이 기획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도 대비를 잘해야 됩니다.
[앵커]
지금 폭우가 많이 와서 전국 곳곳에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데. 폭우 피해 대비뿐만 아니라 북한의 도발에도 잘 대비를 해야 되는 시점 같습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안찬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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