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모를 극한 정쟁..."중대결심" vs "내란음모 고발"

■ 진행 : 박석원 앵커
■ 출연 : 이종수 YTN 해설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24]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기약 없이 미뤄지면서 이를 둘러싼 여야 정쟁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민주당 지도부가 마은혁 후보자를 다음 달 1일 모레까지 임명하지 않으면 중대결심을 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초선 의원들은 한 대행과 내각을 총탄핵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국민의힘은 이에 이재명 대표와 초선의원 등 72명을 내란선동죄로 고발하겠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이종수 해설위원과 짚어보겠습니다.

헌재가 탄핵 선고기일 조차 잡지 못하면서 여야가 극한 정쟁으로 치닫고 있네요

윤 대통령 탄핵 선고 일 여전히 안갯속이죠?

[이종수]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이 종결된 지 한 달을 훌쩍 지났지만 아직 선고 일자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변론 종결 후 선고까지 각각 14일, 11일이 걸렸던 노무현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전례와 비교하면 지나치게 길어지고 있습니다.

법조계에선 8명 재판관들이 보수 중도 진보 성향에 따라 의견이 좁혀지지 않고 팽팽하단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물론 이번 주에 선고가 내려질 수도 있습니다.

과거 노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 때 금요일에 선고가 이뤄졌던 점을 들어 이번 주 4일 또는 다음 주 11일을 예상할 수도 있습니다만

굳이 요일을 따지지 않는다면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들이 임기를 마치는 셋째 주에도 기일을 잡을 수 있습니다.

[앵커]
일각에선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는 4월 18일 이전에도 선고가 내려지지 않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관측도 나오던데요

[이종수]
문형배, 이미선 두 재판관은 대통령 몫으로 임명됐습니다.

퇴임하면 임명권자가 부재하기 때문에 헌재 기능이 아예 마비됩니다.

헌재가 선고를 미루면서 피로감도 쌓이고 국민의 신뢰도도 떨어지고 있는 만큼 헌재도 최악의 상황은 막으려 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은데, 기각이든 인용이든 헌재가 이젠 결단할 때란 여론이 높습니다.

[앵커]
윤 대통령 탄핵 선고가 미뤄지면서 마은혁 재판관 임명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죠?

[이종수]
우원식 의장이 먼저 행동에 들어갔습니다.

마은혁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고 있는 한덕수 대행에 대해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한 거죠.

마 후보자가 헌법재판관 임시 지위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가처분 신청도 냈습니다.

한 대행에겐 '왜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지', 헌재엔 '마 후보자 미임명이 위헌이란 헌재 결정에 반하는 건지'를 답해달라며 서면질의서도 보냈습니다.

[앵커]
민주당도 한덕수 대행 등에 압박을 강화하고 있죠?

[이종수]
민주당은 우 의장의 권한쟁의심판 청구는 당연히 해야 할 정당한 조치라고 평했습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오전에 모레, 다음 달 1일까지 한 덕수 대행이 마은혁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중대결심을 하겠다"고 압박했습니다.

중대 결심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만

앞서 초선 의원들은 한 대행이 임명하지 않으면 재탄핵과 내각 총탄핵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한민수 /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 책임과 역할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검토하고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국민의힘 강대강 대응 하겠다는 거죠?

[이종수]
국민의힘은 국민이 산불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의장이 한 대행과 헌재를 겁박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마은혁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한 대행을 재탄핵하고 내각을 총탄핵하겠다'는 민주당 초선의원들 발언은 내란 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초선 의원 전원, 방송인 김어준 씨 등 모두 72명을 내일 내란음모와 선동죄로 고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권성동 / 국민의힘 원내대표 : 김어준의 지령을 받고, 이재명의 승인을 받아서 발표한 내란음모입니다. // 국가를 전복시키겠다는 이성을 잃은 내란세력입니다.]

국무위원 줄탄핵이 현실화될 경우, 위헌정당 해산 심판 청구를 포함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당사자 한덕수 대행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이종수]
한덕수 대행은 마 재판관 임명 요구와 탄핵 압박에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산불 수습과 이재민 지원 등에 올인하고 있습니다.

한 대행 관련 발언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한덕수 / 대통령 권한대행 : 급변하는 기후에 따른 대형 산불에 대비해 정부의 대응체계가 충분히 갖추어져 있는지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합니다.]

[앵커]
그런데 마은혁 재판관이 실제 임명되면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관여해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기 전에 결론이 날 수 있나요?

[이종수]
마 재판관이 결론에 관여하려면 일단 변론을 다시 열어야 합니다.

마 재판관이 탄핵심판 내용을 숙지하는 갱신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다음 달 18일 재판관 2명의 퇴임을 앞둔 헌재가 9인 체제 선고를 위해 절차를 간소화할 수는 있습니다만

이 과정에서 헌재 안팎의 진통과 정치권 반발이 불 보듯 뻔합니다.

마 후보자를 뺀 상황에서 재판관들이 인용 5, 기각 3으로 맞선 상황이라면,

헌재 스스로 위헌이라 판단한 '마은혁 미임명'이 심판 결과를 결정짓는 변수가 돼 논란에 휘말릴 여지도 있습니다.

다만, 최근 재판관 평의 시간이 짧아지고 쟁점 검토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 마 후보자 합류와 별개로 선고가 이뤄질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이재명 대표 공직선거법 2심 무죄 판결 파장에 대해서도 짚어 보죠. 여야 대응이 강해지지 않았나요?

[이종수]
민주당 친명 계는 이 대표가 기사회생해 대권 가도에 탄력을 받은 데 고무돼 있습니다.

무죄 판결로 사법리스크를 크게 털어내면서 비명계의 도전을 뿌리치고 이재명 대표 독주체제를 굳혔다고 보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조기 대선 체제로 돌입할 수 있도록 헌재가 윤 대통령 파면하도록 압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힘은 이재명 대표 무죄 판결이 잘못됐다고 보고 대법원에 '파기자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유죄로 뒤집어 파기환송을 해서 2심 법원 판단을 또 받게 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니 대법원이 직접 판결하란 주장입니다.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이재명 대표가 유리한 상황에 놓이면서 윤 상현 의원이 오전에 기자회견을 열고 헌재에 조기 선고를 촉구하는 등 윤 대통령 탄핵 기각·각하 목소리가 한층 커지고 있기도 합니다.

[앵커]
이 대표가 무죄판결을 받은 후 여론조사 상 지지율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습니까?

[이종수]
한국갤럽의 여론조사가 이 대표가 2심에서 무죄 판결 난 직후에 실시 됐는데

이 대표에 대한 선호도는 전 주에 비해 거의 변화가 없고 소폭 줄었습니다.

윤 대통령 탄핵 선고까지는 자제하고 있는 여권 잠룡들에 비해 많이 앞서가고는 있습니다만

이번 2심 무죄 판결이 이 대표 지지율을 끌어 올리진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목되는 점은 여전히 지지를 유보하고 있는 층이 37%로 전 주와 같은데 이 대표 지지율보다 높다는 겁니다.

[앵커]
이런 유보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여야가 앞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겠군요. 지금까지 이종수 YTN 해설위원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래픽 : 박유동


YTN 이종수 (jslee@ytn.co.kr)