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예산안 보류, 10일까지 여야 합의"...'대치' 여전

여당 "감액안 사과·철회" vs 야당 "단독 처리"
우원식 의장-여야 원내대표 회동, 결국 불발
우 의장 "예산안 상정 보류…10일까지 협상"

[앵커]
내년도 예산안 법정 처리 기한인 오늘(2일), 우원식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를 촉구하며 오는 10일까지 예산안 처리를 미루겠다고 밝혔습니다.

감액만 반영된 '야당 단독안'이 본회의 문턱을 넘는, 헌정사상 유례없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여야 입장은 여전히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준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내년도 예산안 단독 처리를 사과하고 철회하기 전까진 협상도 없다는 여당과, 협의가 안 되면 야당 단독 감액안이라도 통과시키겠단 민주당의 기 싸움은 아침 회의에서부터 치열하게 펼쳐졌습니다.

[장동혁 / 국민의힘 최고위원 : 만약 이것이 협상을 위한 겁박용이라면 어떠한 협상도 용납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 증액을 안 해줘서, 협상을 안 해서 문제다, 이건 정말 황당한 얘기입니다. 정부가 필요했으면 예산안을 냈어야죠. 이제 와 올리자는 게 말이 됩니까?]

중재에 나선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이목이 쏠렸지만, 여당 중진 의원들의 항의 방문 끝에 여야 회동은 무산됐습니다.

우 의장은 곧장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도 예산안 상정·처리를 정기국회가 끝나는 오는 10일까지 미루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여당은 집권당으로서, 야당은 다수당으로서 도리를 다하고 정부도 국회 예산심의권을 존중하라며 일침을 놨습니다.

[우원식 / 국회의장 : 민생과 경제를 안정시키고 경제적 약자와 취약계층이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예산을 만들 책임이 국회에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과 민주당, 양측의 입장은 여전히 평행선만 달렸습니다.

[추경호 / 국민의힘 원내대표 : 기왕 밝힌 것과 한 치의 변화도 없습니다. 민주당서 예결위 날치기 강행 통과시킨 예산안 다시 철회하고 사과해라.]

[박찬대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민생예산 증액엔 관심이 없고, 특활비 사수에만 관심을 쏟고 있는데 협상 기한을 더 준들 뭐가 달라질까 의문입니다만…]

우원식 의장이 추가 협상, 사실상 '일시 휴전'을 요구하며 여야 극한 충돌은 일단 피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우 의장이 요구한 10일까진 야당이 추진하는 각종 탄핵안 표결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 등이 맞물려 있어 협상 환경이 녹록지만은 않단 분석입니다.

YTN 이준엽입니다.


촬영기자 : 이상은 이승창
영상편집 : 연진영


YTN 이준엽 (leejy@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