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없는 땅' 국유화 추진...여의도 187배 규모

[앵커]
정부가 일제강점기 이후 100년 넘게 주인 없는 땅으로 방치된 토지에 대해 국유화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정부가 파악한 규모는 여의도의 187배, 공시지가 기준으로 2조 2천억 원에 달합니다.

이종구 기자입니다.

[기자]
국민권익위원회는 우리나라 전체 땅의 1.6%인 63만 필지가 소유자가 불분명한 토지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땅을 미등기 사정토지라고 하는데, 여의도의 187배, 공시지가 기준 2조 2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미등기 사정토지는 일제강점기 토지 조사 때 소유자와 면적·경계가 정해졌지만, 이후 소유자의 사망이나 월북 등의 이유로 100년 넘게 등기가 이뤄지지 않은 땅을 뜻합니다.

예전엔 소유권 이전이 등기 없이 계약만으로도 가능했기 때문에 이런 경우가 생긴 겁니다.

이런 토지가 민간 개발 사업에 포함되면 소유권을 확인할 수 없는 탓에 사업이 지연되거나 좌초되기도 합니다.

반대로 주인 없이 오랜 기간 방치되면서 불법 쓰레기장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권익위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태조사와 전문가 자문 등을 거친 끝에 미등기 사정토지 특별법을 마련했습니다.

먼저 초기 소유자나 상속자에게 등기 기회를 주고, 실제 주인이 나타나지 않은 땅은 국가가 소유하도록 했습니다.

나중에라도 소유자가 나타나면 소유권을 돌려주거나, 보상금을 지급합니다.

[유철환 / 국민권익위원장 : 이렇게 100년 이상 방치돼 사회적 문제가 되는 미등기 사정토지를 모두 정리하게 되면 주거환경 개선은 물론, 특별개발사업도 더 빨리 진행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권익위는 국유화 토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특별법이 잘 시행되도록 제도 정비와 예산 지원을 권고했습니다.

YTN 이종구입니다.

촬영기자;고민철
영상편집;마영후
디자인;박지원


YTN 이종구 (jongkuna@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