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통과 법안 '0건'...처음 보는 '최악 국회'

합의 통과 법안 '0건'...처음 보는 '최악 국회'

2024.08.04. 오전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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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쟁점 법안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22대 국회는 유독 꼬인 매듭을 풀지 못한 채 필리버스터 정국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양보와 타협 없인 입법 성과가 나지 않을 걸 알면서 소모전만 벌이고 있다는 자조가 나옵니다.

나혜인 기자입니다.

[기자]
22대 국회 초반, 192석 범야권은 과거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던 법안들을 다시 추진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당론 1호 법안으로 35일 만에 통과시킨 채 상병 특검법은 윤 대통령의 15번째 거부권에 막혀 또다시 폐기됐습니다.

여야는 상호 비난과 여론전 수위를 높였을 뿐, 어떤 접점도 찾지 못했습니다.

[추경호 / 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달 8일) : 위헌투성이인 특검법안에 대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강력히 건의합니다.]

[박찬대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달 8일) :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국민께서 윤석열 대통령이 범인이라고 확신하게 될 것입니다.]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 교체에 앞서 벌어진 '방송4법' 대치는 더 격렬했습니다.

거대 야당은 5주 사이 방송통신위원회 수장 세 명의 탄핵안을 발의하며 입법을 밀어붙였고,

[김현 /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 더불어민주당 (지난 1일) : 공영방송 장악을 멈출 생각이 없는 윤석열 정권에 엄중한 경고를 전달하기 위해 국회가 이진숙 위원장의 탄핵에 나서는 것이다….]

여당은 막을 방법이 없단 걸 알면서도 5박 6일 무제한 토론, 필리버스터를 이어갔습니다.

[신동욱 / 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27일) : 공영방송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공익적 목적을 위해서 만들어진, 국가가 만든 방송이고….]

민생회복지원금 지급법에 이어 노란봉투법 처리를 예고한 야당 역시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하긴 어렵다는 걸 모르지 않습니다.

소모적인 공방에 22대 국회 들어 아직 어떤 법안도 공포되지 못했지만, 여야는 여전히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정청래 /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지난달 31일) : 빌런(악당)을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여야 합의가 되지 않은 것은 다 거부권 행사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지 않았습니까? 그게 반헌법적 발언 아닙니까?]

[조배숙 / 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31일) : 정말 22대 국회가 저는 최악의 국회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님이 그 얘기를 했습니다. 이것은 '바보들의 행진'이다, 이게 뭐 하는 거냐….]

상임위 회의장에선 대통령 탄핵청원 청문회를 비롯해 그동안 못 봤던 풍경들이 펼쳐지고 있지만, 동시에 법안을 심사할 소위원회가 한 번도 가동되지 않은 곳도 적지 않습니다.

여야의 양보 없는 '치킨 게임'이 끝나지 않는 한 성과를 내는 국회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YTN 나혜인입니다.


촬영기자 : 이상은 이승창

영상편집 : 양영운



YTN 나혜인 (nahi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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