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리에Y] 판다로 표현한 ‘일상과 몰입의 마법’ – 김유미 작가

[아틀리에Y] 판다로 표현한 ‘일상과 몰입의 마법’ – 김유미 작가

2024.12.12. 오후 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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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아트스퀘어 – 김유미 작가 초대전
12월 1일(일) ~ 12월 31일(화)
장소 : 상암동 YTN뉴스퀘어 1층 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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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지막 YTN 아트스퀘어 초대전의 주인공은 김유미 작가다. 작가는 일상에서의 소소한 행복을 화폭에 담았다.

작가는 작품 속 ‘판다’에 자신을 투영해 행복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우리 삶의 모습을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 그 안에서 행복의 의미가 무엇인지 관객들과 함께 생각을 나눠보고자 한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여가 시간을 활용해 그림을 그린다는 김유미 작가. 그녀의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한 느낌을 갖게 한다. 작품 속 판다가 춤추는 모습, 피크닉을 즐기는 모습 등을 보고 있으면, 작품 속 초록색이 주는 따뜻함에 더해 옅은 미소를 짓게 된다.

김유미 작가의 작품을 통해 일상에서의 소소한 행복에 대해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전시는 12월 31일까지이다.


▼ 다음은 김유미 작가와의 일문일답

▲ 보통의 행복, 116.8 x 91.0cm, oil on canvas, 2023

Q. 전시 주제를 소개해 주세요.

전시 주제는 작품에도 사용한 제목인데요. ‘보통의 행복’이라고, 이 제목처럼 혼자서 또는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느끼는 평범한 보통의 행복을 작품으로 구성해서 함께 느꼈으면 하는 마음에 주제로 정했습니다.


Q. 작품의 아이디어는 주로 어떻게 떠올리나요?

아이디어는 혼자 보내는 시간의 소중함을 발견하는 과정 속에서 떠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는 주위 사람들과 얘기를 많이 하려고 해요. 그래서 사람들을 만나면 제가 항상 묻는 게 몇 시에 자고 몇 시에 일어나는지 같은 일상적인 일들이항상 궁금했습니다. 저는 혼자 있을 때 뭐 하는지, 그런 것들을 시작으로 대화를 하면서 영감을 얻기도 하고, 때로는 글 속의 주인공들, 책이나 인터뷰에서 영감을 자주 얻는 편인 것 같습니다.

▲ 최고로 멋진 우리, 72.7 x 90.9cm, oil on canvas, 2023


Q. 전시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요?

지금 작품들 중에서는 ‘행운의 무지개’라는 작품이 애착이 많이 갑니다. 당연히 모든 작품에 애착이 있지만, 그림을 그릴 때마다 에피소드가 있잖아요. 제가 그림을 시작하면서, 그리고 작가가 되면서 생각보다 제가 운이 좋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전에는 진짜 ‘하늘은 나를 잊었나? 왜 이렇게 나를 안 챙기지?’ 이런 생각도 한 적이 있었는데, 이제는 하는 것에 비해 좋은 기회도 많이 생기고 이렇게 전시도 하고 그림도 팔리고, 이런 과정들이 전부 기적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이와 함께 어려움에 처했을 때 누군가 나타난다거나, 그래서 저는 행운이 참 많은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됐고, 그리면서도 운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고 다음에는 어떤 좋은 일이 생기려나 하는 기대도 생기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작품이 저한테는 행운과 기대라는 상징성을 주는 것 같습니다.

▲ 행운의 무지개, 72.7 x 90.9cm, oil on canvas, 2024

Q. ‘판다’가 주인공이 된 이유가 있나요?

30대 초반이 되니까 일상이 계속 반복되는 게 싫증도 나고 무기력해지는, 말하자면 일명 ‘노잼 구간’이 생기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혼자 있으면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친구들을 계속 찾거나 누군가를 찾게 되는데, 이런 걸 관계중독이라고 하더라구요. 친했던 친구들이 전부 다 해외로 떠나고 혼자 남게 되니까, ‘나 혼자 뭐 하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동네 화실을 찾게 되어서 그림을 시작하게 됐죠. 그러면서 그림을 시작했는데, 판다가 혼자서도 잘 지내는 동물이잖아요. 독립적인 동물인데, 그래서 판다를 한 번 그림에 넣어볼까 하고 시작한 게 지금까지 오게 된 거 같습니다. 판다가 혼자 있는 모습을 가끔 보는데 몰입을 잘 하더라구요.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그 매력에 빠지게 된 겁니다.


Q. 작가님의 작품 속에서 주제를 표현하는 방식이나 작업 노하우를 들려주세요.

제 그림이 동물을 소재로 쓰다 보니 자칫 가볍거나 귀여워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화라는 특징을 잘 살리고 싶은데 배경이나 풍경을 그릴 때에는 밀도를 올리는 부분에 대해 신경을 쓰거든요. 유화의 장단점인 시간차를 잘 이용하는 편입니다. 색을 올리고 말리고 하면서 사람들이 사진으로 보다가 생각보다 꽤 밀도가 높고 완성도가 나쁘지 않네, 이런 얘기를 들을 때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에 있어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이런 유화의 특징을 활용해서 제 작품에 활용된 판다들의 동작이 약간 귀엽거나 위트있는 순간을 포착해 그림의 지루함을 없애려고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 댄스댄스댄스, 116.8 x 91.0cm, oil on canvas, 2023

Q. 작품 세계에 영향을 미친 작가님의 성장 배경이나, 특별한 경험이 있나요?

30대 초반에 반복되는 일상, 무기력하고 싫증날 때 그림을 시작하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못 보냈거든요. 누군가 있어야 하고 그랬는데, 그림을 시작하고 나를 위해 오롯이 시간을 쓰다 보니까 한두 시간도 너무 소중해지고 그러다보니 이제 약속을 잡을 때도 정말 필요한 약속인지, 내가 거기에 집중해서 즐겁게 보낼 수 있는지도 생각하게 되더군요. 그냥 습관처럼 만나서 시간을 흘려보내는 게 아니니까 시간도 더 소중해지고 그림을 그리면서 반복되는 일상에서 또 반짝이는 순간들이 있다는 걸 느끼면서 이걸 그림으로 표현하기 시작했죠. 그게 저의 세계관이 된 거 같습니다.


Q. 전시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행복은 찾는 게 아니라 하는 거라고 하더군요. 우리가 완벽하거나 근사한 하루를 보내지 않았어도 분명 오늘 하루 중에 1~2분, 5분은 즐거운 일이 있었을 거란 말이죠. 저 같은 경우는 진짜 출근하기 싫은데 옆 동료가 커피 한 잔 건네면 또 하루를 버티거나 하게 되는데요. 아니면 설경이 아름다운 곳으로 여행을 못 가더라도 집으로 가는 길에 누가 만들어놓은 눈사람을 보면 귀여워서 사진을 찍기도 하잖아요. 관객들도 제 작품 속에서 그런 평범한 행복을 자주 만나고 그걸 많이 표현했으면 좋겠습니다.

▲ 멈춰진 바람, 116.8 x 91.0cm, oil on canvas, 2024

Q. 관객들에게 작품을 감상하는 팁을 준다면?

멀리서 천천히 한 번 봐주시고, 가까이서도 한 번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저는 그림을 그릴 때 밀도를 올리고 색감을 단단하게 하는 부분에 공을 들이는 편입니다. 거기에서 주는 유화의 멋짐을 한 번 봐주시고, 가까이에서 판다들의 작은 동작이나 상황, 포즈나 동작도 상황에 맞게 넣은 거라서, 이걸 보면서 귀여움에 한 번 피식 웃으실 수 있는 작품 감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 오늘의 여행, 116.8 x 91.0cm, oil on canvas, 2024

Q. 앞으로 작업 계획은 무엇인지, 작가로서의 포부나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신작으로 가득 채운 개인전을 해마다 하는 게 저의 꿈이자 포부입니다. 작가라면 당연한 것이긴 한데 신작을 빨리, 그리고 많이 그려야 되고 저를 알리는 자리를 많이 마련해야 하는데, 아직은 전업 작가가 아니다보니 갤러리를 만나고 작업 시간을 좀 여유 있게 갖고 영감을 찾으러 다니는 시간을 갖는 게 좀 한정되어 있어요. 그런데 올해 문득 든 생각이 그것도 그냥 게으른 자신을 위한 합리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내년에는 이런 상황을 핑계 대지 않고 계속 작품을 전시하고 작품의 변화와 발전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하는 게 꿈입니다.





YTN 홍보팀 이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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