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최고조 2018년 김정은 문건 "적들의 평화공세에 흔들리지 말라"

'평화' 최고조 2018년 김정은 문건 "적들의 평화공세에 흔들리지 말라"

2024.11.28. 오전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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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은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가 역대 최고조에 이른 한 해였습니다.

4월과 5월, 9월에 남북정상회담이, 6월엔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도 5월에 진행됐습니다.

[박용건 대좌 / 북한 핵무기연구소 : 여러분들도 다 목격하지 않았습니까? 입구 쪽을 폭파할 때 다시 한번 폭발하면서 안에서부터 분출이 확 나왔죠. 안에서부터 폭발이 있었다 말입니다. 입구만 폭발했으면 그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해 벽두부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과 대화' 의사를 밝히며 화해 제스처를 보였습니다.

[김정은 / 북한 국무위원장 :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남조선에서 머지않아 열리는 겨울철 올림픽 경기 대회에 대해 말한다면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겁니다.]

2월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을 포함한 고위급 대표단이 남한을 방문했습니다.

김여정은 김정은의 특사 자격으로 문 대통령의 방북 초청 친서를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실제 속내는 달랐습니다.

김여정 방한 하루 전인 2월 8일, 북한에서는 건군절 70주년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날 김정은이 조선노동당 131지도국과 제2자연과학원 책임일꾼들에게 한 담화문을 그대로 옮긴 문건입니다.

131지도국과 제2자연과학원은 북한 핵개발 관련 핵심 기관입니다.

담화문은 놀랍게도 그해 5월 24일 실행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석 달여 전에 언급하고 있습니다.

"핵실험장 폐기와 관련해 적들의 겉치례식 평화전략에 대비해 철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북한이 고수해왔던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의 원칙을 굳건히 지켜나가야 하며 적들의 평화공세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김열수 /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 북한은 이미 남북한 정상회담을 어떻게 하고 미국과 정상회담을 어떻게 하고 그것을 하기 위해서 무엇을 선물로 줘야 하고 그것을 다 계산했기 때문에 이미 2월 8일에 북한은 핵실험장을 폐쇄한다는 것을 이 사람들에게 알려준 거거든요. 이 말의 의미는 북한의 김정은이 얼마나 면밀하게 남북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얼마나 주도면밀하게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특히, 핵실험장 폭파 이후 훨씬 뛰어난 핵실험장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수억만금을 들여 건설한 창조물을 오늘은 세계평화를 위해 주저하지 않고 피눈물을 삼키면서 폭파하지만,

앞으로 마음만 먹으면 지금보다 더 현대적이고 기술적으로 완벽한 시설을 만들 수 있고,

그렇게 할 수 있는 물질기술적 토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태양민족의 명예를 걸고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아울러 핵개발 과정에 많은 이들이 숨졌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도 눈에 띕니다.

"당과 조국의 번영과 강성대국의 전초선에서 피끓는 청춘과 생명도 서슴없이 바친 131지도국 군인들에게

당중앙위원회와 국무위원회 이름으로 가장 숭고한 경의를 표한다"

[이윤걸 대표 /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 전략로케트군 사령부 3지대 9개 분소 그 중 한 부대에 있던 사람이 우라늄 피해로 인해서 방사선 피해로 인해서 어마어마하게 고생하다가 죽은 겁니다. 이런 것들도 봐서는 북한의 핵무기들을 탄두화 시켜가지고 쏠 준비를 해놨기 때문에 방사성 피해를 입었을 수도 있다고 저는 보는 거죠.]

2018년 세계 언론의 이목을 사로잡은 일련의 행위, 즉 평창동계올림픽 참석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그리고 4차례 정상회담

이 모든 것은 북한이 핵개발을 위해 장기간에 걸쳐 철저하게 계산한 쇼였음을 2018년 김정은 담화문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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