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명혐의' 박정훈 대령 1심 무죄...군사법원 "명확한 명령 없었다"

[앵커]
채 상병 순직사건과 관련해 항명 혐의 등으로 기소됐던 박정훈 대령에 대해 1심 군사법원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기록을 민간경찰에 이첩하는 과정에서 박 대령이 사령관의 이첩보류 명령을 어겼는지가 쟁점이었는데, 재판부는 명확한 이첩보류 명령이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김문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중앙지역군사법원은 항명 혐의로 기소된 전 해병대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박 대령은 지난 2023년 8월 초 채 상병 수사기록을 민간 경찰에 넘기는 과정에서 당시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의 명령을 따르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는데,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겁니다.

재판부는 명령은 개별적이고 구체적이어야 하는데, 당시 김 사령관은 부하들과 함께 기록 이첩 시기와 방법에 대한 회의와 토의를 주로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또 박 대령이 수사 기록을 이첩하고 있다고 보고했는데도, 50분이 지나 중단 지시를 내렸다며 명확한 명령이 없었다는 박 대령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명확한 이첩보류 명령이 없었던 만큼 항명도 아니라는 게 군사법원의 판단입니다.

다른 혐의인 이종섭 전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에 대해서도 군 검찰의 수사가 입증되지 않았고, 고의성도 없었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박정훈 대령 / 전 해병대수사단장 : 오로지 국민 여러분들의 지지와 응원과 성원이 있었기 때문에 정의로운 재판결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재판부는 다만 이른바 VIP 격노설 등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외압 의혹을 거론하며 무죄를 주장한 박정훈 대령 측의 주장을 배척한 건데, 관련 수사는 현재 공수처에서 별도로 진행 중입니다.

국방부는 군사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고 밝혔고, 군 검찰은 별도의 입장 없이 항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YTN 김문경입니다.

촬영기자 : 우영택
영상편집 : 마영후
보도디자인 : 이원희


YTN 김문경 (mkkim@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